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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군 Feb 10. 2018

영화 더 포리너 후기

성룡의 헐리웃 노후준비.

그분이 해를 끼치면 얼마나 끼치겠어.






이름을 대.











성룡의 헐리웃 노후준비.



성룡과 하드보일드, 그리고 리암 니슨의 테이큰 시리즈가 만나면 이런 느낌일까.


런던에 살고있는 평범한 중국 식당 오너인 '콴(성룡)' 은 어느날 눈 앞에서 하나뿐인 딸을 잃는다. 딸의 죽음이 아일랜드 테러조직과 관련이 있음을 눈치챈 콴은 직접 사건을 담당하는 반장을 찾아가 범인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무시당하고 결국 아일랜드 부총리인 '리암 헤네시(피어스 브로스넌)' 를 쫓다가 테러의 배후가 누구인지 알아내는데...



일단 지극히 성룡영화 답지 않은게 영화 더 포리너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그게 약점이 되기도 하는 영화다.


관객이 기대하는 성룡 특유의 액션씬은 많이 없고, 대신 이야기를 베베 꼬아서 정확히 누가 테러범들을 사주하는지 잘 모르게 만들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얘가 범인이야' 라는 이야기를 굳이 꺼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중간중간 너무 지루한 씬들이 많고 불필요한 시퀀스가 곳곳에 눈에 띈다. 특히 조카의 몸을 이용한 숙모의 정체도 쓰잘데기 없고 배후였던 자의 어이없는 자백도 반전이 아니라 캐릭터 낭비 쯤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은 '딸을 잃은 아버지의 과거는 왜 늘 특수부대 요원 아니면 CIA, FBI에서 기록이 거의 지워진 사람일까' 이다.


찬란했던(?) 과거를 지우고 평범하게 살려고 새로운 땅에 도착했지만 누군가가 의도치 않게 딸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고 아버지는 분연히 일어선다. 옛날 옛적의 근육들과 날카로운 신경들을 되살리려 그가 택한 운동은 자동차 문 여닫기, 언덕에서 차를 이용해 푸쉬업 하기 정도. 이정도면 됐다 싶은지 이내 적의 은신처 근처의 산 속에서 생존 캠핑도 하고 지난 세월을 회상하기도 한다. 특수기동대나 전투경찰이 사건 현장에 투입되도 그는 상처하나 제대로 입지 않고 유유히 빠져나온다. 물론 건물 밖으로 나올때는 최대한 차분하게 레인 코트의 후드를 뒤집어 쓰고 걸어나오면 된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할 테니까.


왜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과거는 늘 비밀요원인 걸까. 실제로 CIA나 FBI에서의 과거를 지우고 평범하게 살고있는 가장들이 많아서인 걸까?



성룡의 커리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제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액션 씬들은 그가 여전히 '따거' 라고 불리우는 이유와 명절이면 방송 3사에서 줄창 틀어대, 이제 어떻게 보면 반은 한국 사람 같기도 한 그의 몸 걱정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맨 몸으로 주변의 사물을 이용해 적들과 합을 맞추는 멋진 동작들은 역시 성룡다웠다.


늘 등장하던 아름다운 히로인 자체를 지워버린 건 과거의 성룡답지 않지만 '키스하나면 해피딩이 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라는 90년대의 중국영화 공식을 이 영화의 엔딩에서도 보여주면서 그의 건재함(?)을 피력한다. 물론 엔딩 타이틀이 올라갈 때 흐르는 성룡이 직접 부른 중국어 주제가도 유효하다.



늙은 성룡의 색다른 표정을 보고 싶은 그 시절 아재들에게 추천.








아재들은 여러 시도를 하면서 성룡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한 영화지만 굳이 극장에 까지 가서 이 영화를 볼 이유를 나에게 알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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