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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30. 2016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필립 k. 딕

필립 k. 딕이 작품활동을 하며 약물에 찌든 삶을 살아가던 시절에 집필한 소설.
약물남용을 통해 소설의 소재를 얻는 식의 기괴한 방법으로 역시나 역사에 남을만한 여러 기괴한 소설들을 창조했다.
약을 복용함으로써 본인이 체감하는 여러 감정들을 소설에 투영시킨 것.
(심지어 본 작품에선 그가 실제로 탐닉했던 약물의 이름이 동일하게 쓰인다)

1971년 필립 k. 딕이 생활고에 못이겨 딸을 데리고 가출을 결심한 아내 덕분에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병원에 들어가기 직전에 써 두었다가 1년여간의 치료 뒤 마무리한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다.
그래서 흥미롭다거나 매끄러운 이야기 진행보다는,
덜걱거리는 분위기 속에서 유독 인간의 본성과 더불어 현실과 비현실에 관해 심할정도로 추궁을 해 대는 탓에
소설 속의 주인공이 가혹하게까지 여겨지는 작품이다.
(뜬금없는 결말도 억지스러운데가 있고)

앞서 읽었던 '작년을 기다리며' 에서 보여준 '평행 우주' 와는 다르게
'다중 현실' 이라는 소재를 고안해 냈지만 완벽히 이해하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약물 복용자를 '신' 으로까지 추대시키는 부분은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최대의 약점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21세기를 그리면서 작품을 그리던 시절들의 '노스텔지어' 를 자아내는 그만의 솜씨는 늘 탁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일로 미루어보면, 이 세상에서 그 자신 이외에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어 보였다. '그의' 상황이 변한것뿐이었다. '그들의' 상황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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