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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30. 2016

신곡 연옥편

단테 알리기에리

지옥편의 마지막 장에서 지구를 관통하여 들어오게된 '연옥' 의 이야기이다.
연옥으로 들어가는 그 과정이 퍽 흥미로웠다.

연옥에서는
지옥에서 영원히 맛보게 되는 고통은 없지만,
허망하게 같은자리를 맴돌며 지상에 남은 자들의 기도로 구원을 기다리는, 참회하는 인간군상들을 그렸다.

그리고 드디어 단테가 고대하던 베아트리체가 등장하는데,
그녀와의 만남에 대한 묘사가 압권인 책이다.
그녀에 대한 그의 애정이 얼만큼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것 같은, 일반 사람을 거의 신격화 시켜놓은 단테의 문체 덕분에
책을 읽는 나조차도 순간 천사를 목도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 그녀가 말했다. "우리 마음을 이끄는
그야말로 유일한 선을 사랑하도록 그대를
바로잡아 주던 나를 향한 욕망 속에서,

무슨 웅덩이들이 가로막았기에,
무슨 사슬을 만났기에, 나아가는 길에서
희망을 그렇게 버려야 했나요?

어떤 이득이나 어떤 현혹이
다른 자들의 이마에서 보였기에
그들을 그렇게 부러워했나요?"

서러운 한숨을 몰아쉬며 나는
대답할 말을 쉽게 찾지 못했다. 내 입술은
가까스로 몇 마디를 만들어 냈다.

울먹이며 나는 말했다. "당신의 얼굴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을 때 세상이 내민
허망한 즐거움이 나를 방황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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