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군 Oct 02. 2016

내부자들

이런 여우같은 곰을 봤나.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집니다. 적당히 짖어대다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사람들이 날 어떻게 기억할라나?                       






            







영화의 중심축을 맡은 이병헌의 존재감이 8할인 영화.  


배우의 사생활이 얼마나 문란하던지 이 영화를 2015년 11월 20일 기준 벌써 60만명이 봤다.

함께 출연한 백윤식아찌나, '모두의 경영' 이경영의 사생활들은 '이산타' 라는 큰 보호막에 가려져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그정도로 이병헌은 이 영화에 사활을 건 느낌이랄까.  



사생활 얘기는 이 쯤 해 두고.  

영화 '베테랑' 이 진작에 한판 신나게 흔들고 난 뒤라 이제는 벌써 식상해진 언론과 정계, 검찰 그리고 대기업들간의 먹고 먹히는,

마치 우로보로스같은 이야기다. 


잠깐. 여기 스파이가 숨어있는데?



'펜은 칼보다 강하다' 라는 정신으로 살아가며 대기업(오회장, 김홍파) 과 유력한 대통령 후보(장필우, 이경영) 를 뒤에서 디렉션하는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 거기 한복판에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있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가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보려다 팽당해버린 안상구에게 늘 승진을 원하지만 빽도 없고 족보도 없는 검사 우장훈이 제안을 하지만 결코 승산이 잘 보이질 않는 게임이다.  


영화 중-후반에 이강희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들은 괴물이야. 물리고 뜯기고 싸울수록 더 거대한 괴물이 된다고."


앞으로 일어날 판을 문장 그대로 보여주는 감독의 패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에 나온, '극중 내용은 허구이며, 혹시라도 극중 내용과 같다면 우연에 의한 일치입니다' 라는 말이

전혀 우연의 일치가 아닐거라는 생각에, 더하면 더했지 우리가 본 것보다 덜하진 않을거라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졌었다.  



뭐, 이런 저런 감정들도 뻔할만큼 클리셰 또한 극 내내 뭉텅뭉텅 덩어리째 걸리곤 하는데,

그걸 간간히 환기시켜주는게 바로 배우들의 연기다.


거의 슬래셔 무비인것 마냥 잔인한 장면들이나

굳이 길게 안넣어도 됐을법한 성폭력에 가까운 성접대 장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쌍수들고 환영할만한, 웃음지으며 볼만한 영화는 절대 아니란 얘기다)


그 외에는 별다른 기교없이 그저 배우 하나만 믿고 쭉 나간다.  

초반부의 지루한 전개나 후반부의 억지스러운 반전을 위한 장치들은 굳이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됐을법 했다.

영화가 거의 끝나가는 와중에 클라이막스(영화의 제목과 같다) 를 갑자기 급하게 터뜨리는 모양새라 좀 엉성해보였다.  


원작 웹툰을 전혀 보지 않고 영화를 봐서 그나마 이정도 재미는 찾은것 같다.  










+

위의 대사란에도 써놨지만 극중에서 우장훈 검사에게 안상구가하는 말('사람들이 날 어떻게 기억할라나?') 이 꼭 지금의 이병헌의 상황에 딱 맞는,

뭔가 인생 대사같아서 대체 감독이나 캐스팅 디렉터 들에게 얼마나 부탁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캐릭터를 잘 잡았고, 아주 잘 소화해냈다.


뚜껑을 열기전엔 '에이 그래봤자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조승우 횽과 백윤식 아찌나 보러 가자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가서 보니 조승우고 백윤식이고 보이지도 않음.  







진짜 날고 기던 깡패에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얼마 뒤에 라면을 먹던 모습이 진짜 어찌나 짠하던짘ㅋㅋ

(안상구라는 캐릭터가 애초부터 영화광으로 설정되었다던데 거의 편집 되서 디렉터스컷은 3시간 40분 정도 된다고 한다. 잭 니콜슨의 '차이나 타운' 을 오마쥬한 첫 등장씬이 있다고..)     





   

++

이런 선 굵고 큼직한 영화엔 늘 그렇듯이 눈에 띄는 조연들이 등장하는데, 의외로 본작에 등장한 배성우나 김대명을 기억에서 희미하게 만든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장필우가 데리고 있는 조상무역으로 나온 조우진이라는 배우다. 


대체 언제 어떤 배우에게 느껴보고 또 얼마만에 느낀건지는 모르겠는데(아마 추적자의 하정우?),

평범한 회사원같은 외모에 소름끼치는 역할을 맡았다.   


그리고 또,  


왕년에 잘 나갔던, 안상구가 연예기획사에서 일을할때 데리고 있던 주은혜-주마담 역할을 맡은 이엘이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인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잔 하자' 를 안상구에게 각인시킨 여자이기도 하다.  

남자들 득실거리는 본작에서 거의 유일하게 분량이 많은 여배우였는데 스틸컷도 저거 희미하게 나온 저거 달랑 하나고

프로모션 이미지도 한개도 안걸어놔서 참

기획사 사장님이 로비를 제대로 안했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이렇게 생긴 배우다.  

영화 첫 등장씬에서 얼굴이 제대로 안잡히는데,

진경 누님인줄 알았다. 


두 사람이 먼 친척이거나 조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아서 깜짝 놀랬다.

(진경누님이 베테랑에 이어 또 규모가 큰 영화에 나오나 싶었는데 아니어서 살짝 아쉽) 






매거진의 이전글 더 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