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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딩 피플 Apr 14. 2019

이제까지 이런 이탈리아 책은 없었다.

이탈리아의 사생활 - 알베르토 몬디


이제까지 이런 이탈리아 책은 없었다. 커피 책인가 파스타 책인가. 


이 책은 딱 세 가지로 정리된다. 커피, 파스타 그리고 못생긴 밀라노 사람. 이탈리아는 하면 참 개성 있는 나라다. 위에 언급한 커피, 파스타 말고도 패션, 장인의 예술품, 멋쟁이 미남, 로마, 교황, 와인 등등 이렇게 대표 문화를 많이 언급할 수 있는 나라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알베르토 몬디는 커피, 파스타(음식) 단 두 가지로 이탈리아의 거의 모든 것을 설명했다. 그리고 마무리는 못생긴 밀라노인 이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못생긴 밀라노인(Milanese imbruttito)’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는가? 패션의 도시 밀라노 사람들이 못생겼다니! 여유도 없이 바쁘게 일만 하며 사는 밀라노 사람을 놀리는 말로, 아무리 멋지게 차려입었어도 스트레스 쌓인 굳은 표정 때문에 못생겨 보인다고 놀리는 말이다. 삶의 여유와 본질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가치관이 잘 드러난다.


이러한 여유와 본질 추구 정서는 커피와 음식 문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먼저 커피 문화를 살펴보면 이탈리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다. 제조 음료들도 있지만, 잘 내린 기본에 충실한 에스프레소 한잔을 가장 사랑한다. 하루 평균 3~4잔씩은 마시는데 단 몇 분이라도 그 순간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다. 저자는 이러한 커피 문화를 가장 먼저 소개하며 커피에 얽힌 다양한 이탈리아의 생활을 소개하는데 역시 기조는 여유와 본질이다. 그와 함께 이탈리아 사람들만 아는 다양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커피 마니아라면 혹할만한 재미난 방식들이 많다. 에스프레소를 마신 뒤 남은 크레마를 약간의 술로 헹궈 먹는 방식도 있다.


그리고 역시나 이 커피 이야기의 마지막은 못생긴 밀라노인 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개 자신만의 단골 카페가 있고 그로 인해 스타벅스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들어선 도시가 있다고 한다. 바로 밀라노다. 저자는 밀라노라면 그럴만하다고 한다. 여유를 모르는 밀라노 사람들이나 커피를 들고 다니며 먹을 거라고 말이다. 그러며 즐거워하기도 하는데, 밀라노에 사는 친구들을 놀릴 거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못생긴 밀라노 친구! 스타벅스라니! 이젠 커피 한잔도 제대로 못 마시겠네?" 라며 말이다.


음식문화도 커피 문화와 마찬가지다. 본질을 중시하기 때문에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가장 선호한다. 우리나라처럼 양념을 활용해서 맛있는 맛을 내면 그건 특이하고 개성 있는 요리이지 맛있는 최고의 요리는 아니란다. 여유 또한 중시하기 때문에 배달음식은 상상도 할 수 없으며, 피자 정도만 배달이 가능하다.


Photo by Bruna Branco on Unsplash

밀라노만 빼고 말이다. 밀라노에서만 다양한 음식 배달이 가능하고 패스트푸드도 인기라고 한다. 역시나 기승전 마지막은 못생긴 밀라노인 이다. 이탈리아의 일반적인 정서와 반대되는 밀라노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이탈리아 전체에 대한 이해가 더 쉬워진다. 재밌기는 덤이다. 농담을 좋아하는 이탈리아 사람 특유의 유쾌함이 느껴진다.


커피와 음식 이야기 외에도 10여 가지 테마를 선정해 이탈리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탈리아인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 한 달이 넘게 이어지는 휴가, 경제력보다 사랑을 더 중시하는 연애, 서열 경쟁이 아닌 성숙함을 키워주는 교육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그리고 그 이야기 들은 모두 앞에서 언급한 커피, 음식 문화처럼 여유와 본질로 통한다.

읽다 보면 좀 TMI인 경우도 있는데 방송으로 접한 알베르토 몬디의 성격을 알아서 일까? 그 부분마저 귀엽다. 유쾌한 이탈리아 수다쟁이 친구를 사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 보길 추천한다.


Photo by DAVID TAPIA SAN MARTIN on Unsplash
서평<리플/송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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