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존일기

flow

by 노군

나는 친구가 적다.


애초에 인맥이 재산이라는 이 시대에 인맥 관리 자체에 혐오감이 좀 있어서


피치못하게 친구들을 만나던 학창시절을 제외하곤

왕래는 커녕 거의 연락도 잘 안하고 산다.



그래서 주말마다 혼자 영화관을 찾아

매 주 영화 한 편씩 보는게 일과가 됐다.


왠지 그렇게라도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도 들긴 했지만

무엇보다 볼만한 영화가 매 주 개봉을 하니까.



그래서 주중엔 회사와 집 말고는 거의 나갈 일이 없다.

무슨 독거노인의 삶을 벌써부터 사는 느낌이랄까.



나는 인생에 있어서 어떤 '흐름' 이 있다는걸 믿는 편이라서

억지로 약속을 잡지도

억지로 술 모임을 만들지도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지도 않게 됐다.


그저 물 흐르는 대로

누군가 결혼하면 찾아가고

누군가 생일이면 선물을 주고

누군가 아프면 병원에 문명을 가고 하는 정도다.



가끔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친구 하객이 많지 않아서 걱정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모종의 공포감 조차 날 어찌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들 멀어져서


그러려니 하고 산다.



이런 나를 두고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보는 사람도 왕왕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마음에 든 사람에겐 간이고 쓸개고 몽땅 내어주는 타입이라

괜한 마음 쓸 일을 만들기 귀찮을 뿐.


그리고 사회성이나 사교성이 좋으면 또 어쩔껀가.


다 괜한 겉치레일 뿐인 시간낭비들인데.




나는 마음 맞는 사람 몇 명만 두고 가끔씩 오래보는게 좋다.


아주 끈질기게 말야.




단점은

가끔 주말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아서

새 일주일이 시작되는 월요일에 회사에 나가면

말 하기가 좀 어려워지는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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