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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Sep 30. 2016

이터널 모닝 1집 앨범리뷰

soundtrack to a lost film

eternal morning is tablo + pe2ny

all music composed + arranged by eternal morning
instrumentation + programming by eternal morning
words written by tablo

additional instrumentation performed by the eternal morning orchestra :
piano + keyboard by jinwon jang
guitars by seung hyun lim
contrabass + bass by dong geun lee
saxophone by jung sik lee
strings by asher lee & the eternal strings
turntables by dj friz
voice by jisun, jiae, hee seung, yamada sakaya, myk, tablo

recorded + mixed by seung hyun lim, pe2ny
mastered by hyo young choi

photographed + designed by heesoo kim
a&r by seung whee jeon, young jun lee, il hwa hong, young chan chang
promotion + marketing by jun cheol bae, ji young lee

producers : tablo + pe2ny
executive producer : joong yup lee, woollim entertainment



1. eternal morning (opening credit sequence)
2. plastic umbrella (an erotic film)
3. love is (a romantic comedy)
4. white (an epic film)
5. the 8th day (a science fiction film)
6. rainclouds in my room (a dramatic film)
7. holden caulfield (an animated film)
8. fingerprints (a suspense film)
9. black shoe (a horror film)
10. city that never sleeps (a gangster film / film noir)
11. father's watch (a children's film)
12. eternal mourning (ending credit sequence)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힙합 프로듀서 페니의 프로젝트 'eternal morning' 의 데뷔앨범.

내가 타블로를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다른 뮤지션들이 못했던 작업들을 위주로 일을 해내는 데에 있다. 뮤지션이 일련의 작업물을 대중에게 꾸준히 내 놓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흥행력과 네임벨류가 있어야 하는데, 타블로는 에픽하이라는 힙합 그룹을 하면서 이미 흥행을 인정받았고 그가 손대는 것마다 침체되어가는 한국 음악시장에 크거나 작게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내고 있다. 물론 다른 시각에선 '다작 뮤지션' 이라며 '숨 쉬듯이 앨범이 나온다' 라는 웃기는 소리도 있지만 분명 시대를 약간만 다르게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을 법한 뮤지션이 아닐까. 그점에 있어서 본 앨범은 거의 연주곡만 담겨 있는 앨범으로, 가요시장에서는 이전에 없던 시도를 함으로써 또하나의 이름을 남기게된 셈이다. 아쉽게도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가 심의에 걸려 공중파에서는 틀어지지 못했었지만 앨범 발매 첫날만에 1만장을 넘기는 파급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함께한 프로듀서 '페니' 의 역할도 컸지만, '네임벨류' 라는게 어떤건지 잘 보여준 한 예가 되겠다. 또한 그것에만 안주하지 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는게, 본 앨범을 들어보면 알게된다. 앨범을 둘러보면 타이틀이 말해주듯, 모든 수록곡을 영화 사운드 트랙 처럼 작업을 한게 보인다. 그만큼 두 뮤지션의 영화에 대한 애착이 얼만큼인지 보여주는 예가 되겠다. 앨범의 전체적인 큰 틀을 한편의 영화의 사운드 트랙의 범주에 넣고 한곡 한곡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에 어울리는 곡들을 실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현악에도 손을 대는 타블로와 페니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앨범.



eternal morning (opening credit sequence)
소제목이 말해주듯 이터널 모닝이라는 큰 틀을 시작하는 오프닝 곡. 

plastic umbrella (an erotic film)
상쾌한 오프닝에 빗대어 보자면 약간 김빠지는 곡이다. 소제목 처럼 에로틱 영화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었기 때문이지만 아무래도 곡 순서를 잘못 정한 듯. 

love is (a romantic comedy)
앞 곡, 플라스틱 엄브렐라보다 더 느린, 슬로우 템포의 곡. 로맨틱 코미디보단 에로틱 영화에 어울린다.

white (an epic film)
앨범의 타이틀 곡. 아마 본 앨범을 기획하기 전의 단계에서 부터 완성해 놓은듯한 좋은 곡이다. 훌륭한 사운드 위에 랩을 얹으면 더 멋질것 마냥 주로 힙합 비트가 흘러나온다.

the 8th day (a science fiction film)
인트로의 박수 소리가 독특한 곡. 소제목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치 sf 영화에서 기계를 발명한 박사가 대중들에게 자신의 창조물을 보여주는 장면이 떠오른다. 앨범을 통틀어 한국어 가사(?)가 나오는 유일한 곡.

rainclouds in my room (a dramatic film)
앞의 곡들과는 다르게 살짝 템포를 올린 곡. 이런 흐름의 곡에는 알렉스(클래지콰이)의 목소리가 딱 이라는 걸 알아차린 건가.

holden caulfield (an animated film)
에픽하이의 4집 앨범에도 수록됐던 곡. 애니메이션 영화에 어울리는 곡이라고 써놨지만 아마도 그 애니메이션은 공포물.

fingerprints (a suspense film)
소제목처럼 서스펜스 영화에 딱 어울리는 곡이다. 짧지만 긴장감을 유발하는 트랙.

black shoe (a horror film)
앞 곡, 'fingerprints' 와 연결되어 있는 곡. 충분히 공포감을 유발시키는 트랙이다. 야마다 사카야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city that never sleeps (a gangster film / film noir)
소제목에 어울리게 곡 초반부에 흐르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는 마치 집 밖에서 나는 냥 들린다. 중반부의 잠깐 비트가 바뀔때는 주인공이 진중한 고민을 하는게 느껴진다.

father's watch (a children's film)
소제목처럼 동심을 생각나게 하는듯한 바이올린 선율이 포인트인 곡. 맨 끝부분의 시계 소리는 시간이 거꾸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eternal mourning (ending credit sequence)
앨범을 닫는 곡. 아마 앨범에 실린 곡들 중에서 가장 빠르고 급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곡이 아닐까 싶다. 약간 중국 느낌도 난다. 그 사운드 위에 타블로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어찌보면 겉멋만 잔뜩 든 두 힙합 프로듀서의 거창하고 쓸데없는 프로젝트라 여길수도 있다. 실제로도 그런것이, 이 앨범에는 가사는 커녕 어떠한 메시지조차 제대로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 를 해보는건 세계의 모든 뮤지션들에게 영원한 과제이자 숙제이기도 하다. 내가알기로 지금까지의 한국 음악에서는 이런류의 작업이 이루어진적이 한번도 없었다. 게다가 나름의 흥행도 했으니 1석 2조 아닌가. 조금만 다른쪽을 바라본다면 누구나 이 앨범을 즐길 수 있다.


추천곡
eternal mourning (ending credit sequence), the 8th day (a science fiction film), white (an epic film), father's watch (a children's film)





앨범은 카레봉지에 연필과 함께 담겨있었다(연필은 아직 가지고 있는데 귀찮아서 안찍음).


깔끔한 앞-뒤 커버.jpg


재킷은 고전 영화들에서 따온듯한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각 곡들마다 설명이 짧게 되어있는게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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