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이 할 수 있는 최선

김미선 김미선 언제 오나요

by 미선씨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음에 맞춰서)

"김미선 김미선 언제 오나요~ 세나가 집에서 기다립니다~"


막내가 시도 때도 없이 불러대는 노래다.

저 처연한 가사를, 너무나도 즐겁게 소화한다.

듣는 어미 맘은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주중 낮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 워킹맘이다.

워킹맘 엄마를 둔 친구들이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집에 오던 날의 서러움'을 이야기하던 걸 종종 들었더랬다.


비가 오는 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큰아이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하나야, 우산 안 가져갔지? 어디서 빌리거나 그냥 빨리 뛰어와. 동생도 챙겨서 와야 해. 고마워~. "


우리 애한테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날의 엄마는 어떻게 추억되려나...




나도 워킹맘의 딸이다.

엄마는 회사일도, 집안일도, 육아도 잘 해내기 위해서 홀로 고군분투하셨다.

엄마가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엄마에게 섭섭함은 남아있다.

우산을 안 가져다준 것에 대한 섭섭함은 아니고, 나와 마음을 나누지 않은 것에 대한 섭섭함.

안다. 1인 3역을 하던 엄마가 내 마음까지 챙겨줄 여유까진 없었으리란 걸. 엄마도 지독히 외로웠을 거라는 걸.

충분히 이해하지만, 마음의 앙금이 풀리지 않은 것은 또 다른 문제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애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점이다.

아침밥도 잘 안 챙겨주고, 알아서 씻고 옷 챙겨 입으라고 하고,

가끔은 자기 볼일 본다고 늦게 오고(야근 때문이 아니라 취미활동 때문이다)

공부는 봐주지도 않고, 비 오는 하굣길 우산 챙겨주기는커녕 쓸데없는 전화나 해서 뛰어오라고 하는 엄마라니.


변명 같지만 나의 최우선 가치는 '내가 행복해야 한다'이다.

일단 내가 행복해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긍정적일 테니까.

그리고 행복한 엄마의 롤모델을 보여줘야 아이들도 그러한 엄마가 될 테니까.

(너무 바쁘고 힘든 엄마를 보고 자라서 생긴 반작용인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저 가치관을 실천에 옮긴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아이들도 많고, 어리고, 챙길게 많으니 단지 생각뿐이고,

실제로 무언가 나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막내한테 슬슬 손이 덜 가기 시작하면서, 진짜로 피아노도 배우고,

글도 쓰고, 모임도 나가고, 다른 활동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 워킹맘은 하드코어 한 시간 푸어라서,

나를 위한 시간을 내기 시작하니, 가족을 챙기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


나는 저글링을 하는 중이다.

원래 저글링 하던 공은 '일''가정''육아' 세 개였는데, 공이 하나 더 늘었다. '나'

네 개의 공을 저글링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아서, 이래저래 시행착오를 겪는 중이다.

궁극적으로, 네 개의 공을 잘 저글링 하는 행복한 엄마의 모델을 만들어주고 싶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가, 행복해지고 싶다.


먼 훗날 언젠가 딸들에게,

" 나처럼은 살지 말거라"가 아닌,

"너희들은 꼭 나처럼 살거라."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정도면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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