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 week 1 movie

영화 암수살인 후기

이토록 덤덤한 살해극.

by 노군

총 일곱 명 입니더. 제가 죽인 사람들예. 암매장도 하고 광안대교에도 버리고 그랬슴더.





이거 못 믿으면 수사 못한다.





결국 내가 이런 악마가 된 이유는, 느그들이 그 때 날 못잡아서 그런거야!





- 형사님 생각이 끝까지 틀리면요?

- 그럼 다행 아입니까. 세상에 나 혼자만 바보되면 그만이니까.



















이토록 덤덤한 살해극.



살인범 '강태오(주지훈)' 는 형사 '김형민(김윤석)' 에게 접근해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더 있다고 말한다. 형사의 감으로 강태오의 자백이 사실임을 느낀 김형민은 강태오의 말을 거슬러 올라가며 사건을 수사한다는 이야기.



영화 암수살인은 꽤나 독특한 범죄영화다. 이미 다 벌어진 판을 범인의 자백만으로 들쑤신다. 그래서 생동감이라던지 긴장감이 전혀 없다. 영화 '추격자(2008)' 로 이미 범죄물의 정점을 찍었던 김윤석은 감옥 안에서 자신의 말빨로 형사들을 쥐락펴락하는 주지훈에게 영치금을 쥐어주며 받아낸, 믿을 수 밖에 없는 자백들에 휘둘리기도 하고 몇 번이나 흔들리기도 한다. 범죄영화가 주는 일반적인 무드 대신 '일단 범인의 말을 믿고 현장을 뒤지는' 암수살인의 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동료 형사들에게 바보 소리 들으며 남의 묘나 파고 다니는 김형민을 아주 차분하게 잘 표현했다.



실제 비슷한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형사직을 맡다가 결국 주차관리원이 된 주진모)가 실제로 있을법도 한, 느린 템포의 범죄영화다. 악역이자 이미 감옥안에 있는 범인의 역할을 맡은 주지훈은 특유의 약을 빤 것 같은 연기로(실제로 과거의 뽕쟁이♥︎) 김윤석을 가지고 논다. 두 사람 모두 연기를 기가막히게 잘 했지만 암수살인이 지닌 특유의 느릿한 분위기 때문에 뭔가 뻔한 걸 기대했던 사람에겐 밍밍한 영화일 것이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 피해자의 유가족으로 부터 영화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것 같은데 결국 영화는 정상개봉을 했고 유가족들과 영화 제작사의 합의가 이루어졌는지 결과가 명확하지는 않다. 일반적인 범죄영화와 상당히 다른 색채를 지녔기 때문에 볼거리라던지 액션씬 따위는 전혀 없다. 그저 주지훈과 김형민이 주고받는 텍스트와 기싸움이 전부인 영화다. 강태오의 어린시절이 평범했다면 실제 사건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겠지.




















+


암수살인의 뜻은 피해자는 있지만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이라고 한다. 1년에 평균 200여건의 암수범죄가 일어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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