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리는 겁을 먹었다.
사건이 실시간으로 생중계 되면서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걸 보고
우리는 본격적인 서바이벌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에
결국 겁을 한움큼 집어 먹었다.
옛 말 틀린거 하나도 없다고 했다.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
는.
말도 안되는 말이지만 생존은 해야 하니까 일을 해야 하고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4월 16이니까
정부는 믿지 말자 다짐에 다짐을 하고
그렇게 서서히 잊어간다.
다시 생업에 삶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티나는 거짓말로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도 아닌,
'아 몰라' 라는 편협한 자세를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정부 덕분에
그 사건을 슬몃 잊었다가도
가슴에 커다란 추가 밑으로 밑으로 심장을 잡아 당기듯이
괴로워진다.
이렇게 그냥 살아야 하는게 맞는건지
그냥 가만히 놔두면 살기 참 좋은 대한민국이지만
생각을 한번 더 하게 된다.
이렇게
그냥
살아야
하는게
맞는건지
왜 사건이 일어난지 근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인양조차 하지 않는지.
왜 시급한 일은 그냥 놔둔 채,
증세를 하고 국제시장을 질질 짜며 처 관람하고 세계 방방곡곡을 처 여행하고 부자를 더 부자답게 만들고 피해자의 가족들과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알바니 좌파니 종북이니 하며 처 손가락질을 지금까지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사건이 일어난 당일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강자들이 하늘 위에 군림하는 식민지 시대에 살고 있구나 싶었다.
어쩌면
우리를 먹고살기 급급하게 만드는 작금의 현실도
'아 몰라' 라는 안일한 대답을 하기 위해 만든게 아닌지,
빨리 잊을건 잊으라고,
생각할 여유조차 주지 않으려고 만든게 아닌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있다.
하나의 조악한,
그리고 매우 부조리한 판타지 영화 한편을 보는 듯.
영화에선 주인공이 죽거나 다쳐도
배우는 스크린 안에서 연기를 했을 뿐
실제로 죽는다거나 배우의 실제 성격이
영화 속 인물과 똑같다거나 하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죽었고
피해자의 유가족들은 지금도 힘들게 싸우고 있다.
먼 훗날
'이제는 말 할 수 있다' 같은 폭로 다큐멘터리 따위에서
이 사건을 볼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실시간으로 터진 사건을 전국민이 목도했었으니까
반드시 실시간일 때 배를 건져 올려서
사건의 타당성을 우리에게 입증 해야 한다.
타당성 따위가 있지도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