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이소영 <그림은 위로다>에서 "바젤 강변의 비"를 만나다

by 조현수

커버 이미지 : 알렉산드라 브누아의 <바젤 강변의 비>


비 오는 날

다리 아래에서

들려오는

외마디 비명


놀라서 살펴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네


흐느낌 섞인 절규

홀로 게워내고

사라졌나 보다


얼마나 버티기 힘들었으면

홀로 비 속에서

서럽게 울고 간 걸까


살아갈수록

달콤함보다

쓴맛이 입 안에 감도는 게

인생일까


비 오는 날이면

알렉산드르 브누아의

"바젤 강변의 비" 그림이

종종 떠오른다


바람이 불고

물이 넘쳐나는 강변에서

세찬 비를 우산으로

막아보려 안간힘 켜는 두 사람


귓가에 남아있는

누군가의 비명 소리에

비 속에서 버티는

바젤 강변의 남녀가

영화처럼 스친다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을

홀로 이겨내고

걸어야 하는 우리의 삶이

비 속에서

쓸쓸하기만 하다



이전 14화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