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배운 일 35 : 미래를 보는 법

토정비결에서 좋은 것만 봐

by 장재형

35. 토정비결에서 좋은 것만 봐


아버지는 말하셨다.


내년에도 좋은 일들이 있을 거 같아. 토정비결 보니까 뭘 하든 좋은 일이 가득하네.


아들은 들었다.


아버지는 연말이면 인터넷으로 토정비결을 본다. 아주 먼 옛날부터 내려온 미래를 예측하는 비법이 미래의 기술에서 구현된 것이다.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결과가 나오는 아주 간단한 토정비결이다. 인간의 인생을 결정하는 게 고작 태어난 때에 불과한 것인지 씁쓸한 마음도 들지만 언제나 그렇듯 미래에 대한 호기심은 멈추기 힘들다.


아버지는 방에서 한참 토정비결을 들여다보고 방에서 나온다. 그는 씩 웃으며 내년에 좋은 일이 온다며 기쁨의 소식을 간단하게 전한다. 깊게 말하지도 않고 추가 설명도 없다. 그냥 좋은 일이 온다고 말한다.


어떻게 매년 좋은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아버지가 본 토정비결은 좋은 일만 있다고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과 며느리의 생년월일까지 다 입력하고 나면, 내년에 좋은 일만 있다고 한다.


매년 같은 결과가 나오면 토정비결을 굳이 볼 일이 있나 싶다. 무슨 미래가 늘 좋은 일만 있을 수 있는가.


아버지는 말하셨다.


토정비결 쭉 읽고 좋은 일만 기억하면 돼. 좋은 일이 오겠거니 생각하면 좋은 일이 오는 거야. 나머지는 다 잊어버려. 만약 나쁜 일이 오면 좋은 일이 오려고 그러나 보다 하면 되고, 좋은 일이 오면 역시 좋은 일이 왔구나 하면 돼.


아들은 들었다.


아들은 가끔 토정비결에 무슨 말이 쓰여있나 직접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나 아버지의 한 줄 요약만 기억하려고 한다. 아버지의 예언을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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