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이렇게 박장대소를 한 게 얼마만인가.
- 미안, 나 평소엔 오래 해.
- 난 반대야.
인질 구해냈다, 씨발것들아!!!!!
와칸다 포에바!!
극장에서 이렇게 박장대소를 한 게 얼마만인가.
정확히는 영화 '극한직업(2019)' 이후 딱 반 년 만이다. 영화 롱 샷은 가감없이 글을 써내려가다 신념에 의해 일을 그만둔 '전직 기자' 인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 가 어린시절, 이웃집에 살던 자신의 베이비시터인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 를 20여년 만에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지점은 샬롯이 미국 최연소 국무 장관이라는 것(게다가 솔로라는 것!).
능력없는 남자와 차기 대통령까지 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자의 이야기는 영화 '노팅힐(1999)'이후 딱 20년 만에 성역할이 반전되어 우리를 찾았다. 하지만 영화 롱 샷은 뻔한 로맨틱 코미디를 답습하기 보다 기본으로 깔고가는 '몸 개그' 에 군데군데 풍자를 곁들인 센스있는 대사들,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재기넘치는 장치들이 포진해 있는 찰진 코미디 영화다.
여성 국무 장관과 전직 기자인 청년 백수 사이의 교집합이 과연 존재할까 싶었다. 애초에 영화적 설정인, '20년 전 베이비시터와 그녀가 첫사랑이었던 3살 연하 꼬맹이' 라는 소재는 어느 영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장치이지만 20년 뒤 미국의 국무 장관이 된 여성과 글을 쓰는 전직 저널리스트 연하 남성은 샬롯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프레드라는 연결고리로 작용하여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아무 능력이 없는' 바보 온달이 아니라 평강 공주에게 '무언가 도움이 되는' 캐릭터들 이라는 얘기다. 영화 중간중간, 자신을 보좌하는 비서들과 정치와 경제를 이야기하는 샬롯 사이에 끊임없이 끼어들며 본인의 의견을 가감없이 피력하는 프레드는 샬롯이 어린시절에 도전했던 '학생 회장' 때를 떠올려가며 그녀의 정치적 정체성을 꾸준히 되새김질 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지점에서 영화 롱 샷은 단순히 평평한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 외에 말 보다는 몸으로 말하는 프레드의 여러 동작들과 영화의 제목이 왜 '롱 샷' 인지 알려주는 아주 중요한(!) 장면, 그리고 끊임없이 튀어나오는 미국식 개그 코드, 남자가 몸담고 있던 밑바닥(?)의 삶에 과감히 몸을 던지는 엘리트 여성 등 세상에 단단히 뿌리내려져 있는 온갖 편견과 젠체함을 역으로 이용하며 시종일관 관객들의 웃음을 자극하는 영화다.
덤으로 샬롯 역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의 우아하고 코믹한 모습들을 감상하는 건, 이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이 한 여름의 극장 안에서 풍족한 계를 탔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그녀가 등장하는 모든 씬들을 보면서 샤를리즈 테론의 우아함과 예기치 못한 표정들에, 정말이지 넋을 잃고 감상했다. 해외의 여러 관광명소들을 돌아다니며 찍은 로케이션 씬들은 덤♥︎
남성 곁에서 여성이 내조를 하는 평범한 로맨틱 코미디와 반대로 여성 곁에서 남성이 내조를 하는, 요즘 시대 풍토에 딱 어울리는 재미있는 영화였다.
#롱샷 #롱샷_대유잼 #롱샷_대유잼이_시작된다 #더위탈출은_롱샷과함께 #7월24일_극장에서_웃겨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