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의 메모장
"아니, 그것보단 이렇게 해야 맞지 않을까요?"
1on1을 진행하면서 뻔히 보이는 답을 못 찾는 팀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한구석에서 라때의 팀장과 요즘 팀장사이에 갈등이 발발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참지 못하고 솔루션을 바로 제공해 버리면 팀원이 그 이후에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상황을 겪게 되죠.
무슨 이야기도 좋다 그랬는데 무슨 말만 하면 이게 맞다고 탁탁 답을 내놓는 모습이 처음에는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분위기도 편하게 만들고, 질문도 척척하는데, 답도 척척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그림인가요? 척척박사의 1on1이 한동안 그리 좋지 못했던 이유가 보이시나요?
올바르게 1on1을 진행하기 위해선 어떻게 답을 해야 할까요? 이 질문의 대답 또한 간단합니다. 답이 아닌 피드백을 하시면 됩니다.
적당히 끓어오른 물에 재료를 넣어볼까요?
척척박사의 1on1에서 팀원이 말이 없어진 큰 이유는 팀원에게 생각할 시간이 없이 티칭의 영역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갖고 있는 역량과 경험을 기반으로 답을 주고 가르치고 하다 보면 팀장과 팀원이 아닌 선생과 제자가 남게 됩니다. 시작은 1on1이었는데 끝은 혼내는 선생님이 남아있게 되죠.
이렇게 몇 번이 반복되다 보면 질문과 답을 팀장님만 하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알려주기 전에, 우선 팀원이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자기 성찰은 올바른 피드백을 통해 더욱 강화됩니다.
어떻게 피드백을 해야 할까요?
피드백은 단순히 대화 속에 잘, 잘못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이 스스로 인식하고, 성장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피드백의 핵심은 팀원이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 수 있도록 팀장님께서 도움을 주시는거에요.
올바른 피드백을 위해서 3가지 방법(3R)을 제안드립니다.
1. Recap : 생각정리
2. React : 긍정반응
3. Redirect : 방향제시
[Recap : 생각정리]
"A님, 괜찮아요 충분히 생각하시고 답 주세요"
1on1의 핵심은 팀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연계질문, 깊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되, 고민이 필요한 질문에는 충분한 시간을 주고 답을 기다려 주세요. 기다린 만큼 보람이 있을 거예요.
*연계질문, 깊은 질문은 '1on1 질문에 공들이기'편에서 확인해 주세요.
[React : 긍정반응]
"말씀 주신 ( ) 부분에서 A님의 제안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팀원 스스로의 생각 중에 칭찬할 부분을 찾아서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일단 저기 안 보이는 곳에 꽁꽁 숨겨두시고 팀장님의 첫 대답은 칭찬으로 시작하시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1on1에서도 지적을 먼저 받는다면 팀원의 실망감은 사무실에서의 지적보다 2배 이상 크게 다가옵니다.
[Redirect : 방향제시]
"추가적으로 이 부분에선 ( ) 이렇게 접근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팀원이 방어적이 되지 않도록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목표 지향적이며, 행동을 변경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가르치는 언어보다는 위하는 언어로 제안하는 거예요. 그것이 반복되면 팀원은 자신의 행동을 조정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명확한 방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피드백은 단순히 지시를 내리거나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의 자기 성찰과 성장을 지원하는 과정입니다. 팀원이 스스로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 행동이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며,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바로 팀장이 추구해야 할 1on1의 본질입니다.
지금까지 1on1에 대한 중요성 편, 사전미팅 편, 질문 편에 이어서 피드백 편을 이어왔습니다. 다음 편은 1on1 마인드맵 편으로 찾아오겠습니다.
1on1 밥 먹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