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빌 언덕 Oct 14. 2015

마음에게 물어보는 법

자기 스스로와 대화 하는 능력

"나는 나에게

가장 정직한 언어로

물어보았을 때에만

겨우 들을만한 답변을 들려준다. "


우리는 대개

엄마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처음으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지만

자신과 대화하는 법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알게 된다.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은 쉽지만

나와 대화하는 것은 어렵다.


모처럼 나 자신에게 물어보아도

메아리처럼 질문을 그대로 돌려줄 뿐

좀처럼  속시원한 조언같은 것은

해주지 않는다.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은 쉬우나

쓸모있는 대답을 듣고 싶다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미리 정해 놓은 답변,

은근 강요하는 질문,

자랑 섞인 화려한 미사여구,

상대방을 속이기 위한 교묘한 말솜씨나

비난하는 화살 등

누군가와 대화할 때

우리가 쉽게 쓰는 그런 것들이

자신과의 대화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나는 나에게

가장 정직한 언어로

물어보았을 때에만

겨우 들을만한 답변을 들려준다.


앞서의 그런 구차한 기술 없이

정갈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만

자기 자신과 대화다운 대화를

할 수 있다.


보통은 말할 때는 듣기가 어렵고

들을 때는 말하기가 어려운데

자기 자신과 이야기할 때는

온전한 듣기와 온전한 말하기를

동시에 하는 것이 훨씬 쉬워진다.


그래서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특별한 기쁨이고 감격일 때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너무 친숙해서

도저히 타자로 느껴지지 않는 자신을

낯설고 어색한 존재로 느껴보고,

또 객관적이고 거리감 있는 존재로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내면의 공간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마음의 마을에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면서

또 의미있고 따뜻한 대화를

서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서도 그런 분열과 다름으로 인해

더 풍성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타인을 유혹하려 할 때와

자신을 설득하려 할 때가

어떻게 다른지

타인을 비난하려 할 때와

자신을 채찍질하려 할 때가

어떻게 다른지

타인을 존중하려 할 때와

자기 자신을 존중하려 할 때가

또 어떻게 다른지 경험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타인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태어나며

동시에 우리는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태어나는데

두 번째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히도 많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진실을 아는 것, 진실을 다루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