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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Aug 04. 2019

영화 데드 돈 다이 리뷰 쿠키영상 없음

당신이 집착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결국은 끝이 안 좋을거예요.





근데 왜 날이 안 어두워 지죠?





커피... 무료 유선방송... 샤도네이... 사탕... 아이스티... 쵸코바...장난감... 캬라멜... 와이파이... 블루투스... 시리... 신경 진통제... 수면제... 기타...





- 근데 너 아까 어떻게 끝을 아는 것 처럼 얘기했던거야?

- 대본을 다 읽어봤어요.

- 뭐?

- 짐 자무쉬가 통대본을 보여줬었거든요.

- 젠장! 난 쪽대본 밖에 못 읽어봤는데!!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영화 데드 돈 다이는 짐 자무쉬 영화의 좀비영화다. '스터질 심슨(sturgill simpson)' 의 동명의 포크송이 영화 내내 흐른다. 좀비가 상당히 느리다.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물질만능주의를 좀비로 치환하여 표현하려 했으나, 설득력이 거의 없고 심지어 재미도 없다. 좀비의 걸음걸이가 고전적인 좀비들 처럼 엄청 느릿한데 영화의 템포 역시 심각하게 느려서 잠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은근히 잠이오진 않는다. 데드 돈 다이가 좀비영화라고 인지한 뒤에 극장을 찾은 탓인지 몰라도 언제 어떻게 좀비들이 인간들을 습격할지, 긴장감이 관객의 마음 한켠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구수 728명의 조용한 마을, '센터빌'. 경찰인 '로니(아담 드라이버)' 와 '클리프(빌 머레이)', 그리고 '민디(클로에 세비니)'는 한적하다 못해 사람이 사는 것 같지 않는 소도시 센터빌을 순찰하며 매일 커피를 마시는게 일이다. 그러던 어느날 단골집인 카페에서 '들짐승'이나 '들짐승 들'이 사람을 공격한 것 같은 사건을 마주하게 되고 조금씩 마을에 일어난 일들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



왼쪽 뒤의 좀비가 '이기 팝' 이시다...

영화 데드 돈 다이는 시작부터 지구의 극지점에 시추선을 설치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덕분에 지구의 자전은 멈추게 되고, 낮이 오랜시간동안 계속되는 기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시체들이 무덤에서 일어나고 평소 자신들이 원했거나 취미로 해오던 일들을 되뇌며 인육을 찾아 거리를 배회한다. 


감독 짐 자무쉬가 데드 돈 다이로 하고 싶은 말은 영화 말미에 독백으로 채워진다. '물질만능주의에 영혼을 판 인간들' 이라는 본작의 주제는 '좀비영화' 의 원류가 '사회풍자', '신비함', '주술' 로 시작했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이다. 하지만 시대는 좀비의 아버지인 '조지 A. 로메로' 감독이 뜻하던 바들을 모두 '낡은 것' 으로 치환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데드 돈 다이 역시 주인공들이 좀비를 보고 전혀 놀라지 않고, 아주 느긋하게 좀비의 머리를 잘라내는 것 처럼 영화적 재미도 아주 느긋하게 잘려나간다.



근데 재미있는 건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상당히 위대할 정도로 괜찮다는 것이다.


빌 머레이와 아담 드라이버를 필두로 '대니 글로버(행크 역)', '스티브 부세미(프랭크 역)', '셀레나 고메즈(조 역)', '틸다 스윈튼(젤다 역)' 등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아주 느긋하게 연기를 보여주고 맥없이 좀비에게 희생된다.



빌 머레이와 아담 드라이버가 순찰차 안에서 나눈 대화(뒤에 이어지는 대화는 실제로 극중에서 나누지 않았습니다)처럼 '짐 자무쉬 감독이니까 배역이나 분량 상관없이 일단 참여하고 본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영화에 캐스팅된 느낌이랄까. 덕분에 상당한 배우들을 가지고 상당히 무료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말미에가서 틸다 스윈튼은 홀로 지구를 탈출하는 '외계인' 으로도 나온다. 거의 안드로메다급 뜬금포 설정을 지닌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무언가 영화 속에 숨겨져 있는 메시지 라던가 박장대소할 만한 코믹한 요소 하나 없이 그야말로 무료하고 느긋하게 줄줄줄 이어지는 영화다. 마치 영화 데드 돈 다이의 좀비들의 걸음걸이처럼.


당신이 집착하고 있는 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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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드 돈 다이의 쿠키영상은 없다. 짐 자무쉬 감독은 그딴거 안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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