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까지만 해도 제법 비가 내렸던 오후였습니다.
하지만 피아노 대회 연습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교회로 향할 시간이 되자,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의 부탁으로 저는 아이들 네 명을 태우고 먼저 교회로 향했습니다. 아내는 나머지 아이들을 데리고 뒤이어 출발했습니다.
아이들은 학원에서 충분히 연습을 마친 상태였고, 이제는 교회의 그랜드 피아노로 실전과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해 보는 것이 필요할 때였습니다.
차를 몰고 산자락을 돌아가던 중, 아이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창밖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기 불 난 거 아니에요?”
산 중턱 어딘가에 구름 한 조각이 낮게 걸려 있었습니다.
“아니야, 저건 구름이야.”
제가 대답하자, 다른 아이가 다시 물었습니다.
“근데 구름이 왜 저기까지 내려왔지요?”
순간, 장난기가 스멀스멀 올라와 저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어쩌면 꼬마 구름이 엄마 아빠랑 산책 나왔다가, 엄마 아빠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 버린 거 아닐까? 그래서 꼬마 구름만 남겨져서 지금 엄마 아빠를 찾고 있는 중인지도 몰라.”
아이들은 깔깔 웃었습니다.
“정말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럼 사람이 꼬마 구름 옆에 가면 어떻게 돼요?”
그 질문을 시작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이 덧붙기 시작했습니다.
꼬마 구름은 엄마를 잃어버려 슬퍼서 울었고,
사람들은 그 눈물을 ‘비’라고 불렀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비를 피해 우산을 쓰고 도망쳤고,
그래서 꼬마 구름은 더 외로워졌을 거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예전에 들었던 한 강연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국어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일상의 작은 것에서 글쓰기 소재를 발견하게 해 주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무언가를 보고 상상하고, 그걸 이야기로 풀어내는 거 정말 멋지지 않니? 상상한 걸 노래처럼 쓰면 시가 되고, 이야기처럼 쓰면 소설이 되는 거야. 글을 잘 쓰려고 애쓸 필요는 없어. 그냥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보는 거야. 그런 습관이 나중에 너희가 글을 쓸 때 큰 도움이 될 거야.”
그 후로 교회에 도착할 때까지, 아이들은 유쾌하게 이름 맞추기 게임을 하고, 여러 가지 말로 하는 게임을 이어갔습니다. 차 안은 어느새 웃음꽃이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저를 그들의 게임 속으로 초대해 주었습니다.
낯선 아저씨였던 저는 꼬마 구름과의 작은 상상을 통해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평범한 이동 시간이 짧지만 따뜻한 문학의 시간이 되었고, 우리는 꼬마 구름을 통해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된 곳은 그저 길 위였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훈훈함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