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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30. 2016

신곡 지옥편

단테 알리기에리

중세와 근대시대로 넘어가던 시기에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중세의 신학과 철학, 자연과학을 두루 수학했던
'단테 알리기에리(dante allghieri)' 의 고전이다.

문학가로 활동하던 와중 현실 정치에 관여하여 피렌체의 행정과 외교, 군사 방면에 주도적으로 활동을 하다
정쟁에 휘말려 1302년, 추방을 당했다고 한다.
그 후 사망할때 까지 피렌체로 돌아가지 못하고 유랑하며 여러 작품을 펴냈었는데, 
1304년부터 1320년까지 구상하고 집필한 책이 바로 이 '신곡' 이라고 한다.

신곡은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지옥-연옥-천국(작품 발표순)' 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며 시적인 표현으로 이루어져 있는게 특징이다.

워낙 오래전에 발표된 책이라서 단테가 꿈을 꾸었다던지
혹은, 직접 경험했던 일화로 꾸며져 있는줄 알았던 나의 희망을 뭉텅 깎아버린,
오롯이 단테의 상상만으로 꾸민 지옥의 배경과 그 속에 갖혀 온갖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단테 주변(과 전설속)의 실존인물들에 대한 절절한 표현이, 읽는 내내 '착하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감상을 지극히 방해하는 번역가의 '주' 는, 오히려 없는 편이 나았을 정도로 도움이 그리 많이 되지는 않고,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 교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한 사람(내가 여기에 해당된다)은
정말이지 무슨 말을 하는지 통 알수가 없는 책이다.

지옥 속에서 비탄에 빠져 '현재' 를 뺀, '과거' 와 '미래' 만 볼 수 있는 지옥 속 인간들에게
그저 신비롭고 부러운 단 한명의 '산 사람' 인 단테의 존재는,
단테가 '(단테의 시점에서 보기에)그는 지옥에 갔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등장인물들에게 모종의 '기만' 을 선사한다.

기독교적인 이야기를 기반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와 단테가 여러 모습으로 '현실' 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상상했던
'지옥' 의 모습을 잘 섞어 만든게 바로 이 '신곡 - 지옥편' 되겠다.
'이전 전세계인들이 인정한 명작이니까 꼭 봐야해' 정도라기보단 그저 한낱 '인간' 이 꾸며낸 판타지의 일종이다.
(나는 바로 앞에 읽었던 황경신의 책에서 인용한 문구 덕분에 이 책을 읽고 싶어졌었다)

이야기를 진행하는 와중에 시종일관 독자에게 말을 건다던지,
단테 스스로 독백을 하는 모습 등은 퍽 재미있었다.
훗날 그리스 로마 신화를 어느정도 탐독한 다음에 다시 읽으면 새롭게 들리게 될 이야기이다.













『꼭대기에 도착했을 때 나는
얼마나 숨이 가빴던지,
더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이제야말로 네가 나태함을 벗어 버릴 때로구나.
베개를 베고 이불 속에누워 편안함을 즐기다가는
명성을 얻을 수 없느니라!

명성 없이 삶을 소모하는 사람은
허공의 연기나 물속 거품과 같은
흔적만을 세상에 남길 따름이다.

그러니 일어나라! 무거운 육체에 눌려
주저않지 않으려면, 모든 싸움을
이기는 정신으로 숨 막히는 어려움을 극복하여라.

우린 더 높은 계단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놈들에게서 벗어났다고 다 끝난 것이
아니다. 알아들었으면 용기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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