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임용 Aug 22. 2019

더 단단해진 네오 K-POP

수민(SUMIN) [OO DA DA]

수민(SUMIN) - OO DA DA (2019)



2018년 정규 1집 [Your Home]으로 국내 유수 평단의 호평을 받은 수민(SUMIN)이 새로운 EP로 돌아왔다. 총 6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진 이번 앨범은 전 곡 셀프 프로듀싱으로 제작되었고, 그 완성도가 매우 높아 전 방위 뮤지션으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수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네오 K-POP"이라는 컨셉은 세심하게 다듬은 베이스 멜로디와 묵직한 드럼 사운드가 더해져 전작보다 훨씬 단단해짐과 동시에 전곡이 담긴 7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로 시각화됐다.


[OO DA DA]는 [Your Home]과 기린과의 합작 [CLUB 33] 사이의 큰 변화만큼 새롭고 신선하다. 음절을 압축시켜 단번에 노래를 시작하는 <SHAKER>는 기분 좋은 긴장감을 조성하고, <MEOW>에선 고양이에 투영된 수민 특유의 관능적 표현이 빛을 발한다. 밤과 춤, 사랑을 상대에 대한 집착과 항복이라는 두 파트로 나누어 담아낸 <LOVE DANCE>에선 뮤지션 수민으로서의 센스가 여실히 드러난다. "빨갛게"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찌릿한 자극을 주고,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베이스가 강조된 일렉트로닉으로 변주되었다가 그 후엔 사운드를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빠른 비트로 전환되며 오싹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BEE>는 강렬한 이미지로 앨범의 중반 하이라이트 역할을 수행한다.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하는 상대에게 "까고 있네"라며 일침을 날리는 <POCKET (feat. Omega Sapien)>의 발칙함과 통쾌함도 꽤나 즐겁다. 우주의 아름다움과 공허한 공포를 동시에 담아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 <STARDUST>는 마지막에 배치되어 짙은 여운을 남긴다.


[Your Home]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대중성은 약해졌으나 감각을 건드리는 매력적인 요소는 훨씬 강해졌다. 기대만큼 만족스럽다.  





'좁고 깊게' 듣는 레토르트 에디터 정임용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의 끝자락, 여름을 보내주며 듣는 노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