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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Nov 18. 2017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후기

이 영화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다.

왜 여자한테 똑같은 상금을 줘야해?





빌리 진, 원하는게 뭐예요?





난 테니스 선수예요. 우연히 여자로 태어난.





우리 둘 다 곁가지라구요. 그녀는 테니스만 사랑해요.





세상이 늘 너그러운 건 아냐.





여자가 테니스를 못 친다는 게 아닙니다. 심리적으로 약하다는 거죠.





- 쟤 왜 저래요?

- 교통사고 처럼 방금 운명이 쟬 덮쳤거든.




언젠가 우리들의 사랑이 인정받는 날이 오겠지. 하지만 오늘은 나가서 춤이나 추렴.












이 영화는 테니스 영화가 아니다.



1973년, 남성 테니스 선수의 우승 상금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여성 테니스 선수의 우승 상금 소식을 들은 여자 테니스 랭킹 1위, '빌리 진 킹(엠마 스톤)' 은 자신만의 팀을 꾸려, 계약금 1달러를 받고 '세계 여자 테니스 협회(WTA)' 를 설립한다. 한편 전 윔블던 남자 챔피언이자 도박에 미쳐 살며 장인어른의 회사에서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던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 는 자신의 타고난 쇼맨십과 들끓는 스포트라이트를 향한 열정을 어떻게 불사를까 고민하다 문득 '여자 vs 남자(영화의 원제인 battle of the sexes)' 테니스 게임을 빌리 진에게 제안한다는 이야기. 



예고편에도 얼핏 스치듯 지나가는 빌리 진 킹의 성 정체성이 꽤 비중있게 다뤄지고 정작 테니스 성대결의 내용은 후반부에 아주 짤막하게 나온다. 그야말로 테니스 영화가 아니라 빌리 진 킹의 짧은 전기영화라는 말이 어울리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은, 존재 자체가 특별했던 빌리 진의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한정된 시간안에 우겨넣느라 굉장히 어수선한 분위기를 담게 된 영화다.


USA 테니스 협회에서 탈퇴당한 빌리 진의 이야기, 자신의 든든한 동반자인 남편(래리 킹 / 오스틴 스토웰) 을 배반하고(?) 헤어 스타일 리스트 마릴린 바넷(안드레아 라이즈보로) 과 뜬금없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도박꾼 바비의 위태위태한 가정사, 그리고 엔딩의 빌리 진과 바비의 테니스 대결까지. 덕분에 온갖 장르의 영화들이 한데 모여있는 모양새를 하고있다. 

그래서 극이 흐를 수록 꽤 비중있는 인물들이 조금씩 배제되어가는데 바비와 빌리 진의 대결에 더 중점을 뒀으면 어땠을까. 오히려 일반적인 테니스 영화처럼 뻔하지 않은게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색채가 동시다발적으로 뿜어져 나오니 어느것 하나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그나마 건진 건, 실존인물인 빌리 진 킹의 입매마저 그대로 흉내낸 엠마 스톤의 보이쉬한 모습.







마릴린과 함께 스크린에 담기는 모습은 그야말로 소년 같았다.






70년대st 걸크러쉬란 이런 것?





함께 연기한 안드레아 라이즈보로와 함께.




그리고 승리를 거머쥔 순간에 홀로 대기실에 들어가 여러가지 감정에 복받쳐 통곡하던 모습은 '라라랜드(2016)' 이후 엠마 스톤이 왜 굳이 이 영화를 선택했는지 아주 작게나마 알 수 있던 대목.




엠마 스톤과 투톱을 이룬 바비역의 스티브 카렐도 엄청 기대를 했었는데 그저 실존인물과 심하게 닮아서 캐스팅 된 느낌이었다. 그의 매력을 1도 못 보여주고 끝나서 매우 아쉽.

(물론 엠마 스톤역시 빌리 진 킹과 굉장히 닮았다)











빌리 진 킹이 여성으로서 세운 업적과 세상에 남긴 그녀의 대담성은 분명히 칭송할만 하지만 영화는 빌리 진의 전기를 중구난방으로 겉핥기만 할 뿐,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되었다.





현지 시사회 땐 엠마 스톤이 보란듯이 여자여자하게 등장해서 깜놀.






스티브 카렐 아찌와 엠마 스톤의 만남은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2011)' 이후 두 번째 만남인데 다음에 또 성사될 수 있을까?











+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을 cgv가 개봉 첫 주 상영관을 잡을 때 왜 굳이 cgv 아트하우스에서 오픈을 하나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었다.









더불어 작년엔 거의 아트하우스 영화들만 몰아봤기에, cgv측에서 자동으로 아트하우스 club 아티스트 레벨을 나에게 부여해줬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독 아트하우스에서 본 영화가 거의 없어, 한정판 뱃지 증정 이벤트의 존재를 몰랐다가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덕분에 이제야 하나 받게되었다.











아마 본작 역시 엠마 스톤이나 스티브 카렐 아찌가 주연으로 연기하지 않았다면 굳이 극장에서 보지 않았을 듯.



어쨌든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 2017 여덟번째 아티스트 한정판 굿즈는 이전에 구입했던 라이카 핀뱃지, 세월호 뱃지와 함께 내 가방에 잘 꽂아두었다.



http://blog.naver.com/realnogun/220764497529
          


http://blog.naver.com/realnogun/220758700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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