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이 없으면 교육도 없다

by 박광석


상담은 상담사가 하고,

교육은 교사가 한다고 여기시죠?


그럼 부모는 뭘해요?

양육?


아기가 어릴 때엔

신체적인 돌봄을 주로 하지만,


아기가 커 갈 수록

교육을 위주로 하지 않나요?


아니,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옆집 아이는 우유를 200cc 먹는다고

180cc 먹는 우리 아이에게 더 먹으라고 요구하듯이요.


그래서 아기가 커 갈 수록

아기 기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는 거죠.


예전엔 미운 일곱살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미운 네살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 손녀가 3돌이 지난 후부터

손톱을 물어뜯어 피가 나는 거예요.


며느리는 손녀에게

손톱 물어 뜯지 말라고 혼내고,


손녀가 벨 드레스 입고 어린집이 가고 싶다니까

손톱 물어 뜯어서 안 된다고 한시간 동안 울고불고 싸웠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아들에게 물었어요.

손녀에게 뭔가 다르게 대한 게 있느냐고요.


세돌이 지난 후부터

훈육이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말하는 훈육은 제가 보기에

주로 혼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어요.


어떻게 손톱 물어뜯기를 고쳤는지는

제 블로그에 자세히 있으니 궁금하시면 참고하셔도 되요.


그러니까, 부모가 생각하는 부모 역할은

양육과 교육이라고 여기는데,


부모들이 당면한 문제는

교육이 안 먹힌다는 거죠.


부모가 자식에게 하는 교육 내용은

거의 다 살과 피가 되는 말들인데요,


자녀가 감정의 홍수 상태에 있을 때엔

이 좋은 말들이 다 걸림돌이 되니까요.


교육은 커녕, 오히려 부모와 자녀 서로의 감정이 고조되니

교육을 많이 할 수록 싸움이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는 거죠.


교육이 많아져 자녀와 싸움이 많아질 수록

자녀는 더 많이 빗나가게 되는 거죠.


부모의 교육이 먹히려면

아이의 감정이 정상 상태에 있어야 하는데,


아이의 마음 상태를 고려하지 않았으니까요.

감정의 홍수 상태에서 정상 상태로 돌려 놓는 과정이 빠졌으니까요.


부모의 교육이 먹히려면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거든요.


부모가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부모가 좋은 상담사가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뜻이예요.


교육하기 이전에 아이를 상담할 수 있어야 하는 거예요.

아이가 감정의 홍수상태에서 빠져나와 이성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요.

%EC%BA%A1%EC%B2%98.JPG?type=w966 아이의 두가지 마음 상태


위의 그림 1번과 2번 중에

언제 교육이 가능할까요?


당연히 2번이겠지요?

그럼 1번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번에서는 교육을 당분간 보류하고,

상담환경 가꾸기를 하는 거예요.


그냥 우리 말로,

상담을 한다고 해도 좋고, 도움을 준다고 해도 좋아요.


제가 도움을 준다는 표현을 꺼리는 이유는

오해할까 봐서요.


'도움을 준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아니고, 아이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아니어서요.


'도움을 준다는 것'은 감정의 정상 상태,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는 뜻, 그 이상이 아니예요.


아이의 욕구가 좌절되었으니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을 의미해요.


심리적인 욕구라 함은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나 프로이드의 본능을 참고하셔도 되고요.


글라써는 심리적인 욕구를

사랑, 힘, 자유, 재미로 구분하긴 했어요.


그러니 심리적인 욕구는

돈이나 물질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요.


심리적인 욕구는 관계 속에서만 충족되니까

부모와 자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해요.


반면에 교육은 어때요?

교육을 하고나면 대부분 관계가 나빠지지 않나요?


그러니 교육이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아이를 더 어긋나도록 촉발하는 원인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진짜 부모의 역량은

아이가 1번 상태일 때, 부모의 대처 능력에 달려있어요.


아이의 욕구가 좌절되어 감정의 홍수 상태에 있을 때엔

아이의 행동이 예쁘지 않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려고,

뭔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감정의 홍수 상태에 있으니,

짜증이나 불만, 징징대고 공격적일 수도 있는 거죠.


이럴 때 부모가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어


2번 상태로 돌아와

드디어 교육이 가능하게 되거든요.


이제 궁금하시죠?

1번 상태에서 2번 상태로 만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요?


2번으로 돌아오라고 아이에게 요구하거나 혼내지는 않겠지요?

그런다고 될 일도 아니고요.


아이의 마음이 감정의 홍수 상태에 있을 땐

아무리 좋은 말들도 모두 걸림돌이 된다고 이미 말씀드렸듯이요.


부모가 아이를 교육하려면 부모가 상담도 해야 할 텐데요,

부모는 어떻게 해야 아이의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상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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