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에게
엄마는 네 발 냄새를 사랑해.
아니, 볼에서 나는 냄새도 사랑하고 귀에서 나는 냄새도 좋아하고 네 머리카락에서 나는 냄새도 사랑해.
세나가 아기였을 땐, 세나한테서 젖내가 났어. 약간 날짜 지난 우유 냄새라고나 할까?
세나의 온몸에서 젖내가 풀풀 풍겼더랬지. 그 냄새도 정말 정말 좋아했어.
세나 귀에서는 콤콤한 치즈 냄새가 났는데, 그 냄새도 정말 좋았고.
근데 세나가 커가면서, 냄새가 자꾸 옅어지더라. 이제 더 이상 젖내는 나지 않아.
세나에게서 제일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발이랑 머리카락이거든.
머리카락에선 전날 샤워할 때 쓴 샴푸 향과 머리카락 냄새가 같이 나는데, 풀밭 냄새랑 비슷해.
세나도 알다시피 엄마는 세나의 발가락과 발바닥 사이의 틈에서 나는 냄새를 가장 좋아해.
이제 다른 곳에선 세나의 냄새가 별로 나지 않거든. 제일 세나의 냄새가 많이 나는 곳이 발이야.
세나는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고 엄마 얼굴에 세나 발을 들이밀곤 하지.
"엄마 나 발 냄새 좋아?" 그러면서
그러다가 엄마가 세나 발에 얻어맞은 적도 여러 번 있잖아. 이제 세나가 많이 커서 말이야, 꽤나 아프더라고.
그래서 요즘은 세나가 잘 때 몰래몰래 냄새를 맡곤 하는데
그때 세나는 잠자면서도 엄마가 가까이 있는 게 느껴지는지 꼬물꼬물 움직이거든. 그 모습도 너무 귀여워.
오늘 엄마가 일찍 일어난 덕에 세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어.
콤콤한 발 냄새도 맡아보고...(이젠 겨울이라 발 냄새가 잘 안나네.... 세나가 고새 또 큰 것 같기도 하고)
촉촉한 볼 냄새도 맡고 촉감도 느껴보고(세나의 말랑말랑한 촉감도 정말 사랑해)
머리카락이랑 손바닥 냄새도 맡아봤어.
세나는 자는 건지 자는 척하는 건지 꼬물꼬물 움직이다가 빙긋 웃었지. 잠이 깼지만 눈 뜨기 싫었나 봐.
한참을 쳐다보고 만져보고 냄새 맡다가 나왔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엄마는 세나가 커가는 게 아쉬워. 영원히 조그마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아기 티를 벗는 게 너무 아쉬워.
오늘이 세나가 가장 아가일 날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세나의 냄새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해.
이 아가 냄새를 저장해 두고 싶은데 방법이 없거든. 엄마 기억 속에 묻어둘라고 맨날 맨날 냄새 맡는 거야.
세상의 대부분의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있지만 지나가버린 세나 냄새는 어떤 방법으로도 구할 수가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은 그래서 셀 수 없을 만큼 소중해.
아쉬우니까, 세나 냄새가 더 옅어지기 전에, 또 냄새 맡아야겠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