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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원더버드 1집 앨범리뷰

the story of a lazy bird

executive producer 유재학
producer 원더버드, 장화영
production coordinator 이기환
director 김준원
recorded and mixed by 송필원 at tgr studio
assistant engineer 류철민
mastered by andrew garver at a&m mastering studios l.a
management 임경민, 한승수, 순훈기
photography 김욱, 박용준 (video & film), 박희성, 김연희
stylist 박은주, 김우선, 정유나, storm (장영진, 박주영), levi's
design 한明수

1. 악어새Ⅰ
2. 옛날사람
3. 핑키의 노래
4. 액션미녀
5. 아침은
6. 기타맨과 히피걸
7. 흙탕물
8. 사랑이 아니야
9. 노래하지 않는 새
10. 악어새Ⅱ
11. 또다시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 인디씬의 드림팀 조합이었던 원더버드의 데뷔 앨범.

이 글을 쓰는 2010년 현재, 원더버드의 초기 멤버들은 거의 모두 대단한 뮤지션이 되어있다. 이 밴드의 면면을 살펴보면 보컬 고구마, 기타리스트 신윤철, 베이시스트 박현준, 드러머 손경호로 꾸며져 있었다. 고구마는 일렉트릭 듀오 '모조소년' 으로 살짝 활동했다가 지금은 뭐하는지 모르겠고, 신윤철은 '서울전자음악단' 으로, 박현준은 비행선을 비롯, 여러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고, 손경호는 문샤이너스에서 활약중이다. 본 앨범 이전부터 여러 밴드에서 몸담아왔던 이들이 모였던 밴드가 바로 원더버드였다. 애초에 프로젝트 형식으로 꾸몄는지는 모르겠지만 데뷔 앨범 한장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사운드와 묘한 중독성있는 음악을 만들어 내 버려서 다시 이런 조합을 볼 수 없다는게 그저 안타까운 뿐이다.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흥겹고 귀에 잘 감기는 멜로디들로 이루어진 트랙 리스트들은, 세기말에 나온 걸작이라 칭하고 싶을 정도로 깔끔하고 정갈하다. 진중한 사운드 위에 즐거운 락앤롤 리듬이 앨범 전체적으로 어우러져있는, 다시는 나오지 못할 앨범이다.

악어새Ⅰ
밴드 명처럼 오묘한 이야기들을 담고있는, 마치 밴드의 주제가 같은 앨범의 첫번째 트랙. 거친 사운드 뒤로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옛날사람
앨범의 타이틀 곡. 이 곡의 작사를 맡은, 보컬리스트 고구마의 알다가도 모를것 같은 심정이 잘 담겨있는 가사를 쫓아가다보면 이미 노래를 같이 따라부르는 자신을 발견하는 곡. 가사중에, 생뚱맞은 '멀지않아 당신도 만날거야 예쁜여자, yeah-' 부분이 포인트.

핑키의 노래
기타리스트 신윤철이 직접 작사-작곡, 보컬까지 맡은 곡. 재킷에 찍혀있는 강아지와 가사 내용덕분에 신윤철이 직접 기르던 강아지에 대한 곡이라는걸 알 수 있다. 직접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은근히 가사 내용이 떠오를법한 곡.

액션미녀
제목처럼 시종 재미있는 가사들과 나레이션-효과음이 눈길을 끄는 곡. 앞서 나온 '옛날사람' 과 더불어 장기하와 얼굴들의 '미미 시스터즈' 의 춤사위가 떠오르는 곡이다.

아침은
보컬 고구마가 작사-작곡한 곡. 한껏 자신들을 표현했던 '삐삐롱 스타킹' 때 보다 조금은 다듬어지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곡이다.

기타맨과 히피걸
그루브한 비트가 제일 먼저 귀에 들어오는 곡. 신윤철이 작사하고 박현준이 작곡을 도왔다. 보컬은 역시 신윤철.

흙탕물
초반에 양쪽으로 나뉘어 들리는 사운드와 보컬이 포인트인 곡. 신윤철이 작사-작곡한 곡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생각을 살짝 제시하는 곡이다.

사랑이 아니야
고구마가 작사-작곡한 곡. 제목처럼 참으로 고구마다운 가사와 사운드를 갖고있는 곡이다. 익숙한 멜로디가 귀에 잘 감기는 곡.

노래하지 않는 새
신윤철의 투박한 보컬이 눈에 띄는 곡.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새들의 자유를 뺏은 이야기들을 풀어낸 곡이다.

악어새Ⅱ
앨범 맨 앞에 있던 '악어새Ⅰ'을 리메이크한 곡. 원곡보다 훨씬 재미있고 리듬감있는 사운드가 눈에 띄는 곡이다.

또다시
앨범의 마지막 곡. 고구마의 완급을 조절하는 보컬과 각 멤버들의 연주력이 빛을 발하는 곡이다. 이 곡을 들을수록 다시는 원더버드의 사운드를 듣지 못하는 아쉬움이 더욱 뭍어난다.

원더버드는 이 앨범의 활동 이후, 신윤철과 손경호가 여성 보컬을 영입하여 같은 이름으로 두번째 앨범을 발표하지만, 본 앨범보다 훨씬 미미한 인기를 얻게되어 원더버드라는 이름은 인디씬에서 영원히 잊혀지게 된다. 이렇듯 무언가 딱 들어맞은것 처럼 대단한 멤버들이 모여, 달랑 한장의 앨범만을 남긴채 사라져 버렸다. 아쉽지만 뭐 그런대로 괜찮은 앨범을 남겼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 법이다.

추천곡
사랑이 아니야, 악어새Ⅱ, 옛날사람, 액션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