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1도 보지않고 감상해도 무난한 팝콘무비.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담겨있을 수 있으니 주의 하세요.
내 자리가 어디더라? F1, F2... FU.
- 니 목소리는 사춘기의 해리포터 같아서 싫어.
- 니 얼굴을 보면 신이 내 눈에 오바이트를 쏟아 붓는거 같아.
네 여동생 얼굴이 저렇게 생겼을리 없어!!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1도 보지않고 감상해도 무난한 팝콘무비.
공식적으로 4번 세상을 구한 전직 경찰 '루크 홉스(드웨인 존슨)'. 분노 조절 실패로 쫓겨난 전직 특수요원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 쇼의 동생인 '해티 쇼(바네사 커비)' 의 몸에 숨겨진 바이러스를 꺼내기 위해 두 사람이 뭉친다는 이야기.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는 나처럼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단 한 편도 보지 않은 사람이 봐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여름전용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자칭(?) 영화광 인 주제에 왜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그동안 한 번도 보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워낙 예전부터 시작된 시리즈(2001년) 에다 공식과 비공식 시리즈가 너무 많은 탓에 아예 관람을 포기했던 영화여서 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무튼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 / 직역하자면 '정신없이 빠르게 전개되는' 정도의 뜻)' 시리즈 하면 딱 떠오르는 카체이싱 액션과 대머리(...빈 디젤 미안해!)가 이번 편에도 잔뜩 들어가 있다.
공식적으로 아홉 번째 시리즈라고 하는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는 외전격의 영화이자 일종의 스핀오프다('분노의 질주 9'은 2020년에 빈 디젤 주연으로 개봉할 예정이라고). MI6 에서 요원으로 근무하는 해티가 전 세계의 인구를 죽일 수 있는 '눈꽃 바이러스' 가 담긴 물건을 탈취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브릭스턴(이드리스 엘바)' 에게 위협을 당한다. 과거에 쇼에게 죽임을 당했던 브릭스턴은 에테온에 의해 사이버네틱 개조인간이 된 후였다.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해티는 자신의 몸 속에 눈꽃 바이러스를 심고 현장을 빠져나가게 된다. 모든 미디어와 방송사를 이미 장악하고 있는 에테온은 브릭스턴의 사주에 의해 해티를 MI6 의 배신자로 만들어버린다. 그 사이 CIA의 요원인 '로크(라이언 레이놀즈)' 가 해티를 잡아 달라며 홉스를 방문하고 다른 CIA 요원 역시 쇼를 찾아가 똑같은 주문을 한 상태. 홉스가 먼저 해티를 잡고 자신의 여동생에게 알랑거릴 게 뻔한 쇼가 뒤늦게 나타나 둘을 방해하지만 브릭스턴이 다시 나타나 쫓고 쫓기는 해티 쟁탈전이 시작된다.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는 한 여름에 보기 좋은 킬링타임용 블록버스터다. 제이슨 스타뎀과 드웨인 존슨이 뭉쳤으니 일개 '사람' 따위는 상대도 되지 않을것 같다며 에테온이 파견한 개조인간인 브릭스턴의 힘과 매력도 장난아니고 기계인간에게 몸을 날리며 대적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 또한 압권이다.
영화를 보면서 몸 속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한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않을 지경인데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앤쇼는 그 모든걸 충족시켜준다. 특히 오프닝 이후 펼쳐지는 빌딩 맨 몸(!) 낙하씬과 예고편에도 등장했던 런던 카체이싱, 그리고 영화 후반의 하와이 헬리콥터 액션은 진짜 간만에 극장에서 통쾌한 액션 시퀀스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명장면들이었다.
수많은 액션씬들 사이사이 주인공들의 찰진 구강액션은 기본이고 카메오 스러운 조연들도 우르르 나와줘서 보는 재미를 더한다. 홉스에게 '절친' 행세를 하던 로크, 러시아 미녀들 사이에서 홉스와 쇼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마담 M' 역할의 '에이사 살레스' 누님♥︎, 밀항기를 지원해준 '케빈 하트' 등 영화가 지루할 틈을 주지않는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다.
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가 지닌 또 하나의 강점은 바로 히로인으로 등장한 해티가 전혀 약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액션 영화에서 여성이 맡은 위치는 비명을 지르거나 울거나 도망다니기 일쑤였는데 해티 쇼 역할을 맡은 바네사 커비는 본작에서 남자들의 짐이 되지 않는, 멋진 여성상을 잘 보여준다.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는 비록(?) 분노의 질주 시리즈 외전 스타일의 영화지만 이쯤되면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1편부터 정주행 하고싶게끔 만드는 영화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낮으며 이전 시리즈를 단 한편도 보지 않았어도 나처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 되시겠다. 기존의 분노의 질주 골수팬들에겐 '읭?' 이라는 반응을 끌어낼만한 영화이긴 하지만 새로 유입될 분노의 질주 팬들에게는 이번 기회에 이전 시리즈를 찾아보게 되는 좋은 작품일듯.
솔직히 나조차도 분노의 질주를 1도 모르는 상태라 볼까말까 망설였던 영화인데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했을 법한 영화다.
+
분노의 질주 홉스앤쇼의 쿠키영상은 세 개다.
첫 번째 쿠키영상은 홉스에게 전화를 거는 로크요원. 주인공들이 회수한 '눈꽃 바이러스' 를 안전한 곳에 뒀다고 하는데 이번엔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고 홉스에게 알린다. 이전 바이러스는 사람의 내부에서 장기를 모두 녹이는 효과를 보여줬지만 새 바이러스는 바깥에서 부터 녹인다(데드풀???)고 설명한다. 홉스를 만나면서 설명했던 '네모난 벽돌로 사람을 찌르는' 짓을 자신도 해냈다고 자랑.
두 번째 쿠키영상은 여전히 홉스와 로크요원의 전화통화다. 자신의 혈액형이 본인의 학점과 같은 B+라며 재잘대는 로크요원의 전화를 끊는 홉스.
세 번째 쿠키영상은 데카드에게 공항에서 한 방 먹었던(FU.) 홉스가 데카드를 엿먹이는 장면으로 끝이난다. 이 때 홉스는 데카드를 '라지 애널' 이라고 부르며 공항에서 자신을 낙오시키려한 앙갚음을 하는데, 아마도 마지막 쿠키영상의 의미는 본편에서 쇼가 신분세탁을 한 걸 경찰에 알린 것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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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감독은 '존 윅(2014)' 으로 감독 데뷔를 했던 '데이빗 레이치' 감독이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액션씬 하나 만큼은 이를 갈고 만든게 눈에 보이는 수준. 또한 '데드풀 2(2018)' 의 감독직도 겸했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수없이 인용되는 영화들(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터미네이터, 슈퍼맨 등)을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쿠키영상이나 본편에 등장하여 데드풀스러운 입담을 과시하는 라이언 레이놀즈는 겉만 CIA요원이지, 거의 웨이드 윌슨이다. 이쯤되면 데드풀이 라이언 레이놀즈를 연기하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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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분노의 질주 홉스&쇼의 번역가는 황석희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황석희 번역가의 조합은 늘 중박 이상은 간다.
영화 중반에 쇼가 홉스의 신분위장용 이름을 '마이크 옥스몰(mike oxmall)' 이라고 지어주는데 '나의 소중이는 작다(my cock is small)' 라는 뜻이다. 그걸 황석희 번역가가 '페니스몰' 이라고 한글로 자막에 썼는데 평소 황석희 번역가를 잘 알고있는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하이개그인듯. 보는 사람마다 '뭐지?' 하는 사람도 있고 번역 찰지다는 사람도 있다. 당신은 어느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