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존일기

이놈의 옛날근성、

by 노군

난 앨범을 살 생각은 아니었다.

옛날 군대 제대하면서 모았던 앨범들이
어찌어찌 해서 공중분해가 됐거든.
몇백장씩 모았던 cd, tape 들이었는데..
그래서 진짜 눈물을 머금고
'씨발.. mp3 로 모으면 돼' 해서
그간 샀던 앨범들 '전부' 는 아니더라도
열심히 어둠의 경로로 뽐뿌질 해서
한 30 기가쯤 채웠지.

하드디스크를.

그리고 아이팟도 사서 죄다 넣어버렸지.
그리고 한참 한참 뒤에 그러니까 바로
어제.
마트에 장을보러 갔어.
근데 앨범 코너가 있더라(진짜 구멍만하게).
어?
승환옹의 '오프라인 라스트 발매 앨범' 이 나온거야.
(바로 어제 '당일')
헤에~ 그렇구나 해서 트랙리스트 구경하고 있었는데
맨 끝곡에 feat. JP 라고 써 있는거야.
게다가 3번트랙엔 '45rpm' 도 도와줬고.
그래서 고민안하고 산거있지..?

원래 승환옹은 그-다-지 는 안좋아하지만,
앨범도 7집이었나? 씨디두장. 'egg' 써있는거.
고거 사고 노래도 유명한거 밖에 몰랐어.
근데 JP 라는 이름 하나에 사버린거지.
'지름신이 강림했네' 뭐 어쩌구 할 수도 있겠지..
'충동구매' 일 수도 있었어.
살 생각도 안했고. 못했고.
앨범 나온다는 소리만 듣고 있었지,
어제가 발매일인지도 몰랐거든..?
(그렇다고 승환옹이 싫지는 않아.
좋긴 한데 '몇곡' 만 좋았을 뿐.
하지만 예전에 구입했던 7집은 거의 좋아한다는거~ ㅋ)
근데 왜 산지 알아?

'JP 가 무슨 얘기를 했을까 궁금해서'

단지 그거야.
6집 '애인간수' 인가부터 계속 계속 JP가 승환옹 도와주긴 했는데
그냥 그거야.
꽤 관심은 있지만 앨범 한장 산 뒤론 그닥~~
이라고 생각하는 나름대로 '명장' 인 가수 앨범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랩퍼가 랩했으니까.

집에와서 앨범 뜯어봤을때 씨디피로 들을때 문득 생각이 들더군.

'아 씨발.. 나 왜케 변한거야..' 라고.

옛날엔(그러니까 씨디 한창 모을때) 앨범을 들어보지도 않고,
타이틀 곡 하나 들어보지 않고,
개똥의 감상평이나 평론가들의 추천메시지 따위
그딴거 절대 상관없이 맘에 드는 사람들껀 사고
꽂힌거 사고
그랬었는데 제대하고 모았던 씨디들 잃어버렸을때 부터
억울함 때문이었는지 상황때문이었는지
이렇게 변해버린 내가 진짜 어색하더군.

이해해? 내 마음?

근데 웃긴게
그렇게 '앨범 다시는 모으나 봐' 라고 생각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았던 씨디 잃어버리기 전에 비교하면
현저히 구입량이 적어졌는데
(요샌 먼저 mp3 다운받아서 좀 들어보고.
마음에 들면 사는 쪽이거든, 이 '나' 란 녀석이.)
내손으로 돈 벌고 씨디 값 오르고 그딴거 다 차치하고.
지금 제대한 뒤부터 구입한 앨범이 벌써 좀 약간 좀 꽤 돼더라..?
생각보단..
말이야.

지금 세어보니 대략 50장정도 되네.
내가 바라는건
내가 원하는건
옛날처럼은 되는건 좀 무리겠지만,
mp3 먼저 '들어보고' 사는건 좀 안했음 좋겠어.

이 글을 보는 자네한테 하는 얘기 아니고
나한테 하는 얘기야.

딱딱 새로 발매된 앨범 다운받은거 다~ 실제로
씨디를 산건 아니지만
그리고 cdp 고장나서 평소에도
mp3 p 로 음악듣고 다니고 그러지만
(cdp 고장나서 집에서만 가만-히 눕혀둔채로만 플레이 된다는..)

요새 여기저기 개같은 놈들이

'음반 개념 없어질것 같은데 씨디 사서 뭐해?'

'씨디 이제 철 지났어'

이런 얄딱구리한 헛소리들만 해대는 요즘이지만..
오죽하면 승환옹도 회의를 느껴서
'오프라인으로는 마지막 앨범이 될 듯' 이라고 했겠어..

이놈의 옛날근성..
다시 좀 20% 라도 내 몸을 지배해 줬음 좋겠네..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앨범 싹 날려버리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안됐을 텐데.. 라는건
변명일까..

아무튼
다시 살아나길 바래
내가 나한테-
나의 옛날근성.

씁씁 후후=3





ps. 그리고. 좀 다른얘기.
뭐 한국 뮤지션들이야 그렇다 쳐도.
웃긴거 한가지.
한국 가수들 앨범은 죄 얄팍하고 좀 질떨어져서
'난 외국음반만 사' '난 외국음악만 들어' 라고 하는 사람들.
당최 이해불능이다.
그리고 덩달아 '아 나도 좀 있어보이고 싶어'
'쟤가 한국음악 똥이라고 그러니까 나도 그럴래' 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진짜 웃긴거 알아?
뭐 진짜로 개인 취향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거지만,
그래도 나름 여기까지 휘청휘청이면서 닦아온 길인데
그냥 혼자 그렇게 생각하면 그만이지
왜 남들에게 그렇게 내세우고.
내세우는건 좋다 이거야.
왜 '폄하' 까지 하시는지들..
씁씁 후후=3=3

나도 물론 외국 음악 좋아해.
한국 음악이랑 외국음악중에
어느쪽이 더 대단한거 같냐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당연 외국 음악이 조금은 더 태생이 짙으니까
외국음악쪽이 약간은 대단하지 않을까.
라고
말하겠지만 그렇다고 한국음악은 들을게 못돼.
라는 말은 않해.
한국음악도 대단하지.

누가 듣기엔 이것도 음악이고 저것도 음악이거든?

'쟤는 이러이러~한 음악 듣는거 보니 수준을 알겠군' 하는 소리는
지나가는 도둑괭이들한테 먹이로 줘버려.

취향을 문제삼아
상대를 짓밟는 성질은
인간의 특성일까?

누가듣기엔 비틀즈의 음악이 최고일 수도 있고
누가듣기엔 산울림의 음악이 쓰레기 같을 수도 있는거야

누가 듣기엔 서태지의 음악이 최고일 수도 있고
누가 듣기엔 라디오헤드의 음악이 쓰레기 같을 수도 있는거야

또,

누가 듣기엔 자우림의 음악이 쓰레기 같을 수도 있고
누가 듣기엔 하리수의 음악이 최고일 수도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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