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부동산 대책에 대해 기사를 보던 중 우연히 재미난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달인의 투자이야기’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인데 이번 2.4 대책을 회사에 빗대어 이해도 쉽고 재미도 있게 쓰셔서 연락을 드리고 제 유튜브 채널(이승훈부동산연구소)에도 영상을 올려드렸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읽어보셔요. 재밌습니다~ ^ ^
저는 회사를 14년 정도 열심히 다니고 있었습니다.
급여가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하면 성과에 대한 보상도 어느정도 있고 직원들 분위기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 임원들을 보니 학연지연과 상관 없이 능력 있는 사람이 임원 자리에 앉아 있는 것으로 보여, 저도 지금부터 몇 년 더 열심히 해서 저 자리로 가겠다는 목표를 마음에 품고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인데도 회사 매출이 꾸준히 올라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최근 업계에서 설립한지 4년 정도 된 경쟁사에 대한 소문이 돕니다.
그 경쟁사는 사업 초기부터 하부 직원들 급여도 넉넉히 주고, 복지도 대기업 못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성과가 나면 성과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대신에 신입 직원 월급을 올려준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와 비교하니 표면적으로는 부럽네요.
그런데,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좋지 않은 소문이 간간히 들립니다. 매출을 위해 고객을 음해한다는 얘기도 있고, 우량한 전기 협력사와의 관계를 갑자기 정리해 협력사를 도산하게 만들고, 그렇게 남은 이익은 대표가 딴 주머니를 차 가족 관련 관계 회사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돕니다. 그리고 채용도 공정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렇게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회사로 인해 우리 회사까지 당장 어려운 지경에 있지만 저런 회사는 곧 무너질거라는 생각에 개의치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경쟁사 직원은 회사의 분위기가 이렇든 저렇든 급여가 높으니 어깨에 힘주고 다니네요. 회사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신경 안쓰고 나중에 보상해주겠다는 사장의 말을 맹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경쟁회사 임원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놀라서 전화를 받아서 내용을 들어보니 저를 스카웃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일단 과거의 노력을 보상받는 듯 하여 기분은 좋습니다. 만나자고 하여 별 생각 없이 차를 한 잔 마시게 되었습니다.
명함을 받아보니 이름이 변모 상무입니다. 최근에 자기가 입사해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을 합니다. 과거에 초창기 멤버였던 전임 김현민 상무 얘기를 곁들여가면서.....
조건을 쭉 얘기하는데
1. 기존 회사에서 받는 인센티브 보다 10~30%를 높게 준다고 합니다.
2. 대신에 일단 입사를 하면 10년 동안은 다른에 이직을 하면 안된다고 합니다.
3. 그리고 입사하려면 우선 자본금을 일부 납입하여 지분을 투자하던지 아니면 거래처 정보를 넘기라고 합니다.
4. 그러면, 다른데 10년 걸리는 임원 승진기간을 5년으로 단축시켜 준다고 합니다.
5. 그 대신에 또 부업을 하여 다른데서 수입을 올리면 인센티브는 못주겠다고 합니다. 퇴근 후에 한다고 해도 1인 1직업만 인정되고 2개의 직업을 가지면 기존에 받은 인센티브도 반납해야 한답니다.
6. 또 영업하는 동안은 회사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순환근무를 해야 하는데 아직 근무지역도 확정되지 않았고, 순환 근무기간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쭉 들어보니 뜬 구름 잡는 영업계획에 구체적이지 않은 인센티브제도인 것 같아서 잘못 발을 디뎠다가 돈도 경력도 잃을 것 같아 그냥 기존 회사에 다닌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기치 못한 반응이 나옵니다.
지금의 제안을 제가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기존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 제가 오늘 이직하려고 했다는 것을 업계에 다 소문내서 제 회사생활을 힘들게 할거랍니다. 다시 그 회사에 가서 임원 달려면 앞으로 10년이 아니라 아예 못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변상무는 우리 업계에서 직원들의 경력관리 데이터를 승인하는 사람으로 영업 사원의 앞길 정도는 쥐락펴락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민을 해봤는데 다시 기존 회사로 갔을 때 불이익을 생각하니 가족들이 눈에 밟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경쟁사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기존에 약속한 인센티브는 꼭 지켜달라면서....
시간이 지나고 고생 고생하면서 성과를 많이 냈습니다. 내가 올린 영업이익이 5억 정도이니 예전 회사 같았으면 20%인 1억원을 인센티브로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 사이 변상무는 그만두고 새로운 임원과 미팅을 하였습니다.
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습니다. 예전에 변상무님이랑 얘기했는데 기존보다 10~30% 더 준다고 했으니 중간으로 계산하면 1억 2천만원쯤이 되고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했습니다.
신임 상무는 가만히 듣고만 있더니
제가 성과급 체계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갑자기 불안함이 엄습하면서 그 때 변상무와 자세하게 계약하지 않았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 때도 자세하게 계약조건을 명시하자고 했더니 나 못 믿냐며 차일피일 미뤘었습니다.
신임 임원이 얘기하기를
1. 기존에 20% 였지만 그건 몇 년 전이고, 회사가 계속 영업이익을 내야지 가능했던 부분이라 지금 상황으로는 최대 10% 상한선이 바뀌었답니다. (그 때 정확히 얼마 올려준다고 얘기 안한거랍니다.)
2. 그리고 시간이 지나 본사 관리비가 늘어 그 부분도 제해야 하고 (물가가 올라 직접 비용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3. 신입 사원이 늘고 다른 직원들 인건비 상승분도 늘어 그 부분도 인센티브에서 제외해야 된답니다.
(최저 임금이 계속 올라 몇년 전 예상보다 비용이 증가했답니다.)
4. R&D 투자 비용도 공제해야하고, 회사가 어려워 대출을 추가로 받아 이자 비용도 늘었다고 합니다. (경제 상황이 바뀌고 금리도 올라 비용이 그때보다 증가했답니다.)
5. 그리고, 내년에 또 업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예비비도 있어야 해서 남은 것도 나눠서 주겠답니다. (사업을 종료하려면 몇년 더 있어야 하니 (하자나 A/S비용 등) 줄 것도 나눠서 준답니다.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그 때 내가 그냥 기존 회사에 남았어야 했는데 라는 후회를 하지만 그러기엔 이미 늦었습니다. 상장되지 않은 휴지조각 주식도 이미 매입했고... 그래도 가족들 생각에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받을게 2천만원이랍니다. 이직은 안했으면 1억원은 받았을텐데 10~30% 더 받으려다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제와서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대신 빨리 지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급여일에 인센티브가 입금되지 않았습니다. 재경팀에 가서 따져물었습니다. 재경팀에서는 입금했다고 합니다.
어디에 입금했냐고 하니... 주식으로 입금했답니다... 주식 이름이 리츠인지 뭔지... 나중에 팔수도 일정 부분 배당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욕을 한바가지 하고 사직서를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내가 입사할 때 납입한 자본금, 10년간 이직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나를 받아주는 회사는 불이익을 받는다는 업계 분위기...
이제 이직할 수도, 포기하고 자영업을 할 수도 없는 덫에 빠졌습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수년 전 혹시나 하고 변상무와 미팅을 한게 제 인생의 화근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든 정도를 걷는 것이 빨리 가는 길이라는 것을 저는 오늘 다시 깨닫습니다.
다른 분들은 저같이 시간도 잃고, 돈도 잃고, 주변 사람도 잃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PS. 이번 정부 정책처럼 두루뭉술한 계획 믿고 내 등기권리증 맡기면 어떻게 될지 몇년 후 뻔할겁니다. 뭐 공증 서줄 것도 아니고~~아참... 그리고 만에 하나 공증 서준다고 하더라도 세법 바꾸기를 좋아하고, 소급 적용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말 뒤집을 확률을 몇 %일까요?
어떠셨나요? 정부는 국민에게 신뢰가 최우선입니다. 그래야 국민도 정부를 믿고 지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이 현재 우리 정부에 바라는 점입니다. 신뢰!! 그런데 지금은 마구잡이식 대책과 밀어붙이기식 법안만 나옵니다. 정책 실패에 대해 자인하지 않고 남탓하며 분열을 조장합니다. 현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디 마무리는 아름답게 해주셨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ps : 글 허락해주신 달인님 감사드립니다~ ^^
출처 : 달인의 투자 이야기 https://blog.naver.com/04yes22/22223350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