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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임용 Aug 26. 2019

WOOZE [What's on your mind?]

WOOZE [What's on your mind?]

WOOZE - What's on your mind? (2019)


WOOZE는 한국인 테오 스파크(Theo Spark)와 영국인 제이미 씨(Jamie She)로 이루어진 락 듀오다. WOOZE는 철저히 계산된 멋스러움을 갖고 있다. 선후관계는 알 수 없으나 작품 창작과 그에 대한 의미부여가 참신하며, 그 모든 것이 계산된 티가 나는데도 수용하고 싶어 진다. '미래지향적인 기타 음악을 현재에서 구현하는 과거에서 온 밴드'라는 스스로에 대한 정의는 시대를 넘나들며 WOOZE의 작품을 다각도로, 나아가 이 작품 자체가 다각도의 시선을 담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동양과 서양의 조화라는 멤버 구성의 특성을 놓치지 않고 이질적인 문화의 융합을 통해 신선함을 만든다. 우주(WOOZE)라는 밴드명과 21세기 판소리라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이러한 개념에서 파생된다.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 동양-서양이라는 공간의 상이점을 WOOZE는 '정체성의 위기'라는 주제의식으로 묶고 이와 연결된 다양한 형태의 '카오스'를 작품 속에서 다룬다. 이에 더해 노란색을 사용한 강렬한 브랜딩은 밴드의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며, 다채로운 WOOZE의 컨텐츠를 시작하기 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싱글 <Hello Can You Go>와 <Party Without Ya>로 활동을 시작한 WOOZE는 첫 EP [What's on your mind?]를 통해 서서히 자신들의 세계를 확장시켜나가고 있다. [What's on your mind?]는 거친 개러지 록을 세련되고 깔끔한 형식으로 제련한 듯한 앨범이다. 중독적인 기타 리프로 곡이 처음부터 곡에 집중하도록 만들고, 두 멤버가 각자 고음과 저음을 맡아 쉴 새 없이 주고받는 방식의 노래로 흥을 유지한다.


주관적인 잣대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타인의 판단에 쉽게 의지하는 현상, 그리고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생기는 부러움에 대한 <I'll Have What She's Having>,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신의 몸을 만진 마사지사가 존재의 허무함을 느끼는 내용을 담은 <Zeus' Masseuse>,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서 확고함과 상실감을 동시에 지닌 상황을 다룬 <Cousin Paul From Paddington>, 만나기도 전에 이별에 대해 생각하는 연인에 대한 <Ladies Who Lunch With Me>까지 WOOZE는 '카오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며 자신들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WOOZE의 독특한 세계관은 타이틀곡 <I'll Have What She's Having>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잘 드러난다. 미래적인 음악과 한국의 카바레라는 풍속적인 배경, 서로의 정체성이 계속해서 뒤바뀌는 네 남녀와 WOOZE 멤버의 모습을 담아내며 색다른 매력을 담아낸다. 알록달록한 조명의 색감이 자아내는 영상미도 일품이다.





'좁고 깊게' 듣는 레토르트 에디터 정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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