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그냥 해리포터 시리즈를 계속 하던가.
네가 사랑하지 못할 괴물들은 없어.
이럴거면 그냥 해리포터 시리즈를 계속 하던가.
2년만에 돌아온 신비한 동물들 시리즈다. 솔직히 까고말해, 전작에서 기괴하지만 귀여웠던 '뉴트(에디 레드메인)' 의 동물들은 배경으로 잠깐 쓰일 뿐이고 우리가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너무 많이 봐왔던 '그린델왈드(조니 뎁)' 의 범죄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그래서 영화의 배경이나 색채는 굉장히 어둡고 우울하며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티나(캐서린 워터스턴)' 의 매력은 전편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주변인물들과의 깨알 케미역시 너무 반감되었다. 이쯤되면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가 아니라 그린델왈드와 신비한 동물들이 맞을 지경.
영화의 원작자이자 본작의 각본을 손수 (혼자)쓴 조앤 k. 롤링이 자신의 전작들인 해리포터 시리즈를 심히 애정하는 건 잘 알겠는데 이럴거면 그냥 해리포터 시리즈를 계속 쓰는게 나을 정도로 덤블도어(주드 로)와 그의 과거에 집착하는 영화이다. 결말에 가서는 '사실 얘가 걔였어!' 하는 충격을 관객에게 주고 싶은 모양이었겠지만 해리포터의 광팬이 아닌 나같은 사람이 보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식이다. 해리포터의 팬덤에겐 지극히 자극적이고 반길만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전혀 감흥도 동요도 없는 엔딩이었다.
기존 신동사 캐릭터들이 지닌 매력을 둔감하게 만들며 영화의 모든 런닝타임을 할당하면서까지 세계를 전복시키려는 그린델왈드와 그에 대항하려는 덤블도어의 이야기를 담은 신비한 동물사전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실시간으로 겪어보지 못한 내가 봤을 때(그래도 전편을 다 보기 했다), 딱히 볼만한 가치를 못 느끼는 영화다. 한마디로 신비한 동물사전의 탈을 쓴 해리포터 프리퀄의 느낌. 동물들의 비중이 적어지면서 마법사들 끼리의 대결에 방대한 물량의 컴퓨터 그래픽을 쏟아 부었지만 모두 후반부에 쏠려있는 탓에 길고 지루한 런닝타임을 지켜내느라 꽤나 괴로웠다.
감독인 데이빗 예이츠는 2년에 한 편 꼴로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를 총 5편까지 만들 계획을 세워놓은 모양인데 앞으로도 이 실패한 프랜차이즈를 극장에 까지 가서 볼 일은 아마 없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