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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English Accent가 어때서.

5화. 한국사람은 한국식 영어발음

by Cafe du Monde

영어를 공부하기로 마음먹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가지각색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유창하고 자신 있는 미국인처럼, 또는 매너 있고 품격 있는 영국인처럼 말을 하고 있는 멋진 모습을 꿈꾸어 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20대에 영어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 같이 공부를 시작했던 친구들이


동남아 사람들에게 영어를 배우면 동남아 발음을 배울 것 같아


friends-4686416.jpg 출처 : Pixabay


라고 말하며, 어학연수를 미주지역으로 바로 떠나거나, 전화영어를 하더라도 미국 원어민만을 고집하는 친구들이 제법 있었다. 물론, 동남아를 통한 영어학습만을 권장하는 의도는 없다. 그러나, 미주지역으로 또는 영국으로 20대에 영어를 배우러 떠났던,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사용할 때, 아무리 유창하게 영어를 말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영어를 배웠던 환경의 원어민 발음까지 근접하기가 매우 어려웠다는 사실을 미리 말해주고 싶다. 익히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정말 어렵고 잘 되지 않는 것이 발음인 것 같다. 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 만큼, 영어가 유창하고, 발음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그 나라에서 나고 자랐거나, 아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모국어로 영어를 배우지 않는 이상, 제3자에게 "아, 이 사람은 XX국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아니, 그 나라에서 나고 자랐더라도, 아시아계 인종은 구강구조의 특징 때문인지 성대모양의 특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목소리와 발성 자체가 달라서, 자세히 들어보면 예민한 사람은 적어도 백인이나 흑인이 아니란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이러한 소리의 특징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발음(Pronunciation)이라고 부르지만, 영미권 사람들은 Accent(특유의 발음과 억양)이라고 정의한다. 발음(Pronunciation)은 정확해야 한다. "월요일"을 "월류일"이라고 발음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표준어로 "월요일"이라고 또박또박 소리내는데, 경상도에서는 사투리 때문에 "워료일"이라고 소리 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 분들은 경상도 Accent(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갖고 있는 것이지, 발음(Pronunciation)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가 동남아 사람들로부터 영어를 배움에 있어 경계하는 것은, 발음(Pronunciation)이 아니라 Accent(특유의 발음과 억양)이다.




그럼, 반대로 이야기하면 동남아 사람들에게 영어를 배운다고 동남아 Accent에 물들게 될까?


걱정하는 것이 영어의 발음이 아니라, 원하지 않는 Accent의 학습이라면, 결국 한국식 영어 억양(Korean English Accent)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우니, 어느 나라 사람에게 배우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물론, 어릴 때부터 필리핀이나 인도같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에서 자랐다면, 그 특유의 Accent(억양)가 내재화되어, 성인이 되어 바꾸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Accent에 대해서 조금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Gnarls Barkley의 "Crazy"나 Louis Amstrong의 "What a wonderful world"같은 R&B나 Jazz 음악을 떠올리면, 흑인들의 소울가득한 감성과 깊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Billy Joel의 "Piano man"이나 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와 같은 Country 음악을 떠올리면, 백인들의 호소력 깊고 강렬한 목소리가 그려진다.


같은 국가, 같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고 해서, 과연 비슷한 Accent(억양)을 갖고 있을까? 문화권이나 인종에 따라 타고난 구개열이나 성대의 모양이 다르기에, 발성법도 조금씩 다를 수 있어, 목소리의 결이 살결이 다른 것처럼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young-2550630.jpg 출처 : Pixabay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영어의 유창함을 떠나서, 여러 종류의 Accent(억양)를 문화권 별로 구분하고 있다. Korean English Accent, Japanese English Accent, Chinese English Accent, Italian English Accent처럼 말이다. 어릴 적부터 같은 나라 같은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고 할지라도, 각 인종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는 Accent(억양)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기에, 문화권별로 Accent(억양)가 구분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들은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이 독특하고 뚜렷한 편이라고 본다.


england-969000.jpg 출처 : Pixabay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외국 웬만한 대도시에는 Korean town, Japan town, China town, Italian town 등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독특한 문화적 개성과 문화권 별로 구분되는 Accent(억양)의 종류사이에 교집합이 묘하게 넓어 보이는 것이 과연 기분 탓 만은 아닐 것이다. 참고로, 동부/서부/남부/북부처럼 지리적 위치에 따른 언어의 특징도 (Eastern/Western/Southern/Northern) Accent(억양)라고 부르고 구분하기도 하지만, 주로 Dialect(사투리)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asian-man-1468032.jpg 출처 : Pixabay


우리는 지금, 20대 이후에 시작하는 영어공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성인이 되고 나면, 이미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서 살고 있고, 한국어 발음과 발성이 몸에 깊숙이 스며들어, 마치 식습관처럼 바꾸기가 쉽지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 영어를 배우더라도 발음을 제대로 배우고 반복된 연습을 한다면, 영어 말하기가 충분히 유창해질 수 있다. 심지어, 어릴 적부터 미국에서 살았던 사람에 버금가게 영어를 잘하게 될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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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Pixabay


하지만, 아무리 연습을 하더라도 흑인들의 고유한 R&B소울을 따라 할 수 없듯, 타고난 구개열의 모양과 한국인 특유의 발성법으로 백인의 Accent(억양)을 구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이 것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타고난 민족적 또는 문화적 특성일지도 모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영미권 사람들"처럼" 영어를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영미권 사람"같이" 영어를 말하기 위함이라면, 다른 학습법을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하고 있는 그 전개와 결말을 알면서도 반복해서 보고 있는 명작에서 좋아하는 대사를 성대모사를 하는 연습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부족할 것이니까.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 동남아 사람들을 통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발음의 이유로 질이 낮은 교육이라 생각하거나, 그들의 발음에 동화될 것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지나친 기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우리는 Accent(억양)까지 멋지게 만들 만큼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고,


둘째, 그것 외에도 할 것들이 많아서 갈 길이 멀 뿐더러,


셋째, 성인이 되었다면, 타국의 Accent(억양)까지 흉내내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며,


넷째, 누구에게 배우든 간에, 결국 백인은 백인의 발음으로, 흑인은 흑인의 발음으로, 한국인은 한국인의 발음으로 영어를 사용하며 살아가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학연수나 전화영어를 고민하고 있는데 동남아 국가로부터의 교육서비스가 꺼려져서 망설이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이건 나보다는 나은 발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설령 그분들이 고유한 Accent(억양)과 발음(Pronunciation)을 갖고 있을지라도, 올바른 발음연습을 할 수 있는 American Accent Training과 같은 훌륭한 교보재들이 있으니, 너무 이른 시점에 청출어람을 기대하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


오히려 나는 동남아 국가에서 어학연수를 통해 받았던 영어교육 서비스가 질적인 면에서도, 양적인 면에서도 캐나다에서 어학원에서 배웠던 영어교육보다 훨씬 더 알찼었고,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 친구들은 만나지 못했지만 말이다.


study-5645247.jpg 출처 : Pixabay


첫째, 그들도 제2외국어로 배운 영어이기 때문에, 모국어로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경과 어려움을 잘 공감해준다.


둘째, 아무래도 영미권 국가들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같은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1:1 코칭을 위해 할애해 주는 시간도, 학생에 대한 관심도 많으며, 수업을 준비하는 것 역시 훨씬 성실하다. 미국인과 전화영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일매일 같은 질문만 의무적으로 반복하거나, 피드백을 주는 것을 귀찮아하는 불성실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물론, 동남아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경험상 미국인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셋째, 어차피 나는 지금 반복해서 보고 있는 명작이 있고, 그 명작에서 좋아하는 대사를 성대모사하는 연습을 하고 있으니, 영미권 발음을 따로 연습 중이며, 무의식 중에 듣는 특정 문화의 Accent가 나의 발음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이미 성인이 된 나에게는 그렇게 높지 않다.


넷째, 동남아에서 영어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은 영미권에서의 그분들보다 훨씬 교육 수준이 높아서, 피드백에 진심이고, 적극적이다. 특히, 쓰기나 말하기의 경우 처음부터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습관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데, 그들은 왜 내가 그런 실수를 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피드백의 수준이 높다. 참고로, 어학연수 기간동안 나에게 Writing 수업을 해 주었던 필리핀 선생님은 지금 대학교수가 되어있다.




발음이 글자당 음절단위로 명확히 분리되어, 말을 할 때 자연스럽게 경직되는 혀와 조여드는 성대와 같은 조건반사적인 신체반응을 다른 언어를 사용하기 위해,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매우 힘이 든다. 그 반응의 근원이 어릴 적 배운 모국어 때문인지, 유전적으로 내려오는 민족의 특성 때문인지, 나를 길러냈던 문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훌륭한 발음을 구사하고 유창하게 영어를 말하더라도, 결국 Korean English Accent 속에서 영어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른 문화권의 Accent가 감히 우리에게 내재된 Korean English Accent에 영향을 주고 대체할 만한 힘을 갖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되니, 배움의 출처를 너무 고르지 말고, 기회와 시간이 허락될 때, 한 시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남기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지금 하고 있어야 할 것들 1>

1. 그 전개와 결말을 알고 있지만 반복해서 보게 되는 명작을 반복해서 시청하기

2. 그중 인상 깊은 대사들 위주로 또는 따라 하기 편한 대사들 위주로 성대모사 매일하기

3. Grammar in Use를 시작하고, 소리 내어 읽어보기

4. Grammar in Use에 나왔던 모르는 단어들과 그 활용을 외워보려 노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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