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y
매미는 5~7.6cm의 날아다니는 곤충으로 전화벨보다 높은 120 데시벨의 소리를 내고 포식자를 피해 삶의 절반을 나무 위에서 삽니다. 매미는 많은 나라에서 부활의 상징이며, 땅 속에 들어가 최대 17년을 삽니다.
왜 하필 17년이야? 이유도 안나왔어. 일년이 사계절인 건 아는데, 왜 17년을 숨어 살아? 짜증나네.
-꿈을 잠시 미뤘군요?
-좋게 말하면 그런 셈이죠.
넌 어려서부터 항상 평점심을 잘 유지했어.
사업가 '조이 망가노(joy mangano)' 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부모님의 이혼과 자신의 이혼, 지하에 살고 있는 전남편, 늘 새로운 애인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의붓 자매, 이혼 후 방에 틀어박혀 tv에만 몰두하며 사는 엄마, 언제나 챙겨야 하는 아이들과 할머니..
정말이지 지난한 가정사를 등에 업고 성공신화를 써 내려간 한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의 주 내용은,
이혼한 부모님과 전남편, 할머니와 두 아이까지 떠안고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싱글맘 조이(제니퍼 로렌스).
자신이 꿈꿨던 인생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에 지쳐가던 어느 날,
깨진 와인잔을 치우던 조이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다.
아주 멋진 것을 만들어 세상에 보여주겠다는 어릴 적 꿈을 이루겠다고 결심한 조이는 상품 제작에 돌입한다.
"그냥 집에서 가족 뒷바라지나 하세요" "넌 할 수 없을거라고 수없이 경고했잖아"
그러나 사업 경험이 전무한 조이는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으며
여자에게 더욱 가혹한 비즈니스 세계의 벽 앞에서 매번 좌절하게 된다.
이 때 전 남편 토니의 소개로 홈쇼핑 채널 QVC의 경영 이사인 닐 워커(브래들리 쿠퍼)를 만나게 된 조이는
기적적으로 홈쇼핑 방송 기회를 얻게 되고 5만개의 제품을 제작한다.
하지만 단 한 개도 팔지 못한 채 처참한 상황을 맞게 된 조이는
결국 빚을 떠안고 파산 위기에 처하는데…
..라고 한다.
영화는 기-승-전-결 이라는게 무색할 만큼
조이의 사업이 잘 된다 싶으면 엎어지고 엎어지고 엎어진다.
그럼에도 조이는 묵묵히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데,
성공담을 담은 영화들이 늘 그렇듯이 새로운 반전이라던지 용기를 북돋는 한 마디, 활기찬 음악들이 이 영화에는 없다.
그래서 조금 낮은 평가를 받았는지도.
어차피 현실은 영화와는 달리, 감당하기 힘들어서 눈물이 왈칵 날것 같은 큰 어려움이 불현듯 닥쳐오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그 어려움을 수습해 나가고 견뎌 내야 한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런걸 담아냈다.
지금 날 막고 있는 벽 앞에서 '아 몰랑~' 하며 손 놓고 있을게 아니라
그 다음, 그 다음,
한 발, 그리고 다음 한 발
어떻게 내딛어야 하는지 주변에 얼마나 많은 장애가 있는지 확실하게 두 눈을 뜨고 현실을 직시한다는게 무엇인지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다.
그 다음으로 평가받게 되는건 온전히 '운' 과 '재능' 에 달려있는 거니까.
조이라는 실존 인물은 그녀가 노력하고 쏟은 눈물 만큼의 댓가를 현재 받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조이를 아주 훌륭하게 연기한 제니퍼 로렌스의 포스터가 참 마음에 들었던 영화다.
지난한 가정사라는게 뭔지 아는 사람들은 보는 내내 울컥울컥 할 듯.
+
극 중간에 아버지 회사 옆에서 실탄 사격 연습을 하는 아저씨들에게 총을 빌려, 조이가 한바탕 사격을 하는 씬이 있는데,
답답한 현실에 평정심이고 뭐고 등을 돌려버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짊어지고 가야 하니까
분풀이라도 하고싶던 그녀의 마음이 너무 절절하게 느껴졌다.
아 진짜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