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모음집 1
당신이 내게 호의를 베푼 것 처럼
나 역시도 당신에게 호의를 보였음을
당신만 모른다.
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
숨만 쉬어도 깨질 것 같아서 살금살금 눈치를 보며 나의 버스를 기다린다.
걸음 한 번에 부서지는 길들은 내가 지나온 곳과 연결되어 있다.
나는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숨을 참으며 길을 지켜냈다.
어느 날은 퇴근을 하고 있으면서도 퇴근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어쩌면 오늘 하루가 다 지나가야 퇴근 했구나, 라고 느낄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