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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 week 1 movie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후기

이 영화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다.

by 노군

왜 여자한테 똑같은 상금을 줘야해?





빌리 진, 원하는게 뭐예요?





난 테니스 선수예요. 우연히 여자로 태어난.





우리 둘 다 곁가지라구요. 그녀는 테니스만 사랑해요.





세상이 늘 너그러운 건 아냐.





여자가 테니스를 못 친다는 게 아닙니다. 심리적으로 약하다는 거죠.





- 쟤 왜 저래요?

- 교통사고 처럼 방금 운명이 쟬 덮쳤거든.




언젠가 우리들의 사랑이 인정받는 날이 오겠지. 하지만 오늘은 나가서 춤이나 추렴.












이 영화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다.



1973년, 남성 테니스 선수의 우승 상금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여성 테니스 선수의 우승 상금 소식을 들은 여자 테니스 랭킹 1위, '빌리 진 킹(엠마 스톤)' 은 자신만의 팀을 꾸려, 계약금 1달러를 받고 '세계 여자 테니스 협회(WTA)' 를 설립한다. 한편 전 윔블던 남자 챔피언이자 도박에 미쳐 살며 장인어른의 회사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던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 는 자신의 타고난 쇼맨십과 들끓는 스포트라이트를 향한 열정을 어떻게 불사를까 고민하다 문득 '여자 vs 남자(영화의 원제인 battle of the sexes)' 테니스 게임을 빌리 진에게 제안한다는 이야기.



예고편에도 얼핏 스치듯 지나가는 빌리 진 킹의 성 정체성이 꽤 비중있게 다뤄지고 정작 테니스 성대결의 내용은 후반부에 아주 짤막하게 나온다. 그야말로 테니스 영화가 아니라 빌리 진 킹의 짧은 전기영화라는 말이 어울리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존재 자체가 특별했던 빌리 진의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한정된 시간안에 우겨넣느라 굉장히 어수선한 분위기를 담게 된 영화다.


USA 테니스 협회에서 탈퇴당한 빌리 진의 이야기, 자신의 든든한 동반자인 남편(래리 킹 / 오스틴 스토웰) 을 배반하고(?) 헤어 스타일 리스트 마릴린 바넷(안드레아 라이즈보로) 과 뜬금없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도박꾼 바비의 위태위태한 가정사, 그리고 엔딩의 빌리 진과 바비의 테니스 대결까지. 덕분에 온갖 장르의 영화들이 한데 모여있는 모양새를 하고있다.

그래서 극이 흐를 수록 꽤 비중있는 인물들이 조금씩 배제되어가는데 바비와 빌리 진의 대결에 더 중점을 뒀으면 어땠을까. 오히려 일반적인 테니스 영화처럼 뻔하지 않은게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색채가 동시다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니 어느것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그나마 건진 건, 실존인물인 빌리 진 킹의 입매마저 그대로 흉내낸 엠마 스톤의 보이쉬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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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과 함께 스크린에 담기는 모습은 그야말로 소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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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st 걸크러쉬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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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기한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와 함께.




그리고 승리를 거머쥔 순간에 홀로 대기실에 들어가 여러가지 감정에 복받쳐 통곡하던 모습은 '라라랜드(2016)' 이후 엠마 스톤이 왜 굳이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 아주 작게나마 알 수 있던 대목.




엠마 스톤과 투톱을 이룬 바비역의 스티브 카렐도 엄청 기대를 했었는데 그저 실존인물과 심하게 닮아서 캐스팅 된 느낌이었다. 그의 매력을 1도 못 보여주고 끝나서 매우 아쉽.

(물론 엠마 스톤역시 빌리 진 킹과 굉장히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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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진 킹이 여성으로서 세운 업적과 세상에 남긴 그녀의 대담성은 분명히 칭송할만 하지만 영화는 빌리 진의 전기를 중구난방으로 겉핥기만 할 뿐,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었다.





현지 시사회 땐 엠마 스톤이 보란듯이 여자여자하게 등장해서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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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카렐 아찌와 엠마 스톤의 만남은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2011)' 이후 두 번째 만남인데 다음에 또 성사될 수 있을까?











+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을 cgv가 개봉 첫 주 상영관을 잡을 때 왜 굳이 cgv 아트하우스에서 오픈을 하나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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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작년엔 거의 아트하우스 영화들만 몰아봤기에, cgv측에서 자동으로 아트하우스 club 아티스트 레벨을 나에게 부여해줬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아트하우스에서 본 영화가 거의 없어, 한정판 뱃지 증정 이벤트의 존재를 몰랐다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덕분에 이제야 하나 받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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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본작 역시 엠마 스톤이나 스티브 카렐 아찌가 주연으로 연기하지 않았다면 굳이 극장에서 보지 않았을 듯.



어쨌든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2017 여덟번째 아티스트 한정판 굿즈는 이전에 구입했던 라이카 핀뱃지, 세월호 뱃지와 함께 내 가방에 잘 꽂아두었다.



http://blog.naver.com/realnogun/220764497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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