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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03. 2016

리쌍 1집 앨범리뷰

leessang of honey family

executive produced by 이병두
all produced by 리쌍
all director by 리쌍
all rap arranged by 리쌍
recording engineered by 임계환, 엄찬용, 곽은정, 재용, 면숙, 이하린
mastering engineered by 전훈
mastering studio by sonic korea
management by 최순환, 김태균
stylist by 이윤정
photographs by 꼬꼬꼬마마
designed by 반달



1. intro
2. 출사표 feat. bobby kim for bugakings, 디기리 for honey family
3. 조까라 마이싱
4. yes, ok feat. double k
5. rush feat. 정인
6. 7477 (my franz) feat. drunken tiger
7. 컨디션 feat. double k
8. 인생은 아름다워 feat. 박선주
9. 대한늬우스 feat. sean2slow
10. e-he-ra feat. bubble sisters
11. street 노가리 feat. 은준
12. luv... (real story) feat. 박선주, sunny for honey family
13. 으라챠챠-wake up feat. cb mass
14. 빛좋은 개살구2 feat. 교주박 & 디기리 for honey family
15. wammin' up feat. j.u(최선생) for 가리온
16. ...끝으로 feat. 박화요비



힙합크루 허니 패밀리의 멤버였던 길과 개리가 만든 힙합 듀오, 리쌍의 데뷔앨범.

'무한도전' 이라는 국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언젠가 길이 박명수에게 말했었다. "형이 그동안 냈던 앨범 전체 판매량을 합쳐도 리쌍 1집보다 못할 것이다" 라고. 이 앨범은 그랬다. 힙합 그룹답지않게 엄청난 판매고를 달성했었다(엄청나다고 해봤자 몇만장이었지만-2002년-). 


그런 리쌍의 예전 앨범을 찾는건 그리 쉽지 않았다. 세월이 그나마 흘렀다고 이미 절판이 됐기 때문.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리쌍의 앨범들 중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건 6집(hexagonal), 5집(伯牙絶絃), 4집(black sun) 순이다. 3집(library of soul) 은 구하기가 조금 어렵고 스페셜 앨범과 2집(재, 계발), 1집(leessang of honey familly) 은 거의 찾을 수 없다(찾더라도 '중고' 로 웃돈얹어 구입해야하는 사태가..). 


시간이 흐를수록 리쌍의 음악이 변해오면서 '힙합' 이라는 본질에 가까운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던 2집과 1집이 이번에 재발매됐다. 1집과 6집 사이에 소속사를 여러번 옮겼던 그들이기에 '재발매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라며 여러 팬들이 푸념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1집~스페셜 앨범 의 판권을 쥐고있던 소속사가 친히 재발매를 해주었다. 


초판과 이 앨범이 다른점은, 앨범 맨 뒤에 찍혀있는 기획사 로고 뿐, 리마스터링이나 재킷변화등 일체 타인의 손길없이 그대로 발매했다(심지어 판매 날짜마저 2002년 그대로..). 그들의 오랜 팬인데 지난 시간동안 앨범을 손실했던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 덕분에 나도 2집은 갖고 있고 스페셜 앨범은 필요없으니, 본 앨범만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매번 리쌍의 1집을 mp3 플레이어로 들을때, 다 찢어진 음질로 듣는게 못내 아쉬웠는데 그저 기뻤던 기억. 아무튼, 이 앨범에서는 리쌍의 '태초' 와 저돌적이고 극단적으로 공격적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이 앨범을 들으면, 요즘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희희덕 거리는 리쌍이 이해가 안될 수도 있겠다.



intro
앨범의 인트로. 짧은 개리의 랩핑과 전 가리온의 멤버였던 최선생 ju의 스크래치을 맛볼 수 있는 곡.

출사표 feat. bobby kim for bugakings, 디기리 for honey family
한때 마치 시리즈로 외쳐댔던 바비 킴의 음식 스킷(!)을 감칠나게 맛볼 수 있는 트랙. 제목 그대로 리쌍의 출사표를 과감하게 내 던지듯 만든 곡이다. 정박의 비트가 일품.

조까라 마이싱
제목에서 느껴지듯 온갖 19금적 가사가 주를 이루는 곡. 2002년을 돌이켜보면 누군지 딱 봐도 알듯한 가수들을 제대로 비방해,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후벼 파준 곡이 되겠다. 그래서 요즘 리쌍이 혐오하던 가수들과 웃으며 수다를 떠는 모습을 tv에서 보게되면 먹고살기란 참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이 곡에선 랩을 하는 길을 볼 수 있다.

yes, ok feat. double k
리쌍의 최고 수확물중 하나인 랩퍼 더블 케이와 함께한 곡. 둔탁하지만 역시나 정박을 때리는 비트와 찰진 랩핑들이 잘 버무려진 곡.

rush feat. 정인
앨범의 첫번째 타이틀 곡. 리쌍의 최고 수확물중 하나인 보컬리스트 '정인' 과 함께한 곡이다. 한때 '한국의 메이시 그레이' 라는 닉네임까지 얻을 정도로 독특한 음색이 그녀의 매력이다. 느긋한 슬로우 템포의 곡이지만 진중한 가사덕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

7477 (my franz) feat. drunken tiger
디제이 샤인이 있었던 드렁큰 타이거와 함께한 곡. 곡 인트로에 중얼거리는 타이거 제이케이의 스킷과 앨범 재킷에 누락된 가사들뒤에 '이 뒤로 연락이 안됨..' 이라고 표기해 놓은 센스가 재미를 더 해주는 곡(디제이 샤인의 verse 는 죄 다 영어).

컨디션 feat. double k
앞서 나온 'yes, ok feat. double k' 와 마찬가지로 더블 케이가 함께한 곡. 딱 들어도 샘플링을 한듯한 귀에 감기는 훅이 매력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feat. 박선주
본 앨범에서 'rush feat. 정인' 이후로 사랑을 많이 받은 곡.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선주가 코러스로 참여하며 곡을 빛내주었다. 리쌍의 가장 큰 매력은 힘든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언제나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노래하는게 아닐까.

대한늬우스 feat. sean2slow
정규 앨범을 기다리다 목이 빠져, 새 목이 날정도로 이제는 푸념해 버린, 셔니슬로우가 함께한 곡. '된장 힙합' 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게, 후반부의 구성진 코러스를 흥얼거리는 길의 보이스 톤이 눈길을 끄는 곡이다.

e-he-ra feat. bubble sisters
앨범을 통틀어, 이 곡만 분위기가 묘하게 다르다 싶었더니 'nothing but a groove' 를 샘플링한게 이유였다. 최근 재기를 꿈꾸는 버블 시스터즈의 화려한 코러스가 한 몫을 하는 곡. 

street 노가리 feat. 은준
바로 앞 곡과 살짝 이어지는 느낌에, 제목 처럼 길거리에서 비트박스와 함께 프리 스타일을 하는 듯한 느낌을 잘 살린 곡.

luv... (real story) feat. 박선주, sunny for honey family
제목에도 써 있듯 개리가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곡. 덕분에 곡 분위기는 음울하다. 앨범에서 가장 어두운 분위기의 곡.

으라챠챠-wake up feat. cb mass
진작에 없어진 씨비매스와 함께한 곡. 통통 튀는 흥겨운 비트와 어렵지만 신나는 랩핑이 조화를 이룬 좋은 곡이다. 중간중간 들어있는, 게임 '갤러그' 의 보너스 사운드가 포인트.

빛좋은 개살구2 feat. 교주박 & 디기리 for honey family
느린 정박 힙합비트에, 앞서 나온 '조까라 마이싱' 과 같은 맥락으로 흘러가는 가사들이 그당시 가요계 현실을 아주 제대로 곱씹어준 곡. 곡 말미에 들어있는 개구진 스킷 또한 매력이다.

wammin' up feat. j.u(최선생) for 가리온
제목 그대로 본 앨범으로 워밍업을 마쳤다는 각오를 격하게 다진 개리의 랩핑이 눈에 띄는 곡이다.

...끝으로 feat. 박화요비
박화요비의 예쁜 음색이 인트로를 장식한뒤 나오는 말랑한 사운드가 앨범의 마지막 곡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곡.



리쌍은 그당시 이 앨범 한장으로 이름을 제대로 알렸었다. 그들의 페르소나인 류승범도 없이, 주위 형제들과 지인들만의 도움으로 앨범을 소화해냈다. 길과 개리가 모태였던 허니 패밀리를 나와, 리쌈 트리오(길, 개리, 디기리) 를 만든다는 소문에 '과연 잘 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그 뒤 디기리는 솔로로 전향하게 되고 리쌍은 지금의 멤버 구성을 갖게되어 이 앨범을 발표했다. 그 둘이 버릴곡도 별로 없는 이정도의 앨범을 만들어낼 줄은 몰랐다. 지금이야 확실히 '음악은 길, 작사는 개리' 가 맡아서 하는 포지션을 구축해 냈지만, 이 앨범은 거의 전 곡을 개리가 작곡을 해서 지금의 리쌍과는 조금 다른, '힙합' 음악에 더 근접한 음악을 하지 않았나 생각 된다.


추천곡
luv... (real story) feat. 박선주, sunny for honey family 를 제외한 전 곡.





이젠 쓰지 않는 리쌍의 캘리그라피가 커버를 장식하고 있다.jpg


지금봐도 멋진 백커버의 리쌍 글씨.jpg


씨디엔 뭔 떡칠을 저리 해놨담...jpg


개리와 길 두 사람을 기괴하게 형상화 했다.jpg


앨범작업중에 찍은듯한 스틸컷.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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