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현수 Dec 16. 2023

물을 마시며

-겨울 일기

바람이 부는 밤

따뜻한 물 한잔을 앞에 두고 있다

흔들림이 없는 어린 후배가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물 한잔이면 충분했다

우리가 커피를 마시고

차를 마시고 술을 마실 때

조용히 그녀는 물 한잔을 마셨다

아무 맛도 없는 물을 무슨 재미로

우리들은 그렇게 생각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너무 많은 맛에 길들여진 요즘

불현듯 물 한잔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천천히

천천히

한 모금 들이켜 본다

정신이 맑아지고

편안해진다

바람 소리가 고요하고 아늑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느 가을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