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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Jan 16. 2020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리뷰 쿠키영상 없음

스타워즈 시리즈의 골수팬이 아님을 감사하게 되는 영화.

드로이드를 과소평가하지 마.

다크 사이드는 우리 본성 안에 있어, 인정해.

나와 함께하길...











스타워즈 시리즈의 골수팬이 아님을 감사하게 되는 영화.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42년만에 스타워즈 사가의 완결을 지은 영화다. 스페이스 오페라의 장대한 서막을 열었던 스타워즈의 아버지, 조지 루카스가 스카이워커 가의 비극을 '포스'에 싣고 그 당시 영화 기술력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광활한 우주를 스크린에 담아내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4~6을 만들었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기술이 나아지면 후속편이자 프리퀄을 만들겠다 장담했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1977)'이 나온 뒤 22년이 지난 세기말 부터 약속대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1~3을 차례대로 선보이며 스타워즈 사가의 세계관을 더욱 견고히 다져갔다. 조지 루카스가 설립한 '루카스 필름'이 2012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에 인수되면서 다스 베이더, 한 솔로, 레아 공주, 요다, 츄바카 등의 오리지널 캐릭터들 역시 디즈니 산하로 편입되어 새로운 태동을 맞이하게 되었고 드디어 2015년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헐리우드의 유명한 떡밥쟁이이자 그야말로 헐리우드 키드 그 자체인 'J.J. 에이브럼스' 가 감독과 각본, 제작까지 참여한 스타워즈 6부작의 첫 후속편은 기존 팬들과 새로 유입될 신생 팬들을 위해 여러가지 장치를 준비했었지만 뻔하디 뻔한 '반복 플롯' 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되었고 헐리우드에서 불고있는 PC바람에 가장 앞장서서 달리고 있는 디즈니의 입맛대로 신흥 여자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스타워즈 사가에 어울리지 않는 치장을 해 나가게 되었다. 다스 베이더의 카리스마 발끝에도 못미치는 카일로 렌의 능력, 루크 스카이워커와 비슷하게 출생의 비밀을 안고 등장하여 포스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레이의 정체성 등 하등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를 새 것이라며 등장시킨 디즈니와 헐리우드의 작태에 기존 팬과 새로 유입된 팬들은 극과 극의 평가를 내렸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피소드 4~6의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그대로 등장시켜, 대를 물리는 포스의 힘을 구현하면서 스페이스 노스텔지어를 아련하게 복기하는 스토리텔리에 ''쌍제이(J.J. 에이브럼스)'는 그야말로 스타워즈의 덕후였구나'를 실감하게 만들었다. 그 뒤 스타워즈 사가 최대의 문제작인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2017)'가 공개된다. PC열풍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는 이 작품은 40년을 이어온 스페이스 오페라 프랜차이즈 무비에 더해진 디즈니의 입김이, 거대한 시리즈물의 종말을 고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를 눈으로 보여주면서 기존팬 신생팬 할 것 없이 야유를 보냈다. 결국 '라이언 존슨' 감독이 싸질러놓은 전편의 거대한 똥을 치우려 J.J. 에이브럼스가 다시 각본, 제작, 연출을 하면서 본작으로 복귀했는데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그야말로 스타워즈 시리즈의 골수팬이 아님을 감사하게 되는 영화다.

서로의 포스가 연결되어 있어, 시시각각 상대방의 위치와 감정을 읽어낼 수 있는 '카일로 렌(아담 드라이버)'과 '레이(데이지 리들리)'. 죽은줄로만 알았던 '펠퍼틴(이언 맥디어미드)'이 다크 포스를 앞세워 렌을 조종하고 레이를 노린다. 거대한 전쟁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마지막 싸움에 소수의 저항군들이 출격하여 라스트 오더를 격침하려 하고 레이는 스스로의 운명에 이끌려 펠퍼틴을 직접 찾아간다. '어찌됐든 모든 것은 끝났으니, 다 괜찮은거 아니예요?' 라고 외치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은 전작 라스트 제다이에서 시리즈를 대차게 말아먹은 라이언 존슨이 저지른 막장 전개를 어떻게든 수습하려 애쓴 티가 난다. 새로운 악당이었던 '스노크'를 전편에서 죽여버림으로써 마땅한 악역을 찾느라 펠퍼틴이 재등장하게 되고 덕분에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했던 모든 일들은 다 헛짓거리가 되어버렸다. 

카일로 렌은 '한 솔로(해리슨 포드)'와 '레아 공주(캐리 피셔)'가 낳은 아들이었지만 다크 사이드에 물들어 아비를 죽이고(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어머니를 적대시한다. 새 시리즈 첫 번째부터 다스 베이더의 하이바에 그렇게 목숨걸던 꼬맹이가 레이 덕분에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끝내는 레이의 조력자가 되는 모습을 꽤 그럴듯하게 연기한 아담 드라이버는 전작들의 '발연기', '다스 베이더 경의 발톱의 때만도 못한 캐릭터' 라는 오명을 스타워즈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어느정도 씻게된다.



시리즈 마지막인데 헬맷도 못 쓰고 미역머리가 되는 카일로 렌.



PC열풍의 주역이었던 '레이(데이지 리들리)'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에서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스카이워커 집안과 피로 맺어진 인물이다' 라는 떡밥을 무수히 뿌렸건만 라이언 존슨 감독의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 에서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인간도 노력하면(?) 포스를 잘 다룰 수 있다' 라는 설정으로 앞의 말을 뒤집는다. 초반의 캐릭터 설정을 만들어놓은 J.J. 에이브럼스는 본작에서 '알고보니 레이는 펠퍼틴의 손녀였어!' 라며 라이언 존슨 감독의 설정을 또 한 번 뒤집는다. 펠퍼틴이 살아돌아온 것 만으로도 이가 갈리는 고전 스타워즈 팬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지만 쌍제이의 선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토리의 큰 흐름만 메꾼탓에 모이고 모여 구멍 덩어리가 된 플롯과 설정의 붕괴는 쌍제이도 막지 못했다. 순전히 '느낌' 에 의해 거대 전함과의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던 '핀(존 보예가)', 라스트 오더에 투입된 전함들이 몇 척인데 고작 수십대의 민간 항공기에 맥을 못추게되는 악당들, 펠퍼틴과의 최종결전에서 뜬금없이 모든 제다이들의 힘을 원기옥처럼 모아 '라이트닝 반사♥︎' 로 싸움을 끝내는 레이, '랜도(빌리 디 윌리엄스)'가 끌고온 민간 우주선들을 어떻게 모아왔는지에 대한 설명 스킵, 그 위대한 팰퍼틴의 아들임에도 별다른 힘이 없이 죽어나갔던 레이의 아버지, 별다른 수련 없이 갑자기 굉장히 강해져버린 레이의 포스, 친조카(렌)에게 다크 사이드의 힘이 엿보여 죽이려고 들었던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 가 팰퍼틴의 손녀인 레이에게는 제다이의 희망이라고까지 얘기한다는 점 등 이 외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헛점들이 즐비한 영화다. 잘 생각해 보면 조지 루카스가 완성시킨 거대한 서사에 디즈니가 프랜차이즈라는 명목으로, 팬들의 호주머니나 털 작정으로 만들어낸 3부작이라고 보면 딱 맞다. 에피소드 4~6과 에피소드 1~3에는 그래도 철학과 메시지, 상도덕 같은게 느껴진다. 감독과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영화에 임하는 감정같은게 느껴지는 스타워즈 사가라고나 할까. 하지만 2015년 부터 제작된 후속편 3부작은 스타워즈 변방의 이야기라고 해도 못 믿을만큼 기괴하고 한낱 팝콘무비로 전락해 버렸다. 가만히 보면 조지 루카스가 만든 스타워즈 1~6편엔 부제로 꼭 '에피소드' 라는 말이 붙어있는데 디즈니가 만든 새로운 3부작엔 '에피소드' 라는 명칭 없이 부제만 달려있다. 마치 조지 루카스가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작된 시리즈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

아무튼 레이는 최종결전 후, '네 이름이 뭐니?'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묻는 말에 '레이 스카이워커' 라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이른다. 특히 레아 공주와 루크 스카이워커가 타투인 행성의 노을지는 배경에서 웃음을 띄며 레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거짓말 안하고 1970년대 스타워즈를 보는 느낌이었다(안 좋은 뜻으로). 혈통을 그렇게나 중시하던 스타워즈 시리즈에 할배에게 받은 피와 신념 하나로 다크 사이드를 이겨낸 소녀의 파란만장한 모험이었다(염병).

나처럼 스타워즈의 라이트한 팬(시리즈에 정통하지는 않으나, 대충 전 편 모두 보긴 했고 실시간으로 개봉되는 영화들을 극장에서 관람까지는 하지만 속편을 볼 때마다 앞의 스토리가 통 기억이 1도 나지 않는 사람들)도 이정도인데 스타워즈 골수팬들은 오죽할까.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 3억 달러를 쏟아부은 제작비는 9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수입을 벌어들이면서 진골팬과 신생팬들 모두에게 대차게 까이긴 하지만 그래도 볼 사람들은 모두 본 작품이 되었다. 시리즈물은 이게 함정이다. 스토리라인이 거지같고 개연성, 설정 모두 엉망진창이라고 해도 '마지막 편이니까 그래도 봐줘야지...' 라며 흔쾌히 지갑을 여는 착한(!) 관객들이 이렇게나 많다. 다른 시리즈도 아니고 무려 스타워즈(와 디즈니)가 이 꼴이 날 정도. 헐리우드에 있는 모든 프랜차이즈 영화들은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로 좋은 방패막을 갖게됐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 그래도 볼만한 지점은 하나 있다. 바로 영화 초-중반, 렌이 타고온 비행선 날개를 광선검으로 쪼개는 장면. 물론 그거 하나 뿐이다(두둥-). 렌과 레이가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데스 스타('죽은 별'로 번역했어 미친 번역가가...)씬은 진짜 역대급 광선검 대결이었다. 심각할 정도로 동작이 느리고 짜여있는 합이 눈에 그대로 보일 지경.





한가지 다행인 점은 스타워즈 - 라스트 제다이에 갑자기 나와서 짜증날 정도로 PC PC 거리던 '로즈 티코(켈리 마리 트란)' 의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대사도 거의 없으며 등장씬이 죄다 누군가와 함께 나오는 장면들이라서 안구정화가 따로 필요 없었다.

스타워즈 7~9 보다 사심없이(?) 만들어낸 '스타워즈 스토리 - 로그 원' 을 한 번 보는게 시간절약에도, 정신건강에도 좋다.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영화였으며 설정이든 뭐든 다 집어 치우고 일단 끝은 내겠다는 J.J. 에이브럼스의 고뇌와 설명없이 대충 보여주는 감독 특유의 기질이 빚어낸 최악의 엔딩이었다. 물론 디즈니에서 이미 확장팩 같은 느낌의 '더 만달로리안'을 만들면서 스타워즈 세계관 공유는 끝없이 할 예정(이 기막힌 프랜차이즈를 굳이 여기서 끝낼 순 없지♥︎).


















+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의 쿠키영상은 없다.



++

굳이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인천CGV 아이맥스관에서 관람했는데 내 돈을 썼더라면 정말 아까워서 배가아팠을 것이다(CGV 2020 VVIP 특별관 쿠폰으로 관람했다♥︎).






CGV아이맥스관에 가면 꼭 이 오프닝을 찍고있는 나를 발견한다(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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