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할리우드에 대한 헌사.
제 평생 본 연기중에 최고의 연기였어요.
- 우리는 푸시를 사랑해요.
- 네, 모두들 그렇죠.
- 넌 좋은 친구야.
- 노력 중이지.
담배 맛 개떡같네!!!
1969년, 할리우드와 미국 전역을 뒤흔들어 놓았던 '샤론 테이트 사건'을 기반으로 다시 재건축한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할리우드 세레나데.
할리우드에 입성했지만 어느새 잊혀져 가는 액션스타가 된,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과 그의 스턴트 대역이자 릭의 매니저, 잔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의 이야기.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타란티노 감독이 굳이 왜 1969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는지 미국 영화 역사의 배경을 모른채 보면 이해가 전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위에서도 언급하고 영화의 주요 골자가 되는 '샤론 테이트 사건' 의 진실은 이렇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자 그의 아이까지 뱃속에 데리고 있던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와 그녀의 애인, 친구들을 '찰스 맨슨(데이몬 헤리맨)' 이라는 사람을 추종하던 히피 집단인 '맨슨 패밀리'가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알고보니 맨슨 패밀리의 착각으로 애꿎은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 히피 문화의 화두였던 '사랑' 에 중심을 두고 히피들을 긁어모아 자신을 신격화 했던 찰스 맨슨은 LSD 등의 마약을 복용해가며 히피들과 난교파티를 즐기던, 막나가는 인간이었다. 그 와중에 '비틀즈' 처럼 음악을 하고 싶어했던 맨슨은 음반도 내보고 '비치 보이즈' 의 멤버들과 어울리기도 했지만 영 신통찮은 인성 덕분에 잘 될 턱이 없었다. 비치 보이즈의 음반도 프로듀싱 했던 '테리 맬처' 가 맨슨의 데모 테이프를 듣고 혹평을 했다는 이유로 테리가 살던 저택에 그를 죽이러 맨슨 패밀리가 들어간 거였는데 테리는 진작에 저택을 처분한 상태였던 것. 그 저택을 손에 넣었던 사람은 폴란스키 감독의 친구였고 집도 없이 떠돌아다니던 폴란스키 감독에게 호의를 베풀어 잠시동안 저택을 빌려준 것이었다. 하필 그 때 또 폴란스키 감독은 영화 제작 차 영국에 있던 때였고 덕분에(!) 참극을 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맨슨 패밀리 중 일을 벌인 건 앳킨스, 크렌빈켈, 카사비앙, 왓슨 네 명이었다. 이들에게 살해된 사람은 총 6명으로 가정부로 일하던 10대 소년 스티븐을 권총 네 방과 칼질 한 번으로 즉사시켰다. 헤어 디자이너로 일하던 '제이 세브링(에밀 허쉬)'을 권총 한 방과 일곱 번의 칼질 후 시체를 거실에 매달아 놓았다. 애비게일을 스물 여덟 번 칼로 찔렀고 그의 애인인 프라이코스키를 권총으로 두 방, 칼로 쉰 한 번 찌른 뒤 죽였다. 마지막 피해자였던 샤론 테이트가 뱃속에 있던 8개월 된 아기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앳킨스가 열 여섯 번 샤론을 찌르고 세브링 옆에 매달아 놓는다. 그리고 샤론의 아이마저 뱃속에서 꺼내 잔혹하게 살해하게 된다. 사건이 있은 후, 집을 잘못찾은걸 알게된 맨슨 패밀리의 네 용의자는 오히려 자신들이 유명해졌다며 좋아했었다고 한다. 맨슨은 교도소 안에서도 온갖 엽기적인 기행(옥중 결혼, 앨범 발매)을 펼치다 자연사로 죽어버리고 나머지 맨슨 패밀리들도 죽거나 무기징역으로 아직 복역중이라고 한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관객들에게 은근한 배신감을 주는 영화다. 극 말미에 벌어질 참상을 분명히 알기에, 샤론 테이트가 등장할 때 마다 그녀의 주변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죽음의 그림자가 짙어지기만을 기다리게 되는데 실상은 '다 괜찮아요' 라고 말하는 릭 달튼의 말처럼 별 일 없이 마무리 된다.
릭 달튼과 클리프 부스는 파트너와 친구, 그 이상의 관계로 그려진다. 클리프의 어두운 과거를 감싸안은 릭은 조금씩 저물어가는 자신의 커리어를 붙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클리프는 그런 릭을 항상 추켜세워준다. 릭과 클리프 주변의 분위기와 1960년대 할리우드를 그린 시대적 배경에, 그 때 그 시절 미국 문화와 할리우드의 여러 소스들을 전혀 모르는 나같은 관객에겐 그저 상당히 지루하고 따분한 영화였다(참고로 릭과 클리프는 타란티노 감독이 가공해낸, 가상의 인물이다).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가 연출한 영화들 중에 가장 재미없게 본 영화일 것이다. 그만큼 어느정도 1969년의 할리우드를 알고 있어야 120%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극 마지막에 샤론 테이트를 살려내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모습을 보고 정말이지 절절히도 그 시절 할리우드를 사랑하는 인간이구나 라고 느꼈다. 뽀송뽀송하고 눈부신 옛 할리우드의 노스텔지어를 찬양하는 영화가 아니라 그 시절의 분위기, 사회상, 시대상을 전반적으로 상세히 그려내려 애쓴 영화다. 또한 샤론 테이트가 겪은 악몽보다 더 무서운 기억을 과감히 삭제하면서 애정을 넘어 감독 나름대로의 헌사를 바치는 영화라고 할까. 덕분에 스토리는 굉장히 단조로워졌고 샤론 테이트가 아닌 릭과 클리프에게 덤벼대는 상 또라이같은 맨슨 패밀리가 나오는 장면만 조금 웃겼다(특히 '새디'). 나도 클리프가 키우던 애완견인 '브랜디' 같은 녀석을 한 번 길러보고 싶었다.
영화의 주인공이 릭과 클리프인 탓에 샤론의 비중은 거의 없다. 애초에 샤론 테이트 사건을 뒤집으려 만든 영화였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걸 수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전매특허인 '수다' 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도 충분히 적용됐다고 하는데 이제 타란티노 감독도 나이가 들었는지 예전보다 못했다. 그나마 볼만한 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미친 연기력. 그리고 클리프의 멋진 스타일. 요거 두 개다.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캐릭터 특성상 연기를 하는 연기를 계속 관객에게 보여줘야 했는데 실제 디카프리오도 저런식으로 연기를 할 것 같아서 굉장히 색다른 연기를 보여줬달까(46세에 또 새로운 연기를...).
세 배우들 끼리의 합 보다는 각각 보여주는 매력(마고 로비는 별로 한 게 없지만)를 단락별로 나눠놓은 느낌이라 케미가 좋다느니 하는 말은 죄다 거짓말이다. 차라리 클리프는 이소룡과의 케미가 재미있었다.
이소룡의 딸이 자신의 아버지를 오만한 싸움꾼으로 희화화했다고 감독에게 볼멘소리를 했다는데 영화에선 딱히 그정도로 거만하게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브래드 피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마고 로비가 함께했다고 해서 굉장히 기대했던 영화였는데 그네들만 아는 영화적 지식들 덕분에 나같은 영화 문외한(!)들은 별로 알고싶지도 않은, 그래서 더 재미없어지는 영화였다. 타란티노 감독도 이제 정말 늙었는지 심하게 폭력적인 장면이 1도 등장하지 않는데 대체 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는지 이해가 1도 되지않는 영화다. 소재와 반전, 그리고 상영 등급으로 관객을 낚는 신묘한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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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키영상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한 개가 나온다.
주인공인 릭 달튼이 담배 cf를 찍는 장면인데 안봐도 무방한 개그 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