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그런거야.
스타벅스 커피가 이디야커피보다 맛이 있어서가 아니고
나이키 농구화가 컨버스보다 착용감이 월등한 것도 아니고
아이폰이 갤럭시보다 사양이 좋은 것도 아니고
샤넬이 엠씨엠보다 매고 다니기 좋은게 아니라,
눈에 자주 띄는 브랜드가 주는 모종의 익숙함.
거기에 우린 속박되어 있는게 아닐까.
그러니까,
한잔에 사천 몇백원짜리 커피를 손에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게 아니라
늘 먹던거라서.
커피라곤 이나영 맥심(노란색) 커피믹스 밖에 모르던 어떤 청년이 소개팅에서 만난 한 여자가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러 스타벅스에 가자길래 한번 가봤는데,
그리고 그녀의 스타벅스 찬양을 들었는데
오호 그럴싸 한거야.
왜냐하면 그녀는 예뻤거든.
그녀가 청년에게 스타벅스 로스팅이 어쩌구 원두가 어쩌구 하는 사이에
청년은 별 생각 없다가도 그녀가 좋아한다길래 몇 모금 몇 잔 홀짝홀짝 하며 점차 브랜드의 노예가 되어가는 거지.
그녀와 사귀기라도 한다면 스타벅스는 만날때마다 가는 둘의 아지트가 될거야.
한국인의 특성중 하나가,
'비싼건 늘은 아니지만 가끔 옳다' 라는 인식.
우스갯소리로 국내의 어떤 선글라스 회사가 백화점 매대에 자리를 얻게되서 좌판을 깔았는데
영 팔리질 않더래.
매니저는 곰곰히 생각을 했지.
선글라스는 비교적 낮은 가격을 달고 나왔거든.
회장님의 '부유하지 못한 이들도 이 품질 좋은 선글라스를 꼭 쓰게 하고 싶다' 는 뜻을 받들어서.
매대를 옮기기도 하고 진열을 다시하기도 했지만 그 선글라스는 영 팔리진 않았어.
한참을 궁리한 끝에 매니저는 별다른 묘수가 떠오르지 않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미친척 하고 가격을 올려봤지.
원래는 5만원 즈음하는 선글라스를 20~30만원대로.
그런데 정말 말도 안되게도 날개돋히듯 팔려나가더래.
나도 어릴적엔 그냥 저렴한거. 더 싼거. 질은 좀 좋지 않아도 더 더 싼거. 를 고민하고 찾아다녔는데
내가 직접 사서 비교할 수 밖에 없었던 일을 소개하자면,
청바지를 꽤 좋아하는 터라 예전엔 뱅뱅같은 곳에서 저렴한걸로 여러벌 사곤 했거든.
일을 하게 되면서 약간 아주 약간 욕심을 내서 잠뱅이를 구입한 적이 있어.
착용감이나 핏 뭐 그런건 본인밖에 모르고 특히 남자는 패션에 특히나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면 별로 신경 안쓰게 되지 그런거.
한가지 더.
내가 바지를 좀 험하게 입거든.
그래서 금방 가랑이 부분이 뜯어지는거야.
그리 내려입지도 않는데 보폭이 넓어서 그런가 허벅지가 남들보다 굵어서 그런가.
아무튼 뱅뱅 때는 확실히 몇 달 못 입고 버리는게 부지기수였어.
그런데 잠뱅이는 정책이 중간에 바뀌었나 그래가지고 뱅뱅보다는 약간 질긴 편이었지만
그래도 무상수선을 해 준 덕에 몇 년을 잠뱅이에서만 구입했었거든.
청바지를.
그러다가 정말 우연치 않게 버커루껄 딱 한번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거의 신세계였어.
청바지의 원단을 뭘로 썼는지는 몰라도
예를들어,
잠뱅이가 세달에 한번 가랑이가 찢어졌다면
버커루는 1년이 지나도 멀쩡한거야.
(물론 지금 있는 1년 지난 버커루는 이제 계속 찢어집니다)
가격차이는 잠뱅이의 0.5배 더 비쌌었거든.
그래서,
'아 비싸다고 다 거품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지.
뭔가 글의 본질에서 많이 벗어난거 같은데,
비싸다고 거품이 있는건 아니고(대부분 있지만),
싸다고 질이 좋지 않은건 또 아니지.
익숙한 것에 우리는 길들여져 간다는거야.
직접 로스팅까지 하는 전문적인 바리스타가 아닌 이상
커피는 어디서 마셔도 맛은 비슷 비슷하거든.
(조지아가 커피는 맛이 아니라 향이라고 광고하는데 맞는 말임. 그런류의 인스턴트 편의점용 커피가 달라봤자 얼마나 다르겠냐마는)
하지만 왜 우리가 이디야보다 스타벅스를 더 가느냐.
바로 그 익숙함.
그리고 자꾸 가니까 정말 맛도 좋은듯 해. 다른 커피 전문점보다.
옷이나 신발, 가방같은것도 그렇지.
확실히 질이 좋은 것도 있지만(a/s 도 무시 못하는 시대긴 하지),
일반 지하상가나 이름이 유명하지 않은 건 오래 가지 못할것 같은 느낌이나
한번 쓰고 버리게 될 것 같은 느낌도 있거든 사실.
그래서 우리 소비자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가격 내를 오락가락하는 가격이라면
타 브랜드라도 주저없이 '얘네것도 한번 사 보자' 라는 마음을 쉽게 먹게 되는데
그것보다 배 이상 가격이 뛰면
큰 마음을 먹어야 하지.
(큰 마음 같은거 안 드시고 마음에 들면 그냥 족족 구입하신다고요? 그럼 할 말 없구요 ㅋ)
그런데 그렇게 구입한 제품이 마음에 똑. 들었어.
그럼 엔간해선 그 가격대와 그 비슷한 라인의 브랜드에서 좀처럼 내려오기 힘들게 되지.
'좋은 걸' 알았거든.
가끔 안좋은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해도
그 제품군만 피하거나 운이 좋지 않았다. 라고 여기게 되지.
얼마전에 내가 잘못 샀던 '컨버스 웨폰 86 하이' 도 이런거야.
세일 해서 사긴 했어도 정가가 14만~9만원에서 왔다갔다 하는 신발이긴 하지만
나이키의 올백 에어포스 원을 따라가지 못하더라고.
나랑도 맞지 않고.
(이제 컨버스를 신게 된다면 가벼운 천으로된 일반적인 것만 신게 되겠지)
근데 알고보면 저런 프랜차이즈 커피점보다 일반 카페나 커피숍이 훠어어어어어어어ㅓ엉ㅇ어어ㅓㅇ얼씬 비싸던데. 맛도 없고. 진심.
아.
저는 혼자 커피 마시고 싶으면 집에서 맥심 타 마십니당.
스타벅스 비싸서 혼자는 못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