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채널 스피커의 거품(?) 이 쪽 빠지고 나서야 스피커를 구입하고 싶어졌다.
어쨌든 모든 전자기기들은 '가성비' 운운하면 안된다는 걸 몸소 체험해온 터라 '싼게 비지떡' 이라는 생각이 머릿속 한 켠에, 그리고 나름 음악을 만들고 있는 실정에 '마스터 스피커' 의 어마무시한 가격대는 엄두도 못내던 차에 '그래도 일단 소리는 나는' 스피커를 장만해 보자 하여 구입하게 된 스피커다.
바로 브리츠(BRITZ)의 BR - 1600T3 스피커!
결국 고르고 고른 스피커가 PC용 저가의 스피커(...)지만 음향기기로 유명한 JBL이나 브리츠, 보스 등은 다들 스마트폰에 페어링 해서 사용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눈을 많이 돌린 탓에 머리털 나고 처음 사보는 스피커라면 딱 요정도가 좋겠다 해서 선택한 스피커 되시겠다.
일단 브리츠 BR-1600T3 의 스펙은 요정도.
브리츠 BR-1600T3과 켄스톤 R50, 그리고 보노보스의 H1 오메가. 요 세 아이들이 최종 경합을 벌였는데 주파수 응답(frequency response) 과 파워 아웃풋 부분이 그나마 중간 정도 하는 1600T3로 결정. 저 세 모델의 비교글이나 리뷰를 쉴새없이 보고 또 보고나서 결정한 결정이다.
무엇보다 브리츠의 '중저음 강화' 에 많은 점수를 줬다(내가 말여 내가.).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음색에 끌리는 건 음악덕후의 기본적인 자세 되시겠다.
그럼 제품을 까보자.
기본적으로 들어있는 제품의 설명서와 리모컨(스피커에 대체 왜 리모컨이...), 그리고 라인들이 보인다.
왼쪽부터 전원 케이블, 스피커 두 대를 이어주는 라인, 듀얼 RCA 케이블, 스마트폰이나 PC 등에 물릴 수 있는 3.5mm 듀얼 RCA 케이블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스피커 두개를 연결할 수 있는 케이블.
주로 TV 나 음향기기들에 연결 할 수 있는 듀얼 RCA 케이블.
일반 스마트폰이나 아이팟등에 연결할 수 있는 3.5mm 듀얼 RCA 케이블.
그리고 문제의(?) 리모컨. 대체 스피커에 리모컨이 왜 필요할까 싶었는데 이 스피커를 PC가 아닌 TV나 영상 출력기기에 물려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렇다고 하면 고음과 저음을 따로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있었으면 참 좋았을 걸 얘는 그냥 음량의 높낮이만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브리츠 BR-1600T3 스피커의 실물.
광고에선 한 쪽의 스피커 덮개(?) 가 벗겨져 있었지만 양쪽 다 덮여있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제껴 볾.
느낌있어.
요 가격대의 PC용 스피커들이 다들 그렇듯이 이 아이도 고음과 저음을 따로 조절해 볼 수 있도록 다이얼이 오른편 스피커 사이드에 달려있다.
요로코롬.
록음악과 힙합음악의 비중을 반반 듣는 나로선 아주 좋은 기능이다. treble 부분을 키우면 록음악의 어쿠스틱한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고 bass 부분을 높이면 중저음의 묵직한 맛을 아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요 스피커에 우퍼가 없는 대신, '중저음' 에 특화된 스피커다 보니 일반 록음악을 들을 때 저음으로 잡히는 부분들을 지가 알아서 베이스 라인 깔듯 뭉개버린다는 것.
따라서 묵직하고 벙벙하게 울리는 저음이 싫은 사람들에겐 아주 독약같은 스피커다.
스피커의 왼쪽과 오른쪽 후면.
거의 모든 라인 연결부와 제어부분이 오른쪽에 쏠려있다.
스피커의 해상도나 출력 따위를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웹 상에 올린 걸 보고 '야 이 스피커 음질 진짜 좋네' 라고 판단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일단은 찍어보았다. 시험대(?) 에 오른 기기들은 애플의 아이팟 클래식과 아이온의 머스탱 LP.
음악은 linkin park의 crawling(one more light live), 에픽하이의 노땡큐, baby driver 사운드 트랙의 never, never gonna give ya up(barry white), 그리고 서태지의 coma(nature) 다.
우선 린킨파크 부터 들어보자.
피아노 위주의 라이브 실황이라 굉장히 사운드가 비어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해상도면에서 정상적으로 레코딩 된 음악들 보다 보컬이 더 멀리 들리는 느낌이랄까.
두 번째로는 에픽하이의 노땡큐.
인트로의 콘트라 베이스틱한 베이스라인이 정말 미친듯이 스피커를 핥는다. 록음악 보다는 역시 힙합음악에 최적화된 스피커라고 할까. 그래서 한 편으로는 사운드가 굉장히 좋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번엔 베이비 드라이버의 사운드 트랙을 들어보자.
위에서도 말했듯이 영상을 찍으며 베이스와 트레블을 조절한다고 PC나 스마트폰으로 당신이 보게될 이 사운드 출력 영상들로 스피커의 좋고 나쁨을 결정할 수는 없다. 매장에서 청음을 할 수 없다면 무조건 나같은 사람들이 올린 스피커 리뷰의 영상을 보고 결정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내가 브리츠의 '중저음' 에 끌려, 이 스피커를 구매한 것 처럼 뭔가 당신의 음악감상 입맛에 확 입질이 오는 고딴 특장점을 지닌 스피커를 되도록이면 고르시라.
한가지 더 재미있는 사실은 브리츠 BR-1600T3 스피커의 후면엔 두 RCA 라인을 모두 꽂을 수 있기에 음향기기를 두 대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스피커에서 두 개의 음향기기 모두를 구동시킬 수 있다는 점.
아이팟 클래식과 아이온 머스탱을 다 물려 보았다.본격 음향기기들의 3P...
(내가 지금 무슨 소릴...)
마지막으로 서태지의 coma(nature) 다.
베이비 드라이버의 사운드트랙 처럼 일부러 treble 과 bass 를 구분해 보려 서태지의 coma(nature) 를 골라서 플레이하며 녹화했다. 해당곡은 어쿠스틱의 끝(...)을 달리는 디지털 곡이라 원곡보다 조금 독특하다.
얼마전에 구입한 43인치 TV에도 RCA 라인으로 물려봤는데 호환이 안되는지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아마 TV 구입시 제공받은 번들 케이블로 연결해야 하는 듯)
쩌렁쩌렁한 스피커로 그란 투리스모를 즐겨볼까 했는데 일단은 fail...
결말(음?).
기분탓인지 모르겠지만 이걸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스피커에 아이팟 클래식을 물려서 음악을 듣고 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외국 음반의 음악의 해상도가 국내 음반들 보다 뛰어나다. CDP 로 음악을 듣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앨범을 PC로 리핑한 다음 담긴 아이팟 클래식인데도 이런 차이가 있다. 아이팟에 씨디를 리핑해서 집어넣으면 특유의 막이 씌워져있는 느낌의 답답함이 있는데 국내 음반들은 그대로 들리는 반면 해외 음반들은 그 막들이 제거된 느낌이랄까. 아마도 기분 탓이겠지(...라고 치부하기엔 거의 모든 해외/국내 음악들이 차이가 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