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
produced by : rob cavallo & green day
engineered by : chris dugan
second engineer : brad kobylczak
additional engineering : lee bothwick
recorded at : jingletown recording, oakland, ca.
mixed by chris lord-alge ar mix, la.
assistant mix engineers : keith armstrong, nik karpen
additional assistant mix engineers : brad townsend, andrew schubert
mastered by ted jensen at sterling sound, new york, ny.
art direction and design : chris bilheimer
band photography : felsha tolentino
front & back cover photo : tre cool
stills : greg schneider
1. brutal love
2. missing you
3. 8th avenue serenade
4. drama queen
5. x-kid
6. sex, drugs & violence
7. a little boy named train
8. amanda
9. walk away
10. dirty rotten bastards
11. 99 revolutions
12. the forgotten
미국의 대표적인 팝-펑크 밴드, '그린데이(green day)' 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트릴로지(¡un!-¡dos!-¡tre!) 중 그 마지막 챕터.
원래는 9집의 세 꼭지를 2012년 가을(¡uno!), 2013년 초의 겨울(¡dos!), 그리고 본작(¡tre!) 을 2013년의 봄 쯤에 내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uno! 의 옅은 흥행에 위기를 느꼈는지 ¡dos! 를 2012년 초겨울(11월) 에 발표했고, ¡uno! 앨범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밴드의 브레인이자 프런트맨인 '빌리 조 암스트롱(billie joe armstrong)' 의 난동(?) 과 약물치료 덕에 ¡tre!를 12월에 발표하며 그린데이의 9집 프로모션은 잠깐 숨을 고르게 된다(빌리 조가 충분히 추스린 뒤에 월드투어는 했다고 한다).
2012년 하반기에 밴드의 (간만의)하향곡선을 마주하며 끝이난 셈이다. 2004년작 'american idiot' 을 'dookie(1994)' 에 버금가는 마스터 피스로 세운 밴드다. 굳이 2004년까지 갈 필요도 없이, 바로 전작 '21st century breakdown(2009)' 을 떠올려도 그린데이가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는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라는 생각보다 코드가 살짝 어긋났다고 할까.
빌리 조는 트릴로지 발표전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항상 사람들이 물어보곤 했죠. 심지어 제 아들도 '아빠, 'dookie' 같은 앨범 또 안만들거야?' 라고 묻더군요. 전 'dookie' 를 사랑해요. 제가 자란 펑크 문화를 지금도 사랑하죠. 그러나 실수를 범하는 수많은 밴드들이 있어요. 그들은 대게 이렇게 말하죠. '우리는 올드스쿨로 돌아갔어요.' 그렇게 단순한 접근법은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우선 기타 사운드부터 바꿨죠. 단지 마샬 앰프의 볼륨을 올리는게 아니라, 우리는 좀 더 펀치력이 있고, 파워 팝적인 사운드를 원했어요. '에이씨 디씨(ac/dc)' 와 초기 '비틀즈(the beatles)' 의 중간 쯤에 있는 그런 사운드. 이게 바로 이번 트릴로지의 공통점이에요.'
..라고.
확실히 그린데이 초기의 음악과는 궤를 달리하긴 한다(¡uno! 앨범의 리뷰에도 써놨듯이 '폭스보로 핫 텁스-foxboro hot tubs-' 와 그린데이가 융합된 음악같다. 이번 트릴로지는). 하지만 너무 물량공세식으로 밀어부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게 되겠지만 세 앨범의 킬링트랙들만 모아서 앨범 한장이나 2cd로 갔어야 한게 아닌가 싶다.
이 점에 대해선 또 빌리 조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더블 앨범으로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건 요즘 시대에 너무 부담이 될 거라고 판단했죠. 그런 와중에 곡들이 계속 쌓여갔어요. 더블로도 감당이 안될 지경이었죠(트릴로지를 위해 38곡을 녹음했다고 함).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밴 헤일런(van halen)' 의 '1', '2', '3' 연작이 머리 속에 떠올랐어요. 이렇게 삼부작으로 기획을 하고, 스페인어로 1, 2, 3을 뜻하는 'uno', 'dos', 'tre' 를 붙인 뒤, 멤버가 세 명이니 각 앨범마다 얼굴을 커버로 사용하면 되겠다 싶었죠(사실 '¡cuatro!' 도 존재한다. 이번에 정식 멤버로 기용된, 투어 기타세션 '제이슨 화이트-jason white-' 까지 총 네명이 x자를 가슴에 박고 서 있는 커버의 이번 트릴로지 작업 다큐멘터리 dvd가).'
38곡중에 37곡이 세장에 앨범에 나뉘어 실렸으니 9집을 위해 만든 곡들 중 단 한곡을 빼고 전부 실린 셈이다. 어떻게 보면 팝-펑크 장인의 반열에 오른 빌리 조의 자신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고, 뒤집어 생각하면 너무 오버한게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트릴로지가 흥행에 실패한건 자명한 사실이지만 버릴 곡만큼 귀에 박히는 곡도 많은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핀치가 잘 맞질 않았다.
그래도 그린데이는 투어를 돌았다.
나는 하루, 365일 그린데이만 생각하는 골수팬은 아니지만, 나름 오랫동안 이들의 음악을 좋아해 왔다고 자부하고 있는 사람 중에 한사람인데 투어의 영상에서 트릴로지에 들어있는 곡들을 연이어 부르는걸 본적이 있다. 귀에 잘 걸리던 몇 곡들 말고는 '어디서 들어본 듯 한데?' 라는 잔상만 남을 뿐, 해당 곡의 제목이라던지 멜로디-가사는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당연히 내가 '절대값' 이 될 수 없겠지만 확실히 '집중도' 가 떨어지는 '3부작' 이라고 느꼈다(영상의 분위기도 'american idiot' 이나 '21st century breakdown' 의 넘버들을 부를때와 이번 '¡uno!', '¡dos!', '¡tre!' 의 넘버들을 부를때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세번째 록 오페라는 절대 하지 않겠다' 는 빌리 조였지만 솔직히 다음 앨범에선 다시 했으면 좋겠다. 뭔가 사운드 스케이프가 큰 팝-펑크가 너무 잘 어울리는 밴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american idiot' 의 전체적인 프로모션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극장에 걸렸다(제목은 'heart like a hand grenade' 로 미국에서 2015년 10월 15일 개봉). 마치 9집 앨범의 흥행 실패를 만회하려 하는 듯 한데, 하필 명성을 되찾게 해준 'american idiot' 앨범의 제작과정을 상영하다니.. 록 오페라 다시 해라 그냥.
1. brutal love
끝없이 맴도는 기타 선율이 매력적인 블루스. 곡이 점차 진행될 수록 하나씩 등장하는 호른(horn) 과 스트링이 흥겹다. 귀에 착착 감기를 멜로디는 말할 것도 없고.
2. missing you
락앤롤의 강약이 제대로 박혀있는 곡이다. 풍성한 코러스가 매력인 브릿지와 역시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는 빌리 조가 정말 탁월한 작곡가라는걸 여실히 보여준다. 베이시스트 '마이크 던트(mike dirt)' 의 후반 솔로는 덤.
3. 8th avenue serenade
본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선점된 넘버. 세레나데라고 분명히 제목에도 명시되어 있지만 어딘가 어두운 부분이 존재하는 가사가 묘한 감흥을 준다.
4. drama queen
발랄한 발라드. 제목의 뜻은 오버하는 사람, 혹은 참견쟁이란다. 단촐하게 한음 한음 짚어가는 사운드가 포인트.
5. x-kid
빌리 조의 자살한 옛 친구를 그리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60년대와 80년대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x세대라고 한다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후반부의 브릿지가 매력이다. 아마도 이 곡이 지닌 가사가 빌리 조가 이번 3부작을 하며 팬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아닐런지.
6. sex, drugs & violence
점차 분위기가 고조되어가는게 느껴진다. 왕년의, 그러니까 'american idiot' 이전의 그린데이를 만날 수 있는 넘버다. 어깨춤이 절로 나는 흥겨운 후렴구. 그리고 베이시스트 마이크 던트의 목소리가 슬쩍 등장한다(아마 정규 앨범에서는 처음 듣는게 아닐지?).
7. a little boy named train
종착역이 없는 기차라는 이름의 소년의 이야기. 인트로부터 등장하는 기타리프는 '¡uno!' 나 '¡dos!' 에서 나온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8. amanda
빌리 조의 첫사랑인 'amanda' 에 대해 노래했다. 앞서 등장한 'sex, drugs & violence' 처럼 마냥 흥겨운 곡이다(가사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야기라서 좀 씁쓸하지만). 기타 솔로 한번 찰지다.
9. walk away
박자가 슬쩍슬쩍 변주되는 곡이다. 끊임없이 'walk away' 를 외치는 빌리 조와 역시나 끊임없이 반복되는 기타리프가 매력.
10. dirty rotten bastards
드디어 나왔다. 본 앨범에서, 아니 이번 9집의 3부작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강력한 '한방' 을 보여주는 넘버. 마치 앞의 두 앨범(american idiot, 21st century breakdown) 을 그리워하는 팬들에게 서비스식으로 슬쩍 끼워넣은 듯한, 7분에 가까운 런닝타임을 갖고있는 곡이다. '¡uno!'-'¡dos!' 의 그럭저럭한 넘버들에 비해 이 곡을 들으면 귀가 확 트이는 느낌이랄까. 다만 곡 자체에 하위 넘버가 없듯이 곡 분위기만 그때 그때 바뀌고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노래다. 곡의 가사(i've got the urge to binge and surge / 난 흥청망청 밀어넣으려는 충동이 있어) 처럼 될대로 되라는 분위기의 곡 진행이 매력이다(오프닝의 행진은 국내의 장음료-살아서 장까지 간다는 그거- cf에 쓰인 bgm과도 닮아있다고 다들 평하기도 한다).
11. 99 revolutions
1%를 위해 헌신하는 99%를 노래한 곡. 빌리 조도 인정했듯이 그린데이는 99%를 위해 노래를 만들지만 그들의 경제력은 상위 1%다. 그것에 대해 빌리 조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제 뿌리는 99%에요. 그런데 현재는 1%에 속해있죠. 그게 바로 저 같은 아나키스트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에요. 그리고 그 지점은, 생각보다 훨씬 넓죠.'
뭐 어찌됐든 영원히 반복될것 같은 후렴구 덕에 마냥 흥겨운 곡이다(¡dos! 의 'lazy bones' 와 인트로가 너무 닮아있어 가끔 헷갈리기도 했다).
12. the forgotten
마침내 37가지의 이야기에 마침표를 찍는 곡이다. 완벽에 가까운 애잔한 멜로디와 가사, 그리고 풍성한 현악 사운드가 어우러져 이번 3부작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듣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 '트와일라잇 사가: 브레이킹 던 - 파트 2(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2)' 의 사운드 트랙으로 사용됐다.
그린데이의 예전(?) 전매특허인 팝-펑크가 주를 이뤄 각 곡의 런닝타임들은 대체로 짧았지만 세장의 앨범 리뷰는 참 길었다(서태지의 15주년 기념 앨범 이후로 이렇게 길게 느껴진건 처음인듯). 그동안 '¡uno!'-'¡dos!'-¡tre!' 를 얼마나 듣고 가사를 봤는지 재킷이 너덜너덜해질 지경. 세장을 한번에 모아놓고 봤을땐 정말 나름 괜찮은 시도다. 그린데이 아니면 요즘같은 시대에 누가 또 이런 프로젝트를 하겠나 싶기도 하고, 갈수록 음악이 쉽고 편하게 소비되고 사라지는 시대인데 언제 또 이런걸 해보겠나 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각 앨범을 따로따로 놓고 보면 허술한 지점이 너무 크게 눈에 띄는 앨범이다. 팬들에게나 그린데이에게나 애증의 앨범으로 남을것 같다.
추천곡
dirty rotten bastards, the forgotten, sex, drugs & violence, 99 revolutions, amanda.
마지막주자 트레 쿨로 꾸며진 앨범 커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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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릴로지 리뷰 완결을 기념하야 2013년 투어 짤 몇개를 올림.
드러머 트레 쿨(tre cool) 은 제대로 찍힌게 없어서 그냥 잘 나온 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