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의 여행자의 미술관을 읽고
사막에 달이 떠올랐다. 푸르지만 그윽한 달빛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광활히 펼쳐진 모래언덕이 끝 간 데 없이 이어진다, 검은색 피부를 가진 집시 여인은 깊은 잠에 빠졌다. 우연히 그녀 곁을 지나던 맹수가 그녀에게 다가가 채취를 맡는다. 사자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다. 그의 채취를 기억이라도 하겠다는 듯. 달빛 때문일까? 그녀는 시처럼 잔다. 달이 웃고 있다. 달처럼 그녀도 웃는다.
출처 : 「여행자의 미술관」 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