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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Mar 01. 2019

연극 옥탑방 고양이 리뷰

다섯 번 째 대학로 연극




정말 오랜만에 연극을 보았다. 근 2년 만인가 3년 만인가. 처음 연극을 봤던 때에도 그랬지만 진짜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극장의 영화나 tv 화면으로만 봤었지 살면서 누가 코 앞에서 연기를 하는 걸 본적이 없었어서 지금도 약간의 현실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이 날은 대학로에 가는김에 뭘 고를까 하다가 아주 예전, 블로그 마케팅 하던 시절에 연극 홍보하는 곳에서 제의를 해줘, 가서 보기만 하면 됐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취소를 했던 옥탑방 고양이라는 연극을 보기로 했다.

(담당자님 보고 있나요? - 볼리가 있냐!)







대학로 가는 김에 그 때 그 제안 거절이 죄송해서 굳이 내돈 들여 본거다.

(보고 계시냐구요 담당자님 - 에헤이~)



근데 내가 워낙 연알못이라 인터파크에서 연극 티켓을 예매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어도 '너만아는할인싸템 쿠폰' 소지자에게만 해당되는 시스템을 몰라서 그냥 그걸로 예매했다가 티켓 부스 누나한테 좀 혼났었다.






커플할인이 일반 할인의 맥시멈인데 맨 아래의 할인싸템을 구입하려면 미리 저 쿠폰을 소지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하지만 난 그냥 아무나 다 할인 해 주는 줄 알고 결제를 했을 뿐이고!



티켓 부스 누님께 한 소리 들었을 뿐이고!




다음부턴 안 그러겠다는 약속을 하고 쿨하게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정말 몰랐어요.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엔간하면 욕먹음. 이 방법 써먹을 생각은 마시길)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시골에서 상경한 여자와 옥탑을 구하던 남자가 집 주인의 이중계약 덕분에 같은 집에서 살게된다는 이야기다.


고양이는 의인화되서 사람이 연기하는데 거의 배우 돌려막기 수준이라 별로일 것 같지만 꽤나 재미있다.


이 날 본 캐스팅은


남주 이경민역은 김경보 배우





여주 남정은 역은 남경민 배우




고양이중 남자 고양이인 뭉치는 박상운 배우




여자 고양이인 겨양이는 박영아 배우가 맡은 걸로 봤다.





거의 수십 페이지에 달할 것 같은 대사들을 속사포처럼 내뱉느라 중간에 딜리버리가 잘 안되는 게 좀 흠이긴 했지만 관객들과 소통도 잘 되고 돌려막기 식의 배역 분배도 나름의 재미가 있었어서 굉장히 즐기다 온 연극이다.

여자 관객들은 이경민 배우가 웃통을 깔 때 아주 난리가...




남자고 여자고 다 똑같아.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의 사진촬영 타임이 따로 없는게 좀 아쉽긴 했는데 이 날은 살면서 연극을 보며 처음으로 울었던 날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남정은이 부모님을 생각하며 큰 눈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던 때도 아니고 이경민과 남정은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허전해 할 때도 아니었다.


겨양이가 주인에게 버림받았던 독백을 하며 '제발 버리지 마세요...' 라는 대사를 칠 때 진짜 울컥 했다가 자기를 졸졸 따라다니는 못생긴 뭉치가 나중엔 위로가 된다는 대사엔 정말이지 폭풍 오열을 했다.


사람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는 건 참으로 값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느낌이 뭔지 알기에 이 나이인데도 눈물을 줄줄 흘렸다.





나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고 싶다.





이렇게 웃고 울던 연극은 아마 앞으로도 다시 없지 않을까?


나중에 또 한 번 보고픈 좋은 연극이다.















+

특히 뭉치 역의 박상운 배우는 나중에 감초 역으로 영화판에서 자주 보게될 것 처럼 매력이 철철 흘러넘쳤다.


윤다훈씨의 딸인 남경민도 아버지의 후광을 업지 않고 연극판부터 하고 있는데 멋져보이기도 했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경보 남경민 박상운 박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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