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ptain america: civil war
i can do this all day.
(캡틴의 이 명대사, 정말이지 애정한다)
-그는 내 친구야.
-나도 친구였잖아.
토니 스탱크씨 계세요?
오 캡틴, 마이 캡틴.
마침내 2016년 상반기 극장가 최대의 흥행작이 공개됐다(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앞서 '마블 스튜디오' 는 2016년 상반기에 '인트로' 를 보여주듯 '데드풀' 을 비수기 직전에 공개했었는데
국내에서도 소소한 흥행으로 새로운 덕후들을 양산해냈으니 제 몫은 한 듯 보인다.
마블은 다음 달부터 분기마다 줄을 세워놓은 라인업으로 라이벌(?) 인 'dc 코믹스' 를 발도 들여놓지 못하게 할 심산인지 어쩐지 몰라도 디씨(와 워너) 측에선 똥줄이 타들어가고 있을거다.
아무튼 그건 그거고.
본 영화는,
어벤져스와 관련된 사고로 부수적인 피해가 일어나자 정부는 어벤져스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시스템인, 일명 '슈퍼히어로 등록제' 를 내놓는다. 어벤져스 내부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는 찬성파(팀 아이언맨) 와 이전처럼 정부의 개입 없이 자유롭게 인류를 보호해야 한다는 반대파(팀 캡틴 아메리카) 로 나뉘어 대립하기 시작하는데..
..라는 주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미 히어로가 한데 뭉뚱그려져 있는 어벤져스 시리즈로 재미를 톡톡히 본 마블이지만,
한 영화에 열 두명이나 되는 히어로(그것도 개인 타이틀이 전무한 뉴 히어로-블랙팬서와 리부트만 하다가 근 15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지나가버린 스파이더맨까지) 를 모아놓는다고 했을때 '과연 집중이 될까?' 라는 의구심이 가장 컸다.
무엇보다 원작과는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고,
또,
'시빌 워' 자체가 어벤져스 시리즈의 타이틀이 아닌, 캡틴 아메리카의 타이틀로 규정지어졌기 때문에 너무 어두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거의 정치 스릴러같았던 '캡틴 아메리카 2:윈터 솔져' 때를 기억해 보면..).
하지만 기우였을 뿐,
본 영화는 마블의 팬(원작 코믹스의 골수 팬들은 만족 할런지 모르겠다), 히어로물의 팬, 그냥 sf 영화의 팬, 일반적인 액션 영화의 팬, 그 모두를 만족시키는 아주 대단한 영화다.
기본적으로 캡틴 아메리카의 솔로무비중 3편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요 플롯을 이끌고 가는 이는 캡틴 아메리카(와 그의 오랜 친구 버키)다.
그 와중에 아이언맨이 빈정대는 고유의 캐릭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정부의 편에 서게 되고,
자비스의 화신인 비젼 역시 아이언맨을 따르고,
아이언맨에게 수트를 선물받은 워 머신은 뭐 원래 정부의 수하였으니 당연히 아이언맨을 따르고,
블랙 위도우는 알듯말듯하게 아이언맨을 따르며,
버키에게 묘한 감정이 있는 블랙팬서도 아이언맨을 따르게 된다.
아, 아이언맨이 예고편에서 데려온 스파이더맨도.
(아이언맨의 사상에 '동의' 를 하는거지, 그의 '부하' 가 되는 개념같은건 아님)
그리고 나머지,
어벤져스가 찢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벤져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자 하는 캡틴 아메리카는 정부에 반기를 들면서도 정의를 실현하려 하고,
윈터솔져는 뭐 캡틴 아메리카의 친구니까 당연히 그와 함께 할 거고,
이미 이전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캡틴과 투톱을 이뤘던 팔콘 역시 캡틴 아메리카 쪽에,
호크 아이와 자신의 힘에 부들부들 떠는 스칼렛 위치 역시 캡틴 아메리카 쪽에,
(호크찡 이번에 진짜 너무 늙게 나왔어 ㅠㅠㅠㅠㅠㅠ)
마지막으로 앤트맨(얘는 지 솔로 무비에서 팔콘이랑 싸우다 정든 듯) 도 캡틴 아메리카 쪽에 붙는다.
(호크찡과 앤트맨의 공항 씬 콜라보)
이렇게 놓고 보니 양 쪽의 밸런스는 차치하고, 블랙팬서와 스파이더맨(블랙팬서는 솔로 무비가 단 한편도 없고, 스파이더맨은 새로운 리부트를 준비중이다) 을 너무 급하게 우겨넣은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 둘이 끼어드는 과정을 굉장히 잘 풀어냈다(시나리오 작가들, 진짜 상줘야돼).
열 두명이나 되는 히어로들이 치고박는 영화이다 보니, 전체적인 스토리는 물론이고 이야기가 산으로 가지는 않을까, 행여 집중도가 떨어지진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지만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의견차이를 중심으로 히어로 개개인의 능력과 왜 '그쪽' 편에 서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그러니까 앤트맨은 왜?) 를 아주 멋지게 버무렸다고 할까.
그렇다고 이전에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우리가 충분히 맛봤던 '화려한 뷔페식' 이라기보단,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의 닳고 닳은 이야기가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있기 때문에
'유기농 식단' 처럼 보이는게 바로 이 영화의 장점이다.
(캡틴 아메리카 1편을 재미있게 보지 않은 이들도 2편은 충분이 재미있게 봤다고들 한다. 나도 그랬고)
또 한가지.
각 히어로들의 솔로무비들과 어벤져스 시리즈 두편으로 이미 보여줄 건 다 보여줬는데
보여줄게 더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생각을 깨 부숴주는게 블랙 위도우의 여전한 무술 실력(전 그녀가 적의 목에 다리를 감고 돌려 찍어 내리는 기술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이동 수단 사이를 비집고 굴러다니는 캡틴 아메리카의 절대 지치지 않는 체력이다.
두 사람을 보면서 '능력' 에 너무 목메지 않고
살과 뼈를 치는 '타격계' 로만 적을 제압하는 것에서 간만에 쾌감을 느꼈달까.
마지막으로,
앞으로 나올 스파이더맨의 리부트(그만 좀 해 이제..) 와 블랙팬서의 솔로무비가 너무 기다려지게 된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를 보면 말이다.
아주 적은 분량에 카메오로 출연할듯한 스파이더맨이 예상보다 '너무' 오래 나와서 놀랬고,
(젊은 메이숙모, 로맨틱, 매력적)
다시 고교생의 이야기를 그린다던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토비 맥과이어의 찌질하고 말수 적은 스파이더맨은 이제 톰 홀랜드의 깝죽대고 수다스러운 스파이더맨으로 이미지가 완벽하게 바뀔 것 같다. 근 10년 걸렸다 이 소니자식들아).
주인공의 체구가 좀 심하게 작은 느낌이지만 아이언맨도 스파이더맨의 리부트(그만 좀 해 이제..) 에 출연한다면 이제 리부트는 '스파이더맨: 홈커밍' 으로 끝이 날 듯.
블랙팬서는 마블 코믹스에 종종 나오는 비브라늄을 생산(?) 하는 와칸다의 국왕으로 등장하는데,
그의 보디가드로 보이는 헤괴한 두상을 한, 블랙 위도우를 위협하는 여성과
역사적으로 대를 이어오며 히어로질을 했다는게 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참 궁금하다.
(비브라늄에 대해 소상히 다루겠지 아마도)
아무튼 본작을 두고
마블의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최고' 라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선 트릴로지의 마지막 편이니 단연 넘버 원이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때에만 해도 코웃음을 치며 극장에서 볼 생각도 안한채 다운받아 봤던 내가 떠오른다.
미안하다.
본 영화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누구보다 정의롭고 또 정의로우며 마지막으로 한번 더 정의롭다.
그리고 절대 포기를 모르지(하루 종일 저 짓을 할 수 있다잖아).
아아니, 그게 그건 아닌거 같은데.
무엇보다
캡틴 아메리카에게 방패를 만들어준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노병으로서
아이언맨보다 훨씬 현명하고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현안' 을 보여준다(특히 맨 마지막 아이언맨과의 격전 끝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는 그냥저냥 보는 히어로물이었는데,
본 영화를 보고나서 캡틴 아메리카가 다시 보인다.
(아마 솔로무비 1편부터 다시 받아볼 지도.....)
여태껏 흥행이 저조할 때도 있었고 의외로 대박이 터진 경우(이게 다 아이언맨 1편 때문이지) 도 많았다. 마블은.
어디에 휘둘리지 않고(초반엔 많이 휘둘리긴 했음. 헐크도 두번이나 말아드시고..) 차곡차곡 히어로 개개인의 역사와 캐릭터를 쌓아간 마블의 힘이
어느새 이렇게나 커졌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part 1 & 2 는 또 얼마나 연출을 잘 할거야 루소 형제들께서.
성공한 덕후 형제들과 함께 feat. stan lee
아마 전 세계적 흥행 신기록은 떼어 놓은 당상일듯.
유유자적(?) 하며 배트맨과 슈퍼맨 꼴랑 두개로 빌어먹어가던 디씨는 이제 정말 큰일이 났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그래도 중박은 치지 않으려나.. 할리퀸과 조커 덕분에..)
디씨 힘내라!
+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쿠키영상은 2개다.
한개는 영화가 끝나고 주요 배우들의 이름이 나온 직후,
(배우들 이름나올때, 그림자로 각 히어로의 특징을 살린 이미지가 흐르는데 정말 잘 만들었다)
또 하나는 스텦롤이 다 올라간 뒤.
인천 cgv에 있는 1:1 비율 캡틴 아메리카 vs 아이언맨
(극 내에서 하이라이트 부분에 둘이 힘을 부딪히는 씬이 있는데 진짜 예술이더라)
아래는 팀 캡틴 아메리카를 응원해야 하는 이유.jpg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