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딱 어울리는 천재적인 상상력
마고한테 친구가 있긴 있지?
텀블러를 많이 했어요.
매주 피아노 레슨비를 자기 계좌로 이체했어.
내 딸을 이렇게 몰랐다니...
로버트는 남들 시선을 못 견뎌요.
네가 자랑스럽다. 엄마도 그럴거야.
여러분, 애플의 제품을 사세요.
딸에게서 걸려온 세 통의 전화 후, 연락이 닿지 않는 '마고(미셸 라)'. 직감적으로 딸이 실종 됐다는 생각에 그녀를 찾기 위해 아버지인 '데이빗 킴(존 조)' 이 온라인으로 그녀의 발자취를 찾는다는 이야기.
영화 서치는 sns가 범람하다 못해 줄줄 흐르는 이 시대에 딱 어울리는 영화다. 본작의 감독을 맡은 '아니쉬 차간티' 는 본 영화를 구상할 때 친구와 스카이프 영상통화(정확하게는 원격제어)를 하다가 미처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친구의 컴퓨터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서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데이빗의 딸인 마고는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더이상 이야기 하지 않는 아빠에게 늘 어딘가 답답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간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양계라서 그런지 몰라도 딱히 친한 친구도 없고 오직 온라인에서 자신을 반겨주는 이들만이 그녀의 친구들이다. 어느날 현금 2,500달러를 손에 쥐고 사라진 마고. 그녀를 찾으려 경찰에 연락을 한 아버지 데이빗은 수사 협조를 위해 마고의 컴퓨터를 뒤지기 시작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텀블러, 실시간 라이브 영상 업로드 사이트 까지 시간이 갈수록 줄줄이 등장하는 마고의 이야기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딸을 잘 몰랐던 데이빗.
영화는 오직 컴퓨터 바탕화면과 어디선가에서 등장인물들을 쫓는 카메라 화면으로만 꾸며져 있다. 주인공을 비롯해 거의 모든 인물들이 절대로, 단 한 번도 영화 카메라에 자신의 맨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는게 영화 서치의 특징이다. 이토록 수십 수백 수천개의 눈이 실시간으로 우리를 쫓고 있다는 설정과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이정도의 이야기와 긴장감을 만들어낸 아니쉬 감독의 역량이 정말 대단하다(본작이 데뷔작). 온라인이 주는 이점과 허점을 굉장히 잘 표현했는데, 특히 범인에 대해 설파하던 부분이 가장 눈에 띄었다. 사이버 트랜스젠더, 넷카마, 캣피쉬 등의 다소 어려운 온라인에 대한 폐해를 실제 사건에서 따온 듯 잘 풀어냈고, 후반부로 갈수록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도 좋았다. '혹시나' 하는 의심을 뒷받침할 근거 자체가 부실한 온라인 정보로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한다는 트릭 역시 빼어나다. 본 영화를 볼 사람이라면 부디 스포일러는 피한채 보는걸 추천한다.
영화 서치는 스토리, 개연성, 연출, 배우 연기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2018년 하반기 최고의 영화중 하나다.
오프닝 부터 뭐, 미친듯이 잘 만들었으니.
+
영화는 미국이 주 배경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거의 모든 컴퓨터들이 애플이다(오프닝에 등장하는 IBM말고). 아마 애플에서 제작지원을 받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쯤 되면 애플이 공로상 정도는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맥북, 아이맥, 아이폰 심지어 맥북의 스크린 세이버 까지, 애플의 주력 제품들이 모두 등장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