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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이직에 성공하는 비법(프롤로그)

프롤로그

by 퇴사한아빠


면접장에서 본 두 사람의 운명


2019년 겨울, 어느 면접장에서의 일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두 명의 지원자를 만났습니다. 둘 다 7년 차 담당자였고, 서류상 스펙도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후, 한 명은 합격 통보를 받았고 다른 한 명은 떨어졌습니다.


첫 번째 지원자 A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여기요? 음... 배달 앱 중에 가장 크잖아요.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제 강점이요? 꼼꼼하고 성실합니다."

"희망 연봉이요? 음... 시장 평균이면 됩니다."

솔직히 이 순간, 마음속으로 이미 답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 지원자 B씨는 달랐습니다.

"귀사의 최근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봤습니다. 전년 대비 배달 수수료 매출은 15% 증가했지만, 광고 매출은 35% 급증했더군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 '거래 중개'에서 '데이터 활용'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면접장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저는 이전 회사에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 인식 기준을 수립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구독 경제와 광고 매출의 복잡한 회계 처리를 3개월 만에 시스템화했고, 이를 통해 월 결산 기간을 7일에서 3일로 단축시켰습니다. 귀사의 광고 플랫폼 사업 확장 과정에서 이러한 경험이 즉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는 B씨를 뽑았습니다.


이직은 운이 아니라 과학이다


지난 15년간 저는 양쪽을 모두 경험했습니다. 이직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면접관으로서요.


삼성전자에서 KPMG로, KPMG에서 쿠팡으로, 쿠팡에서 배달의민족으로. 매번 이직할 때마다 연봉은 올랐고, 직급도 올랐으며, 더 좋은 기회를 얻었습니다. 동시에 면접관으로서 수백 명의 지원자를 평가했습니다. 합격하는 사람과 떨어지는 사람을 매일 봤고, 그러면서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성공하는 이직에는 공식이 있었습니다.


실패하는 사람들은 이직을 '운'에 맡겼습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채용 공고를 보고, "여기 괜찮네?" 싶으면 그날 저녁 급하게 이력서를 썼습니다. 떨어지면 "역시 안 되는구나" 했고, 붙으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성공하는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이들은 이직을 프로젝트처럼 관리했습니다. 목표 설정, 시장 조사, 전략 수립, 실행, 검증. 마치 회사에서 신제품을 출시하듯 자신의 이직을 체계적으로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전략적 이직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타겟 기업 100곳을 분석하고, 재무제표를 읽고, 면접 질문 50개를 예상하고, 자기소개서를 20번 고쳐 쓰는 일.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이 모든 걸 혼자 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AI가 등장한 후,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AI, 당신의 24시간 무료 커리어 컨설턴트


ChatGPT가 세상에 나온 후, 저는 한 가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AI가 이직 준비를 어디까지 도와줄 수 있을까?"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3시간 걸려 하던 기업 분석을 AI는 3분 만에 끝냈습니다. 제가 며칠 고민하던 이력서 문구를 AI는 10초 만에 5가지 버전으로 만들어줬습니다. 제가 예상 못 한 면접 질문을 AI는 정확히 맞춰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발견이 있었습니다. 같은 AI에게 같은 질문을 해도, 사람마다 받는 답변의 질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이력서 써줘"라고 물으면 평범한 이력서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물으면 완전히 다른 수준의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당신은 15년 차 테크 전문 헤드헌터입니다. 제 경력을 분석해 IT 플랫폼 백엔드 개발 직무에 최적화된 이력서를 작성하되, Kubernetes 전환 프로젝트 경험을 강조하고 '단순 개발자'가 아닌 'DevOps 리더'로 포지셔닝해주세요."


이것이 RICE 프롬프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저는 AI에게서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끌어내는 4가지 핵심 요소를 발견했습니다.

Role, 역할입니다. AI를 무엇으로 고용할 것인가?

Instruction, 지시입니다. 정확히 무엇을 시킬 것인가?

Context, 맥락입니다. 나에 대한 어떤 정보를 줄 것인가?

Expectation, 기대입니다. 어떤 형식으로 결과를 받을 것인가?


이 네 가지만 제대로 조합하면, AI는 당신의 개인 커리어 컨설턴트가 됩니다.



왜 지금, 이 방법이 필요한가?


2025년 현재, 이직 시장은 극도로 경쟁적입니다. 한 개의 공고에 수백 명이 지원합니다. 서류 통과율은 5% 미만입니다. 면접까지 가는 것도 운이고, 최종 합격은 더더욱 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운이 아닙니다. 정보와 전략의 차이입니다.


성공하는 5%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시장 분석부터 시작해서 자신의 직무에 대한 연봉 밴드, 요구 스킬,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합니다. 수백 개 기업 중 자신에게 맞는 5곳을 선별하고, 각 기업의 JD에 최적화된 이력서를 제작합니다. 예상 질문 50개에 대한 STAR 답변을 준비하고, 오퍼를 받는 것을 넘어 연봉을 끌어올리는 논리를 구축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AI와 함께하면 10배 빠르고, 10배 정확합니다.




이 책이 당신에게 줄 것


이 책은 단순한 이직 팁 모음이 아닙니다. 당신의 이직을 전략적 프로젝트로 바꾸는 완벽한 20단계 플레이북입니다.


20단계는 다섯 개의 Phase로 구성됩니다.


Phase 1은 자기 객관화입니다. 시장이 평가하는 당신의 진짜 가치를 발견합니다. "나는 7년 차니까 7천은 받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 "제조업 7년 차 백엔드 개발자의 시장 가치는 상위 30% 수준으로 7,500~8,500만 원이며, IT 플랫폼 전환 시 K8s 경험이 필수이므로 현실적 목표는 8,000만 원"이라는 정확한 좌표를 얻게 됩니다.


Phase 2는 타겟 발굴입니다. 수백 개 기업 중 당신에게 딱 맞는 5곳을 찾아냅니다. AI는 당신이 몰랐던 숨은 강자들을 발굴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 1순위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면접관을 감동시킬 '한 방'을 준비합니다.


Phase 3은 무기 제작입니다. 당신의 서류 통과율은 10배 높아집니다. 같은 경력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지원자'가 되기도 하고 '반드시 뽑아야 할 인재'가 되기도 합니다.


Phase 4는 실전 훈련입니다. 면접장의 모든 상황에 대비합니다. 1분 자기소개부터 압박 질문까지, AI와 실전처럼 연습하고 피드백받습니다.


Phase 5는 최종 협상입니다. 오퍼를 받는 것을 넘어, 그 오퍼를 최대한 끌어올립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받아들이는 '첫 오퍼'는 사실 협상의 시작점일 뿐입니다.


각 단계마다 즉시 사용 가능한 RICE 프롬프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복사해서 붙여넣고, C(Context) 부분만 당신의 정보로 채우면 됩니다. 그러면 AI는 당신만을 위한 맞춤 전략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법


첫째, 순서대로 읽으세요. 1단계를 건너뛰고 10단계로 가면 방향을 잃습니다. 이 20단계는 프로젝트 관리 방법론에 기반해 설계되었습니다. 각 단계는 이전 단계의 결과물을 전제로 합니다.


둘째, 읽기만 하지 마세요. 각 장의 프롬프트를 실제로 AI에게 입력하고 결과를 받아보세요. 단 하나라도 실행하면 당신의 이직 준비는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셋째, 기록하세요. AI가 준 답변을 복사해서 별도 문서에 저장하세요. 20단계를 모두 마치면 당신만의 완벽한 이직 준비 파일이 완성됩니다.



6개월 후, 당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입니다.


하나는 "좋은 내용이네. 나중에 이직할 때 써야지" 하고 책장에 꽂아두는 길입니다. 6개월 후에도 여전히 똑같은 자리에서 "이직하고 싶은데..."라고 한숨 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지금 당장 1단계를 시작하는 길입니다. 오늘 AI에게 시장 가치를 분석받고, 내일 성향 분석을 하고, 모레 스킬 인벤토리를 만듭니다. 6개월 후 당신은 원하는 회사에서 원하는 연봉을 받으며 새로운 출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차이는 이 20단계를 실행했느냐, 안 했느냐입니다.


AI는 이미 당신 곁에 있습니다. ChatGPT, Claude, Gemini. 무료로, 24시간, 당신의 질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이 책이 그 방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자, 이제 시작해볼까요?


당신의 성공적인 커리어 해킹을 응원합니다.


신주일

2025년 11월



저자 노트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제가 직접 기획하고 작성했습니다.


10년 이상 삼성전자, KPMG, 쿠팡, 배달의민족에서 일하며 수백 명의 이직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성공한 이직, 실패한 이직, 그 차이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습니다. 이 책의 구조, 사례, 프롬프트, 실행 방법 모두 그 경험에서 나왔습니다. 다만, 이 방대한 내용을 혼자 쓰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AI를 '글쓰기 파트너'로 활용했습니다.


제가 기획한 구조를 AI가 문장으로 풀어주고, 제가 다듬었습니다. 제가 만든 사례를 AI가 정리해주고, 제가 검증했습니다. 제가 설계한 프롬프트를 AI가 다듬어주고, 제가 최적화했습니다.


결국 이 책은 '사람의 경험 + AI의 효율'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직 준비는 여러분의 경험입니다. AI는 그것을 정리하고, 표현하고, 최적화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AI에게 모든 걸 맡기지 마세요. 하지만 AI 없이 혼자 하느라 시간 낭비하지도 마세요. 여러분의 경험에 AI의 힘을 더하세요. 그것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 신주일 (퇴사한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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