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 되면

-오래된 시집을 읽으며

by 조현수

커버 이미지 : 김지하 시집 「타는 목마름으로」


오월이 되면

오래된 시집을 읽는다

그날의 일들은

바랜 종이처럼

우리들의 기억에서 멀어져만 가고

슬프고

끔찍했던 일들을

이제 아무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중년의 나이인 우리는

그 시절을 겪었고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가끔 가시를 삼킨 것처럼

아픈 기억들이 바람결에 스친다

누군가의 나은 미래를 위해서

자신을 던진 사람들과

너무 황망하게

유서도 없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

오래된 시를 읽으면

그날의 아픔들이 밀려와 두 눈을 감는다

언제나 오월이 되면

빛바랜 시 속의 사람들이

슬프게

아름답게

살아서 반짝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