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지구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이 우주에 있다고 믿어요.
멋진 인생 되시게!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어.
소니가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어느날 우주에서 온 정체불명의 고등생물인 '심비오트' 를 열혈 기자인 '에디 브록(톰 하디)' 이 흡수한다는 이야기.
솔직히 좀 불안했다. 샘 레이미 옹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를 끝낸 후, 4편에 등장할 빌런을 감독과 상의하다 샘 레이미를 내쫓은 소니였고 그 후 첫 번째 리부트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두 편(앤드류 가필드 주연의) 으로 삽질만 계속 하다가 마블 스튜디오의 협력으로 가까스로 기사회생 한 스파이더맨 홈 커밍(2017) 덕분에 체면은 차리게 된 소니였어서. 이번 베놈의 데뷔는 솔직히 어마어마하고 기대 이상이다. 역시 마블 스튜디오와 협업을 통해 제작해서 이정도의 퀄리티로 뽑아낼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우선 심비오트의 지구정착(?) 과정이 굉장히 설득력이 있었다. 이미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에서 한 번 등장한 적이 있는 물질이라 이걸 어떻게 새로 표현할지 정말 궁금했는데 베놈의 역사나 원작을 모르는 관객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심비오트에 대해 잘 풀어냈다(정말 최고). 또한 '빌런의 빌런' 을 만들어낸 계기 역시 마음에 든다. 인크레더블 헐크(2008) 의 악몽이 되살아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칼튼 드레이크(리즈 아메드)' 와 '라이엇' 의 이해가 일치 한다는 점에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한마디로 억지 설정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 베놈은 악당이고 빌런인데 왜 착한일(?) 을 하냐는 지점도 영화를 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베놈의 중량, 액션, 스파이더맨과 비슷하지만 다른 능력 등 이정도면 굉장히 만족한 영화다. 프리퀄격인 1편이라 초반의 에디, 심비오트의 설정 설명 부분만 잘 넘기면 영화는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
베놈의 숙주를 연기한 톰 하디의 약에 찌든 듯한 연기력도 굉장히 볼만했다. 머릿속의 베놈과 말 싸움을 하는 씬도 귀엽고. 어차피 같은 회사 식구라 한 세트처럼 묶여다니고 있는(?) 스파이더맨과 어서 빨리 만나길 기대해 본다.
이제 소니가 정말 정신을 차렸구나 싶은 영화다. 앞으로도 제발 마블 스튜디오와 함께 작업하길.
+
영화 베놈의 쿠키영상은 하나다.
원래 두 개라는 소문이 있던데 한국만 짤렸는지 아예 전세계적으로 삭제한 건지는 모르겠음.
2편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카니지(대학살)' 운운하며 감옥 안에 있는 우디 해럴슨을 에디가 만나며 끝이난다.
절대 선인 스파이더맨과 안티 히어로인 베놈, 그리고 절대 악(숙주가 연쇄살인마) 인 카니지가 한 스크린 안에서 치고박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은 아마 오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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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놈의 상영시간이 30여분이나 삭제됐다고 하는데 북미나 다른 나라에서는 영화 전에 오프닝격으로 2018년 12월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애니메이션의 예고편이 들어갔다고 한다. 국내에선 추석 연휴 덕분에(!) 심의 기간을 기다리지 못해 아예 애니메이션 예고편을 들어낸 거라고 함. 엔딩 크레딧 이후의 쿠키영상은 아직 정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