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군 Nov 18. 2017

저스티스 리그 후기 쿠키영상 두개

이만하면 잘 했다.

희망은 자동차 키 같은 거랬죠. 늘 잊어버리지만 언제나 주변에 항상 우리와 함께 하는 것.





친구들과 잘 어울리니 보기 좋네.





펭귄을 상대하던 시절이 좋았죠. 하지만 세상이 변했어요.





내가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하는군.





우리도 리그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





- 당신의 슈퍼 파워는 뭐예요?

- 돈.








이만하면 잘 했다.



마블이 아이언맨(2008)을 필두로 자신들의 킹덤을 견고히 쌓아가던 무렵, 디씨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을 끝내고 2013년에 가서야 맨 오브 스틸을 내놓는다. 그야말로 유유자적, 대책없는 미래지향적 DCEU 프로젝트를 아주 천천히 진행하는 듯 보였는데 최근에 와서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원더우먼(2017) 을 공개하며 급하게 마블을 쫓는 모양새가 되었다. 영화감독 잭 스나이더와 워너 브라더스의 합작으로 똥망이 된 이 프로젝트는 엄마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슈퍼맨과 동질감을 느끼던 뚱뚱한 배트맨, 자살특공대에서 혼자 밍숭맹숭했던 악당들의 멱살을 잡고 영화를 질질 끌고가던 할리퀸, 매력이 흐르다 못해 넘쳐서 주체를 할 수 없어, 솔로 무비를 1년 만에 찍은 원더우먼만 남기고 욕은 욕대로, 마블의 발바닥 아래에서 빌빌대는 꼴을 보여주었다.

(흥행이 잘 됐다고 영화가 좋은 건 아니다)


디씨와 워너가 절치부심으로 만든 이번 영화, 저스티스 리그는 그런 암흑기의(...) 디씨를 구원할, 어느정도 선방을 하는 영화다.



영화의 주 내용은 슈퍼맨(클라크 켄트 / 헨리 카빌) 이 죽고난 뒤, '마더박스' 라는,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는 물질을 노리고 어디선가 날아온 스테픈 울프(시아란 힌즈) 가 메인 빌런이 되어 그에 대항하는 팀을 배트맨이 구성한다는 이야기.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렉스 루터가 클립톤 우주선에서 본 환상(?) 의 그 뿔달린 놈이 스테픈 울프 맞다.







우리가 이미 배트맨 대 슈퍼맨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디씨와 워너의 악당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엉망진창인 건 모두가 안다. 이번 저스티스 리그에서도 역시 초반부터 꽤 그럴싸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던 스테픈 울프가 슈퍼맨이 등장하자 손쉽게 퇴장하는 걸 보고 플롯을 참 지독하게도 못짠다 싶었다.


DCEU가 이토록 엉망이 된 이유는 옛날부터 디씨의 간판이었던 배트맨과 슈퍼맨만 무던히도 밀어대던 탓이 크다(배트맨 솔로 무비는 지금까지 무려 일곱편이나 된다). 코믹스의 원작과 영화의 세계관을 종횡무진하며 필요한 캐릭터만 극장판에 딱 가져다 쓰고, 설득력있는 스토리텔링까지 부여해주는 마블의 실력을 디씨는 애초부터 따라잡을 생각이 없었는지 꼭 본편이 공개되면서 새 캐릭터도 함께 설명을 하는 탓에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그모양 그 꼴이 난거다.


디씨와 워너의 그 버릇은 본작에서도 이어지는데 덕분에 꽤 매력이 있는 아쿠아맨(아서 커리 / 제이슨 모모아), 사이보그(빅터 스톤 / 레이 피셔), 플래시(배리 앨런 / 에즈라 밀러) 의 자기소개가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차기 DCEU를 끌어갈 인물들이기에 그들의 솔로 무비들 또한 속속 제작 결정이 되었다. 아쿠아맨이나 사이보그도 물론 흥미롭지만 그래도 가장 끌리는 건 역시 플래시. 플래시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는 본작에서 마블의 스파이더맨-데드풀에 버금가는 찰진 입담과 개구진 인상으로 관객의 눈에 제대로 박히게 된다.



이미 페이즈 3의 완결이 코앞으로 다가온 마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디씨지만 이정도면 정말 잘 했다 싶다. 근래의 디씨 영화를 보고 이만큼의 만족감을 얻은 적은 없을 정도.


'너희 엄마 이름도 마사야?' 하는 어이없는 전개도 없고 특히 배트맨의 슈퍼맨에 대한 감정이 배트맨 대 슈퍼맨의 그것과 달라진 점이 꽤 흥미로웠다(안 싫어하지.. 않지.. 않아...). 그리고 원더우먼(2017) 의 비극에서 이어지는, 평범한 돈 많은 인간 도련님일 뿐인 배트맨(브루스 웨인 / 벤 에플렉) 에게 '리더' 자리를 안배하는 다이애나의 배려도 눈여겨볼만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슈퍼맨이 만능 치트키처럼 쓰여진 점이 조금 아쉽긴 해도 2019년에 공개될 저스티스 리그 파트 2가 기대될 정도의 영화다.








영화의 감독이 잭 스나이더에서 후반부에 마블, 어벤져스 1, 2편의 각본과 연출(그리고 퍼스트 어벤져의 각본) 을 맡았던 조스 웨던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어디만큼 그의 입김이 닿아있는지는 일반 관객인 나로선 알 길이 없지만 저스티스 리그의 쿠키영상을 두 개나 꽂아놓은 마블틱한 실력은 분명 그의 작품임이 분명해 보였다.

(감옥 안에서 '댕댕댕댕...' 거리던 렉스 루터가 제정신-?- 으로 돌아오니 반갑긴 하더라)









+

저스티스 리그의 쿠키영상은 총 두 개인데 하나는 슈퍼맨과 플래시가 속도전 대결을 펼치는 장면.






영화의 말미까지 깨알같은 인상을 남기는 에즈라 밀러였다.

(슈퍼맨 역을 맡은 헨리 카빌은 어딘가 경락 마사지를 받고 온 듯, 얼굴의 골격이 꽤 줄어든 모양새였음)



저스티스 리그 두 번째 쿠키영상은 추후 MCEU 로도 이어지는 벤 에플렉의 배트맨 솔로 무비에서 빌런으로 등장할 데스 스트로크(조 맨가니엘로) 와 탈옥한 렉스 루터(제시 아이젠버그) 의 만남이다.






'쟤들이 무슨 리그를 만들었다던데, 우리도 리그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 라며 선상위에서 데스 스트로크를 필두로 빌런을 모집하려는 렉스 루터의 모습이 담겼다.


추후 저스티스 리그 파트 2에서 '시크릿 소사이어티 오브 슈퍼 빌런즈(이름 구려!)' 라는 악당 팀을 꾸려, 저스티스 리그 팀과 붙을 예정이라던데 그거야 두고 봐야 할 일이다.











++

영화 초반에 마더박스의 기원에 대해 소개할 때, 디씨의 불명예(...) 였던 그린랜턴도 나온다.






2011년에 영화로 공개되어 디씨의 배신자(!) 가 된 라이언 레이놀즈의 데드풀(2016) 에서 셀프 디스 겸 디씨를 조롱하는 캐릭터로 전락해 버렸지만 원작 디씨 코믹스에서는 저스티스 리그의 메인 캐릭터라고... 그린랜턴의 솔로 무비도 다시 제작한다던데 그냥 안해도 될거 같어.......







+++

사이보그와 플래시, 아쿠아맨의 이야기중에 플래시만큼 과거가 궁금했던 캐릭터는 아쿠아맨이다. 오프닝 크레딧에 엠버 허드가 뜨길래 '엥?' 했었는데 아쿠아맨 솔로 무비에 제대로 등장하는 듯.





"신나게 터지고 있던데, 괜찮아?"






++++

원더우먼을 맡은 갤 가돗은 여전히 홀로 미친 미모를 자랑한다.

















누님, 날 가져요 엉엉. 












매거진의 이전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