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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Aug 25. 2017

영화 공범자들 후기

매 씬과 모든 대사가 킬링포인트인 2017년,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

잘들 산다, 잘들 살어.





새로운 사장이 처음 한 일은 정치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일이었다.





권력을 비판하던 프로그램 자리는 대통령 홍보 프로그램이 대체했다.





피디수첩을 수사한 검사는 박길배, 김경수, 송경호, 전현준이다.





총리실의 아침 일과중 하나가 전날 MBC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를 검사한다는 거에요. 총리의 지시랍니다.





정부를 견제하려는 피디는 방송 협찬 업무나 세트장을 관리하는 업무로 발령이 났다.





앞길이 안보였어요. KBS를 장악한 권력과 싸워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는거에요. 그래서 룰을 만들었어요.





파업은 거래가 아니거든요. 담보가 없어요. 하다하다 안되서 일손을 놓는거기 때문에 그 자체로 기록이고 의미입니다.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박.근.혜.





"너 아니어도 돼" 라는 말을 계속 얘기한 사람들이 김재철 사장, 안광한 사장, 그리고 김장겸 보도국장이거든요.





단원고 학생 325명이 전원 구조되었습니다.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그랬어요. "세월호 참사가 삼백명이 한 번에 죽어서 그렇지 교통사고로 한 해에 육천명이 죽는다,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KBS는 최순실 뉴스 대신 북한의 미사일 뉴스를 보도했다.





왜 언론을 감시견이라고 합니까? 짖어야죠. 언론에 문제가 생기면. 근데 잠들어버린거죠. 외면한 겁니다. 개뼈다귀 몇 개 더 챙겨먹으려고 잠든겁니다. 그래서 KBS는 사실상 국정농단의 협력자입니다. 공범자입니다.





최순실이 터지자 MBC에선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안광한 당신이 MBC 사장시절에 정윤회 아들을 드라마에 꽂았잖아요."





최순실 사건을 두고 MBC는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 했습니다. 그 이유가 안광한 사장, 김장겸 보도국장 책임이었다고 봅니다.





뉴스를 자기 사적 도구로 이용한 겁니다.





세월호 전원구조 오보 당사자들은 태극기 부대와 어울렸다.





아내가 제 페이스북을 보고 그러더라구요. 이제 MBC 내에서 당신이 이렇게까지 했는데 내부에서 아무도 따라서 안하면, 당신 혼자 하고 말면, 당신이 또라이야. 당신 혼자 또라이 되고 마는거야. 김장겸이나 경영진이 그럴거야. '얘 하나 하고 말잖아, 얘는 또라이니까.'




https://www.facebook.com/minsik.kim.58323/videos/vb.1006122668/10211548823608636/?type=2&theater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지만 공영방송은 여전히 과거의 세력이 지배하고 있다.





방송의 미래를 망치지 마세요!





방송의 미래를 망친 진짜 책임자. 그를 기다린다.







사년 전에도 그를 만났다.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결국 나라가 망했다. 그는 책임을 느끼고 있을까.



-MBC 김재철 사장을 앉혀서 언론을 망가뜨렸는데, 인정 하십니까?

-그건 그 사람한테 가서 물어봐야지.



언론을 망가뜨리고 나라를 망친 사람들. 하지만 누구도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싸움의 의미요? 저는 기록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봐요. 적어도 이런 암흑의 시기에 침묵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저는 의미가 있다고 봐요.











매 씬과 모든 대사가 킬링포인트인 2017년,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



작년 가을께, 최승호 피디의 '자백' 을 보고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017년 여름, 또다시 최승호 피디가 꺼내든 카드, 이명박 정권이 판을 짜고 박근혜 정권이 정점을 찍었던 '언론 장악'. 대통령의 오더 하나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쉬이 열고 닫게 할 수 있다는 그들의 안일한 행태가 낱낱이 밝혀진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미담으로부터 시작된다.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정연주 KBS 사장에게 전화가 한통 온다. "내가 오늘 이후로 KBS나 MBC같은 공영방송국, 언론사에 전화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겁니다." 우매한 국민 나부랭이가 생각하자면 당연하고 또 당연한 말이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후임이 된 이명박 대통령은 생각이 달랐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보도 이후 큰 타격을 입은 MB정권은 KBS와 MBC로 대표되는 소위 '공영방송국' 을 하나씩 점령하기 시작한다. 이명박은 자신과 연줄이 닿아있는 사람들을 차기 사장으로 방송국에 쑤셔넣었고, 이사회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사회 임원들도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들로 교체했다. 그 결과, 이명박 정권과 그의 정치를 되짚어보던 모든 정치/시사 프로그램이 사라졌고 거기에 몸을 담고 있던 사람들 역시 좌천되거나 해고되기 일쑤였다. 결국 '공영방송' 은 정부의 홍보매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충견' 이 되었고 시간은 흘러, '4대강 의혹' 과 이명박에게 배턴을 이어받은 박근혜 정부가 흥청망청 나라를 가지고 놀던 때의 '세월호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는 경지까지 오게된다. 이 영화는 8년여 동안 이명박근혜 정권에 신나게 놀아나던 언론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 영화를 보고 감독 '최승호' 라는 사람의 원래 직업이 'MBC 피디수첩' 의 'PD' 였다는 걸 알았다. 전작 '자백' 에서 보여준, 그 때 그 시절 이름만 들어도 오줌을 지린다던 '김기춘' 을 공항에서 인터셉트한 실력을 알기 때문에 여기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김기춘만큼의 파급력은 없지만, 한때 몸담고 있던 회사의 동료-선-후배를 취재하면서 '선배, 선배' 하며 끝까지 따라붙는 그의 끈질김과 오랜기간 영상을 찍어온 준비성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경이롭다(출신이 출신이라 그릉가).


21세기에도 신나게 언론을 장악하려는 야심을 키운 이명박 가카의 머릿속이 놀랍다. 이 영화를 보고 좌빨 운운하며 비아냥 대는 아해들은 더 놀랍다. 생각이 제대로 박힌 인간이라면 적어도 세월호 사건이나 최순실 게이트가 정치색, 좌우를 논할건 아니지 않나? 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기 입맛에 맞는 뉴스를 내보내지 않는다며 공영방송국의 사장과 이사회 임원들을 갈아치우고, 정권에 불리한 발언을 해대는 프로그램과 사원들을 없애고 자르는게 정상적인 일인가? 소위 애국보수라고 태극기를 흔들어대며 울부짖는, 이명박과 박근혜를 아직도 옹호하는 자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말처럼 본인도 '당해봐야' 알 것 같다.



영화 공범자들은 그동안 감춰져있던 매스미디어의 온갖 더럽고 추악한 생물들이 몽땅 들어가 있다. 마치 극혐종합선물세트처럼. 시간이 조금 흘러 정권이 바뀌었어도 한 때 줄을 잘 섰던 걸 자부심으로 느끼던 공범자들은 여전히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 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문득 2차 세계대전의 나치 전범이지만 악인은 아니었던, 생각하는걸 멈추고 명령에만 충실히 따랐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사례가 떠올랐다.



"누구나 다 그래, 명령 받은대로 하면 되지."




한국은 여전히 권력과 돈만 있으면 살기 참 좋은 나라다.















+

영화 공범자들의 상영관은 개봉 첫 주였던 지난 주(2017년 8월 17일) 에 비해 다소 늘어난 상태다.









역시 돈 되는거 말고는 1도 관심없는 CJ. 디스리스펙한다♥︎







개봉 초반엔 아웃오브안중 영화에 가처분신청 시비도 붙었던 영화라 하루에 1번, 그것도 평일 심야시간대에 주로 상영했었음.


이제 관객 10만명 쯤 넘으니 더 틀어주는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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