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왕의 삶으로부터 생각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수영을 마치고 샤워를 하는 동안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많은 생각들이 마음속에 피어올랐습니다. 그 가운데 깊이 머물렀던 것은 사울 왕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겉으로는 비극적인 말년으로 비칠 수 있으나, 그 이면에는 단순한 실패자로만 단정하기 어려운 한 인간의 책임감과 믿음의 흔적이 배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인간 내면의 복잡함과 믿음의 길이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 한 인물이 바로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이었던 사울입니다. 그는 처음에는 겸손한 마음으로 시작하였으나, 점차 교만해졌고, 결국 하나님께 버림받는 비극적인 인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최후를 바라보면, 그를 단순히 실패자라고만 말하기에는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전쟁터에 머물렀고, 아들들과 함께 용감히 싸우다 생을 마감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울은 비록 하나님과의 관계는 멀어졌을지라도, 자신의 자리에서는 성실하게 끝까지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닐까요?
일상의 충실함, 믿음의 흔적
오늘날 우리 또한 삶의 다양한 자리에서 '믿음의 증거'에 대해 깊이 생각합니다. 그것은 비단 예배당 안에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자주, 그리고 더욱 분명하게 직장과 가정, 그리고 일상의 충실함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교회만이 아니라 회사와 가정, 사회의 현장에도 보내신다"는 말씀처럼, 우리가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의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울이 무책임하게 도망치지 않고 마지막 전장까지 나아간 행위는, 왕으로서의 직분에 끝까지 충실했던 모습으로도 헤아려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의 향방, 성실함의 진정성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더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그 성실함의 동기와 방향입니다. 사울은 말년까지도 하나님께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으며, 심지어 신접한 여인을 찾아가 하나님의 뜻을 듣고자 하였습니다(사무엘상 28장). 이는 단순히 인간적인 수단을 강구한 것을 넘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듯하면서도 사실은 하나님을 멀리한 방식이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겉으로는 성실해 보여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성실함은 결국 공허한 외형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 그리고 내면의 물음
우리는 매일 정해진 각자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교사이거나, 회사원이거나, 부모이거나, 자영업자이거나, 혹은 리더나 학생일 수도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곧 믿음의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열심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관계 속에 있을 때만이, 진정한 의미의 '충성'으로 완성됩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성실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보내신 자리라는 믿음으로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혹시, 외적인 충성으로 내 내면의 불순종을 감추고 있지는 않은가?'
마음의 귀향, 하나님 앞의 성실
사울은 자신의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도망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반대로 다윗은 넘어지고 실수하였지만, 언제나 하나님 앞에서 울고 기도하며 다시 돌아왔습니다. 진정한 성실함이란, 사람의 시선 앞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것이라 헤아려 봅니다. 우리 또한 매일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되, 그 모든 행위가 하나님의 시선과 말씀 앞에서 이루어지는 성실함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삶의 여정, 믿음의 동행
삶의 자리에서 충성하는 당신의 발걸음을 응원합니다. 그러나 그 자리를 허락하신 분도, 그 일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심을 기억합니다. 성실함은 믿음의 귀한 열매이며, 그 방향을 잃지 않을 때 더욱 깊이 있는 빛을 발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믿음과 성실함이 교차하는 깊은 사유의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