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육아의 폐해.
이십대는 꿈만 같지. 그러다 새벽 쓰레기차 처럼 30대가 다가와.
- 정말 보기 좋으세요.
- 제가요? 쓰레기 배에 타고 있는 기분인데.
이렇게 잘 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
인기없는 4학년을 위한 농담 모음집 같은 분이네요.
- 못 이룬 꿈이라도 있었으면 세상에 불만이라도 표출했을텐데.
- 꿈을 이루신 거예요.
- 나 젊었을 땐, 회전목마에 있는 모든 말들을 다 타봤어요.
- 당신 남편은 어떤 말이었는데요?
- 남편은 벤치였어요.
독박육아의 폐해.
영화 툴리는 원치않는 셋째아이를 임신한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의 짜증에서 부터 시작한다. 남들과 조금 남다른 성격을 지닌 둘째아들의 담임선생 면담부터 집안일 이라곤 1도 돕지 않고 플레이 스테이션만 하는 남편, 신발 하나 제대로 찾지 못하는 첫째 딸. 이윽고 셋째가 태어나자 안그래도 지옥 같았던 가정풍경은 더욱 열기를 더해가고 끝내 오빠가 추천한 야간보모인 '툴리(맥켄지 데이비스)' 를 고용한다는 이야기.
툴리는 영화의 중-후반, 의아한 지점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결말에 가서야 영화, '파이트 클럽(1999)' 에 버금가는(?) 엔딩을 보여주긴 하지만 혼자 육아를 전담하는 여성에 대해 이렇게 현실적이게 그린 작품은 몇 없다. 육아와 결혼에 대한 환상보다는 '다들 결혼하면 이럴거니까 엔간한 각오가 되어있지 않으면 결혼 같은 건 하지마' 라는 듯한 영화(하지만 마를로의 오빠네는 정말 이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듯 보이긴 한다. '돈이 많으니까').
영화 중간중간 애들 셋을 낳은 엄마의 몸이 적나라하게 등장하는데 성적으로 표현됐다기 보다는 오로지 '아이를 낳은 여성의 몸은 사실 이렇습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라 결혼을 할 예정인 신혼부부들이나 연애를 하는 커플들, 그리고 이미 결혼해서 이런 육아를 아내 혼자 전담하게 하고있는 남편들이 보면 정말이지 무섭고, 미안해지고, 여성이 참 대단해 보이는 영화이다.
아련하고 파란만장했던(?) 여성의 이십대를 그리는 영화. 나의 관점에선 참 결혼하기 싫어지는 영화 중 하나다. 툴리에서 좋은 대사 몇 개만 귀에 박혔고, 전체적인 영화의 얼개는 공포영화나 다름없는 독박육아를 서슬퍼렇게 표현한지라 굉장히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어쩔텐가, 이게 결혼과 육아라는 것의 현실인 것을.
이미 결혼하신 남편분들, 아내분들 좀 아껴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