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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Oct 12. 2016

리쌍 8집 앨범리뷰

unplugged

프로듀서 리쌍
코프로듀서 곽은정
디렉터 리쌍, 정인, 곽은정, 리쌍 유랑극단

모든 녹음 곽은정(준 녹음실)
모든 믹싱 곽은정(준 녹음실)
모든 편곡 리쌍 유랑극단
모든 연주 리쌍 유랑극단
마스터링 bk!(ab room), 존 데이비스(메트로 폴리스 스튜디오)

제작 조선오(정글 엔터테인먼트)
기획 이용진
사진 오중석
일러스트 jaycy
아트디렉터 장민준(다다앤이스트)
디자인 황재윤(다다앤이스트)



1. 너에게 배운다 (my love) 인트로
2. 너에게 배운다 (my love)
3. someday (피쳐링. 윤도현 of yb)
4. 겸손은 힘들어
5. hola (피쳐링. 정인)
6. 행복을 찾아서 인트로
7. 행복을 찾아서 (피쳐링.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8.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피쳐링. 정인, 쌈디 of 슈프림팀, 바비킴 of 부가킹즈)
9. 별을 따라.. (목소리 쥬비)
10. casanova (피쳐링. 쥬비 of 부가킹즈)
11. 개리와 기리 세번째 이야기
12. 울고 싶어라
13. bururi (피쳐링. 정인)



어느덧 '리쌍(leessang)' 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리쌍의 8집 앨범.

한국의 '된장힙합' 을 표방했던 리쌍의 앨범이다. '허니 패밀리(honey family)' 에서 떨어져 나와 출사표를 던진게 엊그제 같은데 개리와 길 두 사람은 오랜시간 동안 본인들의 자리를 굳건히 다져오며 지켜왔다. 바닥에서 시작해서 꼭대기 까지 오르락 내리락하며 파도와도 같은 한국 음악씬에 몸을 맡겼던 리쌍은 시간이 지날수록 팬들이 늘어만 가는 지경에 이르러, 이제는 음원 발표만 하면 히트를 치는 전무후무한 듀오가 되었다. 7집(asura balbalta) 때 부터 두 사람 모두 예능과 음악 사이에 발을 한쪽씩 담근채 활동을 이어 왔었는데, 길의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요즘은 두 판에서 개리 혼자 활동하고 있다. 본작은 앨범의 타이틀에도 쓰여져 있듯이 어깨에 힘을 빼고 사운드의 질감에 매달린 앨범 되겠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가슴에 와닿는 개리의 가사가 한층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행복함 보다는 쓸쓸함에 더 어울리는 개리의 목소리). 나이가 들고 돈 맛을 알고 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되면 사람들은 누구나 변해가기 마련인데, 리쌍들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관객들이 박수쳐 주고 웃어줄 때에도 어두운 무대에서 핀라이트 하나로 몸을 감싼채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것 마냥 덜걱거리는게 어울려 보였고, '남자는 이래야지' 하며 마쵸스러움을 내세울것 같다가도 정작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 같았다. 앞서 얘기했듯이 리쌍의 가장 큰 매력은 구수한 길의 후렴만큼이나 매력적인 개리의 가감없는 가사에 있다. 두 사람이 서른 네-다섯 살에 완성한 본 앨범은 사운드적인 기교를 한껏 덜어내어, 맨 몸 그대로를 보는 듯한 색채를 띄고있는게 가장 큰 장점 되겠다. 그동안 발표했던 앨범들에 비해 확연히 눈에 띄는 곡과 귀에 잘 걸리지 않는 곡의 편차가 너무 큰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큰 마음먹고 빅밴드까지 구성하여 투어때에도 열정적으로 함께 활동하는걸 보면, 리쌍 7집에서 개리가 했던 말(게으르게 했던 음악이 요즘 너무 재밌어 - 회상) 이 빈말은 아니었음을 일깨워준다. 끝으로, 타 힙합 뮤지션들보다 협업하는 아티스트들이 유독 많은 리쌍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그게 리쌍 특유의 음악적 색깔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1. 너에게 배운다 (my love) 인트로
뒤에 나올 '너에게 배운다 (my love)' 의 짧은 인터루드.

2. 너에게 배운다 (my love)
앨범의 문을 여는 첫 곡. 개리 특유의 엇박랩 이후 귀에 감기는 길의 후렴구가 매력적인 넘버.

3. someday (피쳐링. 윤도현 of yb)
yb(윤도현 밴드) 의 윤도현이 후렴을 맡은 곡이다. 그래서 각 소절들 사이사이에 양념처럼 개리의 랩이 들어가 있는 모양새의 곡이 됐다. 귀에 내리 꽂히는 윤도현의 시원시원한 창법이 멋지다. '닥공' 이라는 라이브 투어로 의기투합했던 리쌍과 yb였다(madman 이라는 콜라보 디지털 음원도 발표함).

4. 겸손은 힘들어
본 앨범이 발표되기 전, 뮤직 비디오로 선공개됐던 곡. 조영남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 한때 '복고' 의 아이콘이었던 '장기하' 의 코러스와 개리의 살에 와 닿는 가사가 일품이 트랙이다.

5. hola (피쳐링. 정인)
리쌍이 빅밴드를 기용한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곡. 듣다보면 열정적인 남미의 풍경이 그려지는 보사노바 넘버다.

6. 행복을 찾아서 인트로
뒤에 이어질 '행복을 찾아서 (피쳐링.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를 위한 인터루드. 가사를 위해 사각거리는 사운드와 첼로, 피아노의 선율이 담겨있다.

7. 행복을 찾아서 (피쳐링.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본 앨범의 중간지점에서 우둑하게 중심을 잡고 있는 명곡. 가만가만히 진행되는 비트 위에 촌철살인으로 뱉어내는 개리의 가사와 브릿지, 길의 아득한 목소리가 완벽에 가까운 호흡을 보여준다. 아마 리쌍의 음악적 커리어의 정점을 찍는 곡이 아닐까 생각된다.

8.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피쳐링. 정인, 쌈디 of 슈프림팀, 바비킴 of 부가킹즈)
밴드, 봄 여름 가을 겨울 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 기교를 버리고 담담하게 함께한 동료들의 목소리와 우리와 함께 청춘을 보내고 있는 리쌍들의 마음이 심금을 울린다.

9. 별을 따라.. (목소리 쥬비)
뒤에 나올 'casanova (피쳐링. 쥬비 of 부가킹즈)' 를 위한 짧은 스킷. 여자를 꼬시기 위해 느끼한 멘트를 날리는 쥬비가 맡아서 했는데 참 병맛이다.

10. casanova (피쳐링. 쥬비 of 부가킹즈)
곡 제목 그대로 술 한잔 걸친 남자들의 본심을 이야기하고 있는 곡이다. 귀엽게 삽입되어 있는 황야의 무법자 사운드.

11. 개리와 기리 세번째 이야기
앞서 얘기한 리쌍의 데뷔 후 지난 나날들을 노래한 곡. '행복을 찾아서 (피쳐링.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와 어느정도 맞 닿아 있는 곡이다.

12. 울고 싶어라
왠지 씨비매스의 커빈과도 살짝 닮은것도 같은 故이남이 선생님의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쓸쓸한 곡이다. 본 앨범엔 유독 한국의 고전들을 재해석한 곡들이 많다.

13. bururi (피쳐링. 정인)
리쌍의 존재 이유를 담은 곡. 개리가 쓰는 이런 가사가 멍지효와 두통약 cf를 찍어도 그를 '상업적이다' 라고 손가락질 할 수만은 없게 하는 이유다. 리쌍의 히로인인 정인은 역시 자신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사람 일이라는게 정말 모른다는 말이 본 앨범 발표 뒤로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길의 음주운전 사건 이후로 개리는 솔로 미니 앨범(mr. gae) 을 발표했었고, 리쌍의 이름으로는 '이단옆차기 프로젝트' 의 음원(눈물) 이 마지막이었다. 이제나 저제나 돌아올까 많은 힙합 팬들이 아직도 리쌍을 기다리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다는게 어디 그리 쉬이 지나쳐버릴 수 있는 일일까. 그래도 여전히 리쌍표 음악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다.


추천곡
행복을 찾아서 (피쳐링.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개리와 기리 세번째 이야기, 겸손은 힘들어.






귀여운(?) 삽화로 디자인된 커버.jpg



리쌍의 평소 습관(!) 을 잘 보여주는 백커버.jpg



깨알 명화 패러디.jpg







가운데 손가락이 아니라 약지 센스.jpg



포지션이 확실히 구분되어진(길은 비트와 싱잉 개리는 랩) 2집 이후 프로듀싱을 전문으로 하는 길에게 꽂는 개리의 일침.jpg


이거 폰트가 아니라 직접 쓴 글씨 같던데 고생 좀 했을 듯.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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